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톡톡] '차이나타운' 오직 연기파만이 살아남는 곳… 김혜수 김고은, 충무로 남풍 꺾는다
[MOVIE 톡톡] '차이나타운' 오직 연기파만이 살아남는 곳… 김혜수 김고은, 충무로 남풍 꺾는다
  • 승인 2015.03.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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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부터) 김혜수, 김고은

[SSTV 김나라 기자] ‘차이나타운’을 통해 배우 김혜수와 김고은이 생존을 위한 사투를 펼치며 충무로의 거센 남풍을 잠재울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충무로의 독보적 카리스마 여배우 김혜수와 반짝이는 보석 김고은 등 출연배우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다음달 개봉 예정인 ‘차이나타운’은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엄마(김혜수 분)와 일영(김고은 분) 두 여자의 생존법칙을 그린 작품이다. 차이나타운에서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식구’라는 이름으로 묶여 살아가는 이들의 드라마가 이어질수록 내면에 자리하고 있던 위험한 모습을 드러내며 내재된 생존본능을 드러낸다.

김혜수 영화 속 ‘엄마’는 기존 엄마가 아니다. 그동안 영화에서 봐왔던 엄마와 완전 다른 인물로, 차이나타운이라는 공간의 실질적인 지배자다. 돈 되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감정 동요 전혀 없이 비정하게 수행하는 인물이다. 실제 누구의 엄마도 아니지만 엄마라 불리고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절대 권력을 가졌다.

엄마는 그 누구도 그의 과거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이민자 출신으로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자기만의 조직을 일구고 차이나타운에 군림한다. 모두가 존칭을 쓰는 엄마에게 유일하게 눈에 밟히는 존재가 있다면 일영(김고은 분)이다.

김고은 일영은 지하철 10번 보관함에 버려진 아이다. 태어날 때부터 버려졌기 때문에 생존 본능이 강한 친구다. 엄마와 식구가 되면서 차이나타운에서 살아남기 위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 노력하는 인물이다.

노년의 시인을 사로잡던 치명적인 10대 소녀(영화 은교), 살인마에게 맞서는 미친 캐릭터(영화 몬스터) 등 그간 강렬한 인물을 연기해온 김고은은 ‘차이나타운’에서는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매 장면 감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한준희 감독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그는 머리까지 싹둑 자른 채 남자들보다 더 비정한 세계를 살아가는 일영에 몰입했다.

   
▲ 차이나타운 포스터

김혜수는 ‘타짜’ ‘도둑들’ ‘관상’ 등 전작에서 극대화된 여성미로 관객을 유혹했던 것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하얗게 센 머리와 얼굴 가득한 주근깨, 보형물로 덩치를 키운 모습으로 여성성을 완벽히 배제했다. 본연의 카리스마에 캐릭터의 강렬함까지 더한 김혜수는 “증명해 봐. 네가 아직 쓸모 있다는 증명”이라는 대사 한마디로 충무로의 여제임을 증명했다.

김혜수 ‘차이나타운’ 출연은 엄청난 도전이었다.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 굉장히 강렬했고 충격이었다. 쉽지 않은 역할이기에 결정하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 엄마라는 캐릭터는 매력적이고 흥미로웠다. 엄마라는 인물이 현실에도 있을법한 인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나가다 우연히 엄마를 마주친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녀가 내뿜는 기운은 어떨까’에 대해 결정한 이후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했다.

보스라고 해서 어설프게 남성을 흉내 내지 않았다. 김혜수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실제 피폐한 삶을 사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의상부터 메이크업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다. 방치된 피부와 머리스타일로 성별 구분이 무의미한, 실제 그의 나이가 몇 살인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그런 인물이길 바랐다.

◆ ‘차이나타운’이 더욱 특별한 이유? ‘여자가 지배하는 조직 이야기’

‘차이나타운’이 기존 범죄 드라마와 차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여자가 지배하는 조직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한준희 감독은 이에 대해 “여자들은 결정적 순간과 중요한 순간에 변명도 하지 않고 더 강력한 결단을 내리는데, 남자들보다 더 강하다고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여배우 기근 속에서 자신들만의 매력을 어필하며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김혜수 사실 여성 주체가 되는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고 비중이 있다하더라도 남자 캐릭터를 보조해주는 기능적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의미에서 반가운 시나리오다. 용기를 내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영화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생각한다. 새로운 여성 캐릭터, 여배우의 변신에 기대 걸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게 힘이 된다.

김고은 나 역시 시나리오 보자마자 그 부분에 대해서 나름 감동했다. 두 여성이 주체가 되지만 남성이 주체가 되는 것보다 더 큰 에너지가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

   
▲ 김혜수와 김고은

◆ 당대를 풍미하는 김혜수 vs 후대를 풍미할 김고은의 만남

충무로 여제라 불리는 김혜수와 데뷔와 동시에 충무로를 접수한 신예 김고은의 만남은 그 어떤 조합보다 강렬하고 신선하다. 지독한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는 일영 역의 김고은과 그의 뒤를 쫓는 엄마 역의 김혜수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시너지 효과를 발산하며 신선한 범죄 드라마를 탄생 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준희 감독 우리 영화는 두 여성의 생존과 성장을 그리며 냉혹한 세계를 담고 있다. 동시에 슬픔, 뜨거움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엄마 역할은 당대를 풍미하는 여배우, 일영 캐릭터는 후대를 풍미해야 할 여배우로 생각했다. 딱 보기에 김혜수와 김고은 이 두 분밖에 없다고 생각해 캐스팅했다.

김고은 김혜수 선배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 환호를 질렀다. 전 작품 홍보 활동 당시 라디오에 출연해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로 김혜수 선배를 꼽았는데 이후 얼마 안 돼 선배가 확답을 주셔서 운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혜수 김고은이 등장했을 때부터 관심을 가졌다. 좀 다른 배우가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했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김고은의 외형을 좋아한다. 시나리오 보면서 일영이라는 인물이 왜 김고은이어야만 하는지 동의했고 김고은이 어떻게 해낼지 너무 기대가 됐다. 현장에서 그의 연기에 여러 번 감동하고 놀랐다. 나한테도 자극이 됐다.

차이나타운 김혜수 김고은 / 사진 = 고대현 기자, 영화 '차이나타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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