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살인의뢰’ 김상경과 ‘국민졸귀’ 김상경 사이, 그답게 산다는 건…
[SS인터뷰] ‘살인의뢰’ 김상경과 ‘국민졸귀’ 김상경 사이, 그답게 산다는 건…
  • 승인 2015.03.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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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 권민정 기자] 또 다시 권총을 집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 강렬했던 형사 연기를 보여줬던 김상경. 이어 ‘몽타주’를 통해서도 형사 역할이었다. 이제 그만할 만도 한데, ‘살인의뢰’에서 또 형사였다. 무려 세 번째 형사 연기다. 무엇이 그를 다시 형사로 이끌었을까.

“형사 역의 시놉시스를 받고서 ‘미쳤냐’고 했다. 나한테 또 형사역을 준다고 말이다. 근데, 형사이야기가 중요한 게 아니더라. ‘살인의뢰’는 형사에 집중되어 있는 영화가 아니라, 피해자에 집중되어 있는 영화다. 이전의 형사들과는 완전히 다른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살인의 추억’이나 ‘몽타주’는 형사 자신의 일이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오지랖 넓거나 열정이 가득한 형사 정도로 분류할 수 있는 거다. 근데 이번엔 달랐다. 피해자의 가족이 돼버리는 거니까, 영화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더라. ‘만약 네 동생이 죽는다면 넌 어떻게 하겠니?’ 라고.”

   
 

'살인의뢰' 속 김상경이 맡은 ‘태수’ 역은 베테랑 형사다. 형사는 범인을 잡기도 하지만, 법이라는 테두리에서 범인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현장검증이 있는 날 혹시라도 피해자의 가족으로부터 해코지를 당할지도 모르는 가해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그런데 형사가 피해자의 가족으로 변해버림으로써 일순간 그의 가치관이 뒤집혀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게다.

“이렇게 감정이 절제가 안됐던 적은 ‘화려한 휴가’ 이후로 처음이다. 대부분의 다른 영화에서 그렇게 우는 신이 있어도 ‘컷’ 소리가 들리면 ‘오케이, 다음 거 찍읍시다’ 이렇게 되는데, 이번 영화는 달랐다. 아마도 피붙이가 죽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으로는 극한을 맛본 거다.”

“그걸 언제 느꼈냐면 내가 돌멩이를 들고 박성웅 씨를 마주하는 장면을 스크린으로 보고 느꼈다. 그 장면을 보고 ‘내가 저렇게 손을 많이 떨었어?’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당시에는 돌이 그렇게 흔들리는지 몰랐다. 연기하면서 호흡이 가빠지면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저 정도 일 줄은 몰랐던 거다. 진짜 일부러 돌을 흔드는 것 같더라.”

   
 

최근 ‘국민졸귀’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성공리에 종영한 일일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의 문 상무와는 확연히 다른 캐릭터다. 약 1년간 영화촬영과 드라마 촬영을 이어가면서 체력적으로 고행의 시간을 보냈다는 그. 1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며 당분간은 휴식의 시간을 가지며 충전을 해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좀 쉬어야 한다. 원래는 잘 쉬면서 하는데 이번에는 스케줄이 이상하게 돼 버려서 일 년 이상을 일했다. 거기다 10kg 이상을 쪘다가 빼니까 몸에 무리가 굉장히 오더라.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를 하는데 몸이 너무 힘들었다. 제가 뒤풀이를 빼는 스타일이 아닌데, 얼마 전에는 뒤풀이도 참석하지 못하고 집에 쉬러 갔었다. 지금 당장은 휴식만 생각하고 있고, 다음 활동은 빠르면 여름이나 가을 이후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이어 그는 “휴식 기간 동안 배터리를 충전해서 떠들 준비도 해야 한다”며 기자들을 향해 너스레를 떨었다. 얼마 전 출연했던 ‘힐링캠프’를 통해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시종일관 유쾌하려고 노력하며, 사람을 존중하려 애쓰면서 말을 한다. 그리고 말도 많다. “사실 말을 많이 하는 것도 무지몽매하게 떠는 게 아니다. 이 책 저 책 많이 본다. 쉴 때 많이 넣어놓으면 나중에 말하기에도 좋다”며 자신의 수다스러움을 유머로 승화해 이야기했다.

“사실 책 욕심이 많다. 책 읽을 시간이 없는데도 인터넷 신간 코너에 항상 들어가서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그냥 사버린다. 책을 사고 쾌감을 얻는다. ‘이 촬영만 끝나면 저 책을 꼭 봐야지’ 이런 생각으로. 책을 막 쌓아놓는다. 누가 책을 가지고 있으면 유심히 쳐다보기도 한다. 책 욕심이 많다.”

“구입한 책의 대부분은 심리학이나 인간에 관한 책이다. 거의 99%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대부분 인간에 관한 책이고 소설책은 일 안 할 때 본다. 소설은 흐름이 끊기면 읽기가 힘드니까. 베스트셀러 같은 경우는 거의 다 보는 것 같다. 자기계발서도 좋아한다.”

   
 

그는 책 이야기를 꺼내며 몽테뉴의 수상록의 한 구절을 읊었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나이 들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 판단 내릴 때 나답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이다. 그는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 하나하나를 이야기하며 나답게 사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찰했다. 그리고 결론은 ‘행복’이었다.

“나다운 게 가장 행복한 것 같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유쾌하게 보낼까’ 이런 생각? 서로 서로 행복한 걸 좋아한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행복했다. 잠시 만났던 기자에게 충분히 행복함을 전해 줬으니, 이제는 믿을만한 작품과 연기력으로 영화팬들에게 행복만 안겨주면 완벽할 것 같다.

김상경 살인의뢰 / 사진 =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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