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너를 사랑한 시간’ 하지원, 현재 진행형 여배우의 ‘지금 이 순간’
[SS인터뷰] ‘너를 사랑한 시간’ 하지원, 현재 진행형 여배우의 ‘지금 이 순간’
  • 승인 2015.08.28 0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타서울TV 이제나 기자] 이 여배우가 ‘할 수 없는 역’이 과연 존재할까? 하지원은 한 가지 타입으로 규정할 수 없는 배우다. 그녀는 망가지기를 주저하지 않고, 예쁘게 보이려 안달하지 않는다. 돼지껍데기에 소주를 퍼마시며 액션을 사랑하는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이 그랬고, 남장으로 모두의 호의를 샀던 ‘기황후’의 고려 여인 기승냥이 그랬으며, 더 앞서 ‘다모’의 채옥은 이미 정점을 찍은 캐릭터가 됐다.

그런 하지원이 최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는 자신의 일에는 똑 부러지지만 사랑에는 늘 실패하고 아파하는 평범한 30대 커리어우먼 오하나로 시청자와 만났다.

   
 

17년 가까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매번 색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던 하지원에게 ‘변신’은 그다지 놀라운 뉴스가 아니다. 하지만 ‘너를 사랑한 시간’은 조금 달랐다. 오랜 시간 동안 우정을 이어 온 두 남녀가 서른이 되며 겪게 되는 성장통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서 하지원은 전작에서 털털하고 강한 역할을 고집했던 것과는 반대로 여리고 사랑스러운 여자로, 친구 같은 딸로, 원(이진욱 분)의 소울 메이트이자 여자사람친구가 되어 주었다.

“하지원은 왜 매번 못 사는 역만 하냐고 하셔서 이번 작품으로 만족 시켜드리고 싶었죠”

하지원은 오하나를 연기하면서 여러 번 통쾌함을 느낀 듯 했다. “대중분들이 하지원은 왜 못 사는 역만 하느냐고 그러셔서 이번 작품으로 만족 시켜드리고 싶었어요. 팬 분들 역시 매번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니까 준비도 되게 많이 했죠. 오하나는 커리어 우먼이다 보니  주로 오피스룩을 많이 입는데 그런 부분에서 캐릭터를 더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매일 출근을 하니까 하이힐도 신어야 하는데 제가 하이힐을 잘 못 신기도 하고, 활동적이게 보이려고 중간에 운동화를 갈아 신기도 했거든요. 그러려면 콘셉트를 잘 잡아야 하기 때문에 통바지 설정이랑 하이웨스트를 했던 거죠. 볼거리가 있지 않았나요?(웃음) 하면서 저도 되게 재미있었어요.”

   
 

“주위 분들이 제 연기를 보시곤 ‘날라 다니네’라고 하더라고요”

앞서 언급한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 ‘기황후’의 기승냥 등 하지원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연기해오는 시간들 동안 단 한 번도 연기력 논란을 겪은 바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지 변신에 대한 낯섦 때문이었는지 ‘너를 사랑한 시간’ 방송 이후 하지원의 연기에서 어색함이 느껴진다는 의견이 들려왔다.

“항상 강하고 카리스마 있고 보이시한 역을 해왔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제 주위 분들이 보시고는 ‘지원이 날라 다니네. 신나게 연기하는 것 같다’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오하나가 어떻게 보면 제 실제 모습과 가장 비슷하다고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연기를 해야지’라는 생각이기 보다는 저의 평상시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려고 했던 부분이 많았어요. 정말 신이 났고요. 하하. 저는 되게 재미있었어요. 또 저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해주는 ‘남사친’도 있잖아요. 물론 ‘사랑이 쉬운 것은 절대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지만요.”

“‘내가 알지 못 하는 이런 사랑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7년이라는 긴 세월이었다. 친구였던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언제나 옆에 있어주었기에 특별함을 몰랐다. 극중 하나와 원이의 우정은 남다르기도, 특별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완벽한 한 쌍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하지원, 이진욱 두 배우의 호흡 역시 매회 ‘실제 연인 같이 너무 달콤하다’는 시청자들의 평과 함께 화제를 모았다.

“원작(대만드라마 ‘아가능불회애니’)이 참 좋았어요. 내가 알지 못 하는 이런 사랑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지금 이 시대에 맞을 수도 있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하면서 작품을 시작했어요. 제 주위에 친한 사람들도 보면 일이 바쁘다 보니까 연애할 시간도 없고, 매일 일만 하니까 그냥 편한 ‘남사친’만 있었으면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이 계시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들을 평범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 역시 극중 하나와 원이 같이 남녀를 떠나서 소울메이트 같은 관계로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는 게 좋아 보이고 부럽더라고요. 특히 결혼식 장면은 너무 행복하고 좋았어요. 웨딩드레스를 입고 걸어가는 순간 17년 동안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한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부담을 가졌다면 작품을 하지 못 했을 거예요”

‘너를 사랑한 시간’은 조수원 PD의 하차 번복과 작가가 교체되는 등 시작 전부터 극이 진행되는 중간까지 여러 잡음이 함께했다. 시청률 역시 아쉬운 결과로 마무리 됐다. 극의 중심에 서 있는 주연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을 터.

“대본보다는 제가 오하나를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잘 표현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서 저와 감독님, 이진욱씨와 셋이서 의견을 많이 나누면서 진행했기 때문에 흔들리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생각에 집중해서 잘 잡아 가려고 했죠. 저는 모든 작품을 할 때마다 부담감을 많이 갖지 않는 편이에요. 그런 생각들을 하면 못 했을 거예요. 앞만 보고 고하는 스타일이라 뭐든 시작하면 다른 생각은 안 하고 재밌게 최선을 다해서 하자라는 주의예요.”

   
 

하지원은 노력을 기본으로 즐기는 배우라는 느낌을 주는 여배우다. 누군가 ‘화려한 배우의 삶은 백조와 같다’는 말을 했다. 보이는 부분은 꽤나 우아할지 몰라도 실상 그 밑에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발걸음질 쳐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 최고의 위치에 있는 그녀이지만 항상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중인 것이다.

꾸준히 한길만을 걸어왔지만 아직 못다보여준 것도, 남은 시간도 많다. 그래서 우리는 하지원이 또다시 보여줄 얼굴을 기다리게 된다. “제일 좋아하는 말이 ‘지금 이 순간’이라는 말이에요. 저라고 왜 힘든 순간들이 없겠어요. 그 순간에 ‘지금 이 순간’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괜찮아 지더라고요. 이 순간은 지나가니까요. 가끔 힘들다고 느낄 때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요?”

사진=고대현 기자

▼ 포토앤톡 바로가기

"썸녀" 하지원…'이제 너를 기다릴 시간~' (종합움짤) [SS포토&톡]

[스타서울TV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