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나의 독재자' 박해일 "2014년, 배우생활 중 가장 의미있는 한 해"
[SS인터뷰] '나의 독재자' 박해일 "2014년, 배우생활 중 가장 의미있는 한 해"
  • 승인 2014.11.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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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 l 임형익 기자] 2014년은 배우 박해일이 데뷔 후 가장 많은 작품들로 관객들과 만난 해다. 지난 6월 장률 감독, 배우 신민아와 함께한 '경주'를, 9월에는 임순례 감독, 유연석과 호흡을 맞춘 '제보자', 최근 개봉한 신작 '나의 독재자'까지 무려 3편이다. 하지만 전혀 색다른 장르와 캐릭터였고 박해일은 이렇게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함을 드러냈다.

"사실 의도한 건 전혀 아닌데 '경주'를 시작으로 '제보자' 그리고 올 여름 '나의 독재자'까지 쉬지 않고 찍게 됐어요. 거기에 캐릭터도 소재도 다양하게 만나게 됐고요. 매해 이렇게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운도 따라야 하고 에너지도 충만해야 하니까요. 차기작이요? 이번 작품 홍보 활동이 끝나면 당분간 혼자만의 시간을 좀 가지고 싶어요.(웃음)"

   
 

◆ "이해준 감독과 인연… 설경구 선배와 호흡으로 이어졌다"

'나의 독재자' 출연은 이해준 감독과의 인연에서 시작됐다. 3~4년 전 두 사람은 '기회가 되면 작품 같이 하자'는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고. 그러다 지난해 박해일과 이해준 감독은 다시 만나 각자의 아버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공감대를 쌓았다. 그렇게 '나의 독재자'가 시작됐다.

"이해준 감독님과 처음 만난 건 4년 전이었어요. '언제 한번 작품 해요'라는 말을 주고받다가 이제야 인연이 닿았죠. 아버지와 아들에 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하셨고 서로 각자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하다가 공감대가 커져가기 시작했어요. 우선 장치가 참신했어요. 한국인만이 가질 수 있는 소재를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섞은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자식 입장에서 봤을 때 아버지의 이해 못할 독단적인 모습이 조금씩 있잖아요. 그런 모습도 잘 녹아있다고 생각했고요."

이해준 감독이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선배 배우 설경구가 영화에 합류했다. 9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두 배우가 스크린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나온다는 사실이 걱정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영화 속 두 사람은 나이 차는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케미를 폭발하며 스크린으로 인도했다.

"나이 차가 그리 많이 나진 않지만 설경구 선배가 아버지 역할을 맡는 것에 전혀 이질감이 없었어요. 평소에도 호감을 품고 있었는데 실제 촬영현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더라고요. 어느 순간보니 연기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은교' 때 경험해봐서 아는데 특수 분장 때문에 가장 고생이 많으셨어요. 보기에는 쉬워보여도 신경 쓸 게 한 두가지가 아니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치킨에 맥주를 준비해두고 촬영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정도였어요. 지금 문득 다음 번에 우리 두 사람 다 특수 분장을 해야만 하는 영화에서 만나면 어떨까하고 생각해 봤는데… 아마 선배가 안 하실 거 같아요.(웃음)"

   
 

◆ "'나의 독재자'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공감대 충분할 듯"

박해일은 '나의 독재자'를 통해 처음으로 긴 호흡의 부자연기를 펼쳤다. 거기에 극중 배경으로 등장한 90년대를 통해 20대 초반이었던 자신을 추억하기도 했다고.

"영화를 찍으면서 실제 저의 아버지를 자꾸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우리 세대 부모님들이 대부분 그러시지 않나요? 짧고 간결하게 말씀하시지만 뒤에서는 참 좋아하시잖아요. '살아가야한다'라는 명제 속 큰 삶을 살아오시다 보니 표현 방법을 못 배우신 거 같아요. 그 마음을 이해하니 극중 태식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지금의 우리 아버지들이 성근을 보면서 어떤 점을 느끼실지 궁금하기도 해요. 아마 위안을 받기도 하고 자신을 떠올리기도 하겠죠. 또 시대의 공기도 포함돼있으니 그때를 돌이켜 보시기도 할 것 같고요. 그리고 주 관객층인 20대 30대 분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자식의 입장에서 아버지 세대를 바라보기에 좋을 거 같거든요. 흥행스코어요? 결과를 예측하는 건 힘든 일이지만 투자한 만큼은 봐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인터뷰 말미 박해일은 "앞으로 연기 인생에서 한 해 동안 의미 있는 세 작품을 선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그래서 2014년은 오랫동안 기억될 해임에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영화 홍보를 마친 후 전작인 '경주' 속 등장하는 지역들을 돌며 맛집 투어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밝힌 그가 출연한 '나의 독재자'는 지난 30일 개봉됐다.

사진 =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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