[SS인터뷰] 강수진 “그녀는 예뻤다 종영, 진짜 퇴사처럼 아쉬워요”
[SS인터뷰] 강수진 “그녀는 예뻤다 종영, 진짜 퇴사처럼 아쉬워요”
  • 승인 2015.12.0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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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는 참 좋은 드라마”

신인 배우 강수진에게 지난 11월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연출 정대윤 l 극본 조성희)는 ‘좋은 드라마’로 남았다. 극중 좋은 사람들이 나오고, 악역은 찾아볼 수 없다. 민하리(고준희 분)의 새엄마 나지선(서정연 분)이 악역이라면 악역이랄까? 좋은 캐릭터들이 나오는 드라마 촬영 현장에는 좋은 사람들이 가득했다고 회상한다. 강수진이 연기한 주아름에게 차선배(신동미 분)이 있다면 그 역시 신동미, 황석정(김라라 역)를 비롯한 좋은 선배들을 만났다.

‘그녀는 예뻤다’의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꽤 시간이 흘러 강수진을 마주했다. 광고와 차기작 미팅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낸 강수진. 3개월여를 패션 매거진 모스트의 뷰티에디터로 지냈다. 마지막 촬영을 마쳤을 때는 정말 모스트를 퇴사하는 것 같았다고.

“드라마가 끝나는 것도 아쉽지만 더 이상 모스트팀을 못 보는 게 아쉬워요. 정말 친구들이랑 헤어지고 전학 가는 것 같아요. 퇴사하는 것처럼 아쉬웠죠. 그래서 아직까지 배우들과 연락을 많이해요. 요즘 배우들이 ‘그녀는 예뻤다’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으니까 서로 이야기도 하고요. 다 못 잊고 있어요. 대본이 재미있고 연기자들이 역할에 맞게 잘 해줘서 팀워크도 좋았어요. 그게 화면으로 티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작품 만나기 힘들 것 같아요. 선배 연기자들과 작품 하면서 친해지는 경우가 드문데 정말 친해졌거든요.”

   
 

시청자로 ‘그녀는 예뻤다’의 매력을 설명할 때도 강수진은 선배 배우들에 대한 감탄을 이어갔다. 이런 근무환경이라면 매일 매일 출근이 즐겁고, 기다려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황)정음 언니가 혜진이를 맡아서 얼굴과 몸을 내던지면서 연기를 한 게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황석정 선배님도 에너지가 넘쳐도 선배님 오면 현장 분위기가 달라질 정도였어요. 황석정 선배님 대본을 보면 ‘어떻게 할까?’ 싶은 것도 정말 대단하게 풀어내시더라고요. 아우라가 있어서 황석정 선배님을 보면 안 되는 장면에서도 시선이 갔죠. 헤어, 의상이 매번 달라져서 그것에 대한 기대도 있었어요. 저는 사실 차 선배가 있는 아름이가 부럽지 않아요. 저는 신동미 선배가 있으니까요. 많이 챙겨주시고 알려주셔서 의지가 많이 됐어요.”

회사에 좋은 상사만 있을 수는 없다. 몇 달 후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이자 어릴 때부터 뭐든 예쁜 게 좋아 부푼 꿈을 안고 뷰티 에디터가 된 ‘아름이’를 괴롭히는 상사도 있었다. 지랄준이란 별명이 잘 어울리는 지성준(박서준 분) 부편집장.

“아름이는 지성준 부편집장의 ‘지랄맞음’을 많이 당한 캐릭터에요. 가장 지랄 맞았을 때는 지각하고 혼났을 때 정말 서러웠어요. 자꾸 아름이한테만 뭐라고 하니까요. 정말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모스트를 ‘박박’ 찢었을 때는 정말 울고 싶었어요. 현실로 짜증이 났어요. 대본에 있는 거였는데 실제로 저런 상사가 있을 수 있나?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이유가 있는 행동이었지만요. 혜진이한테 뭐라고 할 때도 너무 ‘센’것 아닌가 싶었죠. 너무 화가 나는데 하리나 혜진이한테는 다정하니까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다를 수가 있지? 느꼈어요. 박서준 선배가 잘 살려서 더 이런 생각이 들었나 봐요(웃음).”

   
 

이렇게 강수진이 극에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스트 뷰티에디터 주아름을 위한 직접적인 노력을 했고, 근무환경 역시 실제 회사와 비슷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그녀는 예뻤다’ 팀은 모스트를 위해 코스모폴리탄 잡지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촬영 시작 전에 감독님이 연기자들이 책상을 직접 꾸몄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캐릭터 개성이 다르니까 잘 연구해서 이를 표현하는 수단으로요. 소품팀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직접 소품을 챙겨 책상을 채웠어요. 아름이는 여성스러운 캐릭터라 꽃이 달린 볼펜, 백설공주 거울, 화분을 준비하고 여러 가지로 신경을 썼는데 생각한 소품을 찾는 게 힘들었죠. 시간이 흐르니까 점점 책상 꾸미는 욕심이 나더라고요. 대기 시간에 잡지를 잘라서 오려 붙인다거나, 메모지를 붙이기도 하고요. 사원증을 반납했는데 정말 아쉬워요. 진짜 사원증처럼 바코드도 있었고 ‘진성매거진’이란 회사가 정말 있는 것 같았는데 반납해야 한다고 해서 드렸죠.”

모스트지는 업계 판매율 1위란 목표를 가지고 달린다. 내가 꿈꿨던 이상과 현실은 달라도 모스트는 모스트스럽게 치열하게 산다. 지난해 데뷔한 강수진이 가장 치열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데뷔하고 나서 작품 할 때, 아름이 대사 중에 과거에 꿈꾸던 삶을 읊던 게 있어요. 뷰티 에디터가 하고 싶어서 유학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일을 하는 거였죠. 열심히 살았다고 하는데 저도 연기가 하고 싶어서 연기를 꿈꾸면서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요. 연기연습 하면서 뭐라고 해보려고 뛰어 다녔죠. 그때 정말 치열하게 살지 않았나 싶어요. 힘들거나 초반에는 내가 생각한 게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있었어요.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작품 하나에라도 얼굴 비추는 게 꿈이었어요. 지금은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나오는 역을 하고 있잖아요. 힘들고 지칠 때 엄마가 ‘너는 그때를 생각해라, 더 잘 됐을 때는 이때를 기억하라’고요. 아직까지 크게 힘든 적은 없었어요. 작품하면서 밤새면 피곤하지도 않을 것 같아요. 일하는 게 좋고 제가 기다린 순간이니까요.”

   
 

2014년 종합편성채널 ‘최고의 결혼’으로 데뷔한 강수진은 MBC ‘킬미힐미’ ‘구여친클럽’, ‘그녀는 예뻤다’에 차례로 출연했다. 데뷔 이후부터 4작품을 출연했으니 큰 공백기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조금씩 배역을 늘려가고 분량을 늘려가며 시청자와 관계자들이 기억하는 ‘주아름’을 만났다. 강수진은 그래서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만날 사람은 만나듯, 만나게 될 작품도 만나게 되니까.

“저는 목표를 짧게 잡는 편이에요. 성취하면 다음 목표를 잡고요. 고정으로 두 편의 드라마를 했고, ‘킬미힐미’를 하면서 정음언니와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만났어요. 신동미 선배와 ‘구여친클럽’에 같이 출연했지만 호흡을 맞출 기회는 없었어요. 근데 이번 작품에서 함께 했고요. 2015년은 좋은 작품, 좋은 사람들은 얻었어요. 2016년 역시 좋은 일들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가 있어요.”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고대현 기자 / 영상 이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