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덕수리 5형제' 윤상현 "드라마는 되고 영화는 안돼? 이번에는…"
[SS인터뷰] '덕수리 5형제' 윤상현 "드라마는 되고 영화는 안돼? 이번에는…"
  • 승인 2014.12.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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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 최찬혜 기자] 늘 드라마로 우리에게 다가온 배우 윤상현(41). 영화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가 두 번째로 도전하는 영화 ‘덕수리 5형제’에서 드라마와는 다른 매력과 색깔을 드러냈다.

지난 4일 개봉된 영화 ‘덕수리 5형제’(감독 전형준)는 만나기만 하면 물고 뜯고 싸우는 5형제가 부모님 실종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와 스릴러가 결합된 이색 영화이다. 융통성 제로의 윤리 선생님 수교로 변신한 윤상현을 최근 서울 종로구 신문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전형준 감독의 처녀작 "이번이 마지막이다 각오로 촬영 임해"

윤상현은 ‘시크릿 가든’을 비롯, ‘너의 목소리가 들려’, ‘갑동이’ 등 드라마에선 항상 존재감을 드러내며 흥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윤상현의 이름에 걸맞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두 번째 영화 ‘덕수리 5형제’에 대한 윤상현의 생각은 어떨까.

“드라마는 먹히고 영화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들어가면서 역시 나는 드라마인가 보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해보고 싶은 역이 많았어요. 그때 ‘덕수리 5형제’가 들어 온 거죠. 일단 제목이 재밌어서 마음에 들었는데 스릴러와 코미디가 결합된 장르라 해서 걱정이 들었죠. 어중간하면 이도 저도 아닌 작품이 되니까요. 그런데 막상 대본을 읽어보니 술술 잘 읽혀지는 거예요. 영화를 보면서도 ‘감독이 많이 준비 했구나’ 감탄했어요. 전형준 감독한테는 믿음이 많이 가요.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감독이에요.”

‘덕수리 5형제’는 전형준 감독의 첫 연출 작품이다. 전형준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5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그리고 ‘덕수리 5형제’의 수교 역할을 윤상현에게 부탁했다 한다. 영화의 중심을 잡아 달라고.

“솔직히 제가 맡은 수교 역할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수교는 꼭 필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다 센 캐릭터인데 중심을 잡아주는 맏형 역할이 없으면 재미없지 않을까요? 전형준 감독이 ‘‘덕수리 5형제’의 중심을 잡아주세요’라고 부탁을 해서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는 결심으로 촬영에 임했어요.”

   
 

바른 생활 사나이 캐릭터보단 개성 강한 캐릭터… 착한 양아치?

바른 생활 사나이 캐릭터만 했다는 윤상현은 ‘덕수리 5형제’에서도 바른 생활 사나이다. 앞뒤가 꽉 막힌 소심한 장남이자 윤리 선생님 수교는 조폭 비주얼 타투이스트 둘째 동수(송새벽 분), 무공해 청정뇌 섹시 폴 댄서 셋째 현정(이아이 분), 의리 넘치는 경찰수험생 넷째 수근(황찬성 분), 당돌한 중학생 막내 수정(김지민 분) 사이에서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는 아니다.

“저는 대본을 다 읽고 나서 동수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영화 ‘1번가의 기적’(감독 윤제균)에서 나오는 임창정씨의 역할을 정말 하고 싶어 했었거든요. 착한 양아치, 양아치인데 달동네에 와서 착하게 변해가는. 이런 과정이 재미있어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비슷한 맥락이에요. 동수가 타투이스트지만 양아치스럽게 나오잖아요. 가족들과 갈등을 겪고 사건이 일어나 함께 해결에 나가면서 가족애를 느끼고 변해가는 그런 캐릭터 말이죠.”

윤상현은 지난달 27일 열린 ‘덕수리 5형제’ 언론시사회에서도 끊임없이 배우 송새벽이 열연한 동수 역을 탐냈다. 송새벽은 조폭 비주얼을 표현하기 위해 하루에 13시간 이상씩 온 몸에 문신을 그려 넣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윤상현이 동수 역을 맡았다면 이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이 같은 노력과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또 다른 색깔이 나오지 않았을까.

“수교는 제가 많이 했던 캐릭터예요. 팬 분들은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실 텐데 저는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했어요. 그래서 수교 역을 연기하면서는 별로 준비한 건 없어요. 하지만 만약 제가 동수 역할을 했다면 이 자리에서 할 말이 많았겠죠. 동수 역을 준비하면서 살을 찌웠다는 둥, 동네 깍두기 형들을 따라다니며 배웠다는 둥. 만약에 동수 역할을 제가 하고 수교 역할을 새벽이가 했다면 또 다른 느낌이 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기자 분들도 더 글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할 이야기가 많잖아요.(웃음)”

   
 

영화와 결혼 그 사이… 둘 다 화제가 됐으면 좋았을 텐데

윤상현은 ‘덕수리 5형제’ 개봉 전인 지난 11월 가수 메이비(35‧본명 김은지)와의 결혼 소식을 전했다. 오는 2015년 2월 8일 화촉을 밝혀 좋아해야 할 그는 영화보다 결혼 소식이 화제가 돼 당황스러워했다.

“저는 왜 결혼이 더 화제가 됐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연예인 분들도 결혼을 하게 되면 영상편지 같은 서프라이즈 하잖아요. 뭐 이미 다 알려져서 서프라이즈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저는 결심이 섰고 그 사람(메이비)을 책임 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서 결정을 한 건데 그렇게 화제가 될지 몰랐어요. 영화사가 시기를 잘 못 맞춰서 그런 거예요. 5월 달에 개봉한다 했으면서 한창 연애하고 있을 때 개봉을 하다니. 내년 2월이 결혼인데 한 달도 안 남겨 놓고 말을 할 순 없잖아요. 팬들도 실망하실 텐데.”

자녀를 많이 낳고 싶다는 윤상현은 ‘덕수리 5형제’ 같은 자녀들이 있으면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일촉즉발, 만나면 싸우고 한마디를 서로 지지 않는 형제들, 개성도 다양해 서로 섞일 수 없다. 하지만 윤상현은 개성을 존중해 줘야 한다며 별로 개의치 않아 했다.

“저도 어렸을 때 많이 싸우고 부모님께 혼났어요. 근데 어렸을 땐 다 그렇게 싸우면서 크는 거 같아요. 그런데 크면 다 잘 지내요. 그렇다고 일부러 싸움을 시키는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놔두고 싶어요. 그리고 자녀들이 무엇에 재능이 있는지 그걸 빨리 캐치해야 성공도 빨리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아이한테 공부를 막 시키고 싶지 않아요. 억지로 안 시키고 창의적일 수 있게 너 마음대로 해라, 이렇게 그 친구들이 원하는 데로 밀어주고 싶어요.”

   
 

차기작?… “여행도 다니고 신혼 생활 즐기려 드라마 촬영 고사”

윤상현은 ‘덕수리 5형제’를 마치고 차기작으로 드라마를 선택할까, 영화를 선택할까. 결혼을 앞두고 행복한 신혼을 위해 윤상현은 메이비를 선택했다.

“원래는 결혼이 아니었으면 12월 달에 드라마 촬영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결혼 준비 때문에 죄송하다고 고사했어요. 신혼 생활에 좀 더 집중을 하려고요. 그 친구(메이비)랑 데이트도 많이 안 해봐서요. 여행도 좋아하는데 별로 다닌 적이 없어서 ‘덕수리 5형제’ 홍보 끝나고 여행을 많이 갈 거 같아요.”

오랫동안 여러 작품에서 보아 왔던 윤상현, 결혼 이후 그는 어떤 배우로 다시 돌아올까. 이제는 바른 생활 사나이가 아닌 양아치 역을 해보고 싶다는 윤상현의 말에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저는 지금 거의 10년 동안 오래 쉬어 본적이 없고 계속 드라마를 찍어 왔어요. 그래서 ‘덕수리5형제’를 기점으로 해서 조금 쉬고 싶어요. 결혼을 하게 되면서 혼자가 아니라 둘이 되는 거잖아요. 바라보는 시각이나 생각도 깊어졌고 생각도 정리해야 될 거 같아요. 여러 가지로 준비가 끝나고 안정이 되면 그때 여러분들이 기대하실 만한 양아치 역할, 양아치 역할이 아니더라도 좋은 작품으로 내년 연말부터는 시동을 걸지 않을까 해요.”

‘덕수리 5형제’는?… ‘뜻하지 않는 행운’

윤상현은 ‘덕수리 5형제’에 대해 이렇게 한마디 말로 정의했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라고. 막히지 않고 술술 말하는 걸 보면 미리 준비한 듯 보였다. 하지만 윤상현이 인터뷰에서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처럼 ‘뜻하지 않은 행운’이라는 말도 솔직한 생각으로 보인다.

“아무 생각 없이 집에 먹을 것이 다 떨어져서 마트에 갔는데 상한 행사를 하고 있는 거예요. 이걸 적어서 쿠폰함에 넣었는데 그게 당첨된 거예요. 뜻하지 않는 행운? ‘덕수리 5형제’는 뜻하지 않는 행운 같은 영화예요.”

사진 =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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