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박보영, ‘국민 여동생’에서 ‘국민 여자친구’로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SS인터뷰] 박보영, ‘국민 여동생’에서 ‘국민 여자친구’로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 승인 2015.11.2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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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귀’에서 박보영과 호흡을 맞춘 조정석은 박보영의 애교를 밀어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남자라면 다들 공감할 것이다. 저 초롱초롱한 눈빛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작은 키와 그보다 더 자그마한 얼굴, 밝은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녀가 어느덧 26살로 사회 초년생을 연기한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촬영은 ‘오 나의 귀신님’ 전에 했어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속으로 ‘웬일이야. 드디어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제 나이보다 어린 역을 해오다 보니 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보시는 분들이 제 나이에 맞는 연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리고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촬영하면서 ‘오 나의 귀신님’ 제안을 받았어요. 한 번에 너무 껑충 뛰는 건 아닐까 고민했는데 결과적으로 잘된 것 같아요. 올해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한걸음 내딛은 것 같아서 좋아요.”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외모 탓(?)에 박보영은 또래보다 어린 역할을 많이 해왔다. 올해 초만 해도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에서 기숙학교에서 생활하는 병약한 소녀를 연기한 박보영은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영화 ‘돌연변이’,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등을 통해 자신과 배역 나이의 싱크를 맞출 수 있었다.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박보영은 새내기 연예부 기자 도라희 역을 맡았다. 취직만 하면 인생이 풀릴 줄 알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연예부장 하재관(정재영 분)을 만나 겪게 되는 극한 분투를 그린다.

“처음에는 정재영 선배와 함께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박, 내가 선배와 함께 영화를 하다니’라는 생각에 들떠있었죠. 저에게 말 그대로 ‘영화배우’인 분이라 처음에 좋았다가 나중에는 비교될 거라는 생각에 걱정이 됐어요. 오달수 선배님도 캐스팅되고 하니 ‘다들 생활연기에 달인이신데 큰일 났다’고 생각했죠. 저도 계속 작품을 하면서 힘을 뺀다고 하는데 아직 힘이 들어간 게 보여요. 선배들 사이에선 얼마나 튀어 보일까 생각했어요. 관객분들이 제 연기를 보고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목표였어요.”

박보영은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정재영을 언급하며 말이 빨라졌다. 캐스팅되며 기뻤던 순간부터 연기 걱정까지 다양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박보영은 처음 촬영 현장에서 극을 이끌어 가야한다는 부담감과 연기 압박으로 어깨가 무거웠다. 그런 모습을 지켜본 정재영은 박보영에게 즐기라는 말을 해줬다. 혼자 짊어지려는 생각을 버리고 막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여유가 생겼다. 박보영은 “현장에서 막내라는 특권을 이용해 많이 물어보고 의지했어요”라며 많은 선배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정재영의 폭발하는 애드리브에도 합을 맞출 정도로 성장했다.

“처음에는 당혹스러웠으나 선배님이 그런 부분에 있어 훈련을 많이 시켜주신 것 같아요. 맞받아치지는 못하니 잘 받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냥 받기보다 맞받아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졌어요. 영화 속에서 정재영 선배님이 혼자 중얼거리는 건 거의 애드리브예요. 배성우 선배님이 맞는 장면은 정말 웃겨서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어요. 감독님도 컷을 빨리 안하시고 자유로운 상황들을 지켜보시는 편이에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박보영이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사회 초년생이자 신세대를 대변한다면 정재영은 이와 대립하는 구세대를 대표한다. 영화에서 정재영은 시종일관 박보영에게 고함치며 육두문자를 내뱉는다.

“영화에서 보면 라희가 욕을 먹고 혼자서 중얼거리는 장면들이 나와요. 처음에는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닌데’라면서 투덜거리는데, 계속 욕을 먹다보면 ‘난 바보야. 새대가리야’라면서 수긍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나중에는 그냥 딴생각하며 흘리는 경지에 이르게 됐어요.”

도라희가 혼나는 에피소드를 털어놓는 박보영의 모습은 친구들을 만나 각자의 상사를 욕하는 실제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실제로 그녀의 친구들이 사회초년생이고 요즘도 자주 만나고 회사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박보영은 자신이 겪었던 신인시절과 지금 친구들이 겪고 있는 사회생활을 잘 버무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도라희라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신인 시절 생각이 많이 나요. 직장인이 겪는 감정을 100% 이해는 못하지만 신인이니까 견뎌야 했던 부분들이 수습이 겪는 일들과 비슷한 공감대가 있었어요. 그리고 주변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취업, 회사이야기를 해요. 만나는 계기도 항상 ‘나 면접 떨어졌어. 만나자’ 이런 식이에요. 만나면 회사를 어디를 지원해야하는지 이야기도 하고 같이 고민도 해주죠. 친구가 취업하고 나면 축하하기 위해 만나고, 출근 준비한다고 함께 정장을 골라주곤 해요. 친구들을 만나면 환기가 돼요. 요즘 뭐가 유행하는 지도 듣고 함께 있으면 활력이 돼요.”

   
 

박보영에게 2015년은 연기자로서 폭을 넓히고 자신의 나이로 자연스레 성장한 한 해다. 이제는 ‘국민 여동생’보다는 ‘국민 여자친구’나 ‘친한 언니’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이제 저에게 ‘열정’이라는 단어는 ‘연기’와 동일한 의미가 됐어요. 제가 다른 부분에 열정을 가진 것이 무엇이 있는 생각해봐도 오로지 연기밖에 없어요. 연기적인 목표라면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잘하고 싶어요. ‘늑대소년’을 찍으면서 밥 먹는 연기가 그렇게 힘든지 처음 알았어요.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대중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어요. 다작도 목표였는데 올해는 조금 이루고 보니 욕심 같아요. 앞으로는 꾸준히 새로운 모습을 보이자는 목표가 생겼어요.”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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