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 '백인 경찰 또' 11월은 퍼거슨 소요사태… 이번에는 왜?
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 '백인 경찰 또' 11월은 퍼거슨 소요사태… 이번에는 왜?
  • 승인 2014.12.0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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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 l 이현지 기자] 미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비무장 흑인을 체포, 진압하는 과정에서 이들을 숨지게 한 백인 경관들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7일(현지시간)까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는 지난 7월 길거리에서 담배를 팔던 에릭 가너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관 대니얼 판탈레오가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촉발된 뉴욕에서는 비교적 평화적인 시위가 진행된 반면 서부지역에서는 소요사태가 잇따랐다.

전일 밤 시애틀에서는 시위대가 돌을 던지고 경찰을 공격하는가 하면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는 약탈 행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버클리에서는 전일 오후 5시께부터 가너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가두행진을 벌였다.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약 200명의 시위대가 행렬에서 빠져나와 식료품점의 창문을 깨뜨리고 약탈하면서 폭력적으로 변질됐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이나 병 등을 던졌고 경찰차를 파손하기도 했다.

소요사태를 일으키며 항의하는 시위대에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 1명의 어깨가 탈골되는 등 부상자도 일부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니퍼 코츠 버클리 경찰 대변인은 6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애틀에서도 고속도로를 점거하려는 시위대를 경찰이 저지하자 돌을 던지는 등 공격행위가 이어졌다. 이날 시애틀에서는 폭력 시위와 관련해 7명이 체포됐다.

사흘째 항의시위가 열렸던 뉴욕의 거리는 비가 오면서 비교적 한산했다. 우려했던 시위대와 경찰 간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고 폭력행위도 없었다.

뉴욕 그랜드센트럴역에서는 수십명의 시위대가 죽은 듯 바닥에 드러눕는 이른바 '다이인(die-in)' 시위를 벌였다.

7일 밤에는 뉴욕을 비롯해 시카고,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미니애폴리스 등지에서 닷새째 시위가 예고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1월 비무장 상태의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대런 윌슨 경관이 불기소 평결을 받자 소요사태가 일어난 바 있다.

윌슨 경관이 근무하던 경찰서 밖에서는 분노한 시위대가 빈 병과 돌을 던지며 항의했고 경찰차에 불을 질렀다. 인근 상점들을 대상으로 한 방화, 약탈 행위도 잇따랐다.

소요 사태가 커지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평화적 대응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공개된 사건 경위 보고서를 보면 윌슨 경관은 브라운과 대치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내 자신이 헐크 호건에 매달린 5살짜리 아이같이 느껴졌다"며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키 195cm, 몸무게 95kg인 윌슨이 비슷한 키에 체중은 130kg에 이르는 자신보다 큰 체구의 브라운을 헐크 호건에 빗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인종차별과 공권력 남용 문제를 촉발시킨 브라운 사건은 8월9일 주간근무를 시작한 윌슨 경관이 거리에서 담배를 들고 있는 브라운과 친구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마침 인근 상점에서 담배가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상태였다.

윌슨 경관은 보고서에서 운전석에 앉은 채로 브라운과 친구를 불러 세웠지만 브라운이 욕을 하며 자신에게 달려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라운이 두 차례 자신의 얼굴을 가격했으며 세 번째 주먹에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차안에 테이저건이 없던 관계로 곤봉이나 손전등으로 브라운을 저지하려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윌슨이 총을 꺼낸 것은 이때였다.

그는 소지하고 있던 총을 꺼내 "물러서지 않으면 쏘겠다"고 말했지만 브라운은 총을 꺾어 윌슨의 엉덩이 쪽으로 향하게 한 다음 "날 쏘기엔 넌 너무 겁쟁이"라고 말했다.

이에 윌슨은 한 발을 차 안에서 발사했으며 차량의 유리창이 깨졌다.

브라운은 총격 직후 물러섰다가 다시 윌슨을 공격했고 그가 또다시 총을 발사하자 뛰기 시작했다. 이때 윌슨 경관은 차에서 나와 브라운을 추격했고 브라운은 뛰던 중 갑자기 윌슨을 향해 돌아섰다.

윌슨 경관은 이어 브라운에게 바닥에 엎드리라고 명령했지만 브라운이 듣지 않았고 이에 뒤로 물러서며 수차례 총격을 가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만약 나에게 다가오면 날 죽일 거란 걸 알았다"고 보고서에서 강조했다.

SSTV 이현지 기자 sstv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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