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TV l 이지은 객원기자] 찬란했던 90년대 대중음악의 한 주축이 되었던 윤상, 이제는 ‘꽃보다 청춘’으로 더 유명한 윤상이 10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때론 격정적으로 때론 담담하게 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토크 내내 남자들이 부러워할 만한 ‘이시대의 시크남’의 면목을 보여주면서도 그는 어쩔 수 없이 가족을 그리워하는 따뜻한 아빠였다.

▲ 힐링캠프 윤상 <喜>

喜 1998년 윤상의 ‘언제나 그랬듯이’ MV 출연으로 시작된 심혜진과의 인연은 그에게 행복한 가정을 선물해 주었다. 현재 기러기 아빠 4년 차인 윤상은 결혼과 동시에 미국을 유학을 갔고 그곳에서 7년간 생활했다. 1~2년 안에 가족들이 올 계획이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늦어지게 되었고 그는 방송에서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나타냈다. 특히 윤상은 미국에서 두 아들을 혼자 돌보는 아내 심혜진을 보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존경해요”라며 애정을 표현했다. 뒤이어 나온 두 아들의 영상메시지에서는 “정말 잘생겼다”는 MC들의 칭찬에 뿌듯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를 가장 기쁘게 만들어 주는 가족, 그가 지금 행복한 이유다.

▲ 힐링캠프 윤상 <怒>

怒 윤상에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다. 8살 무렵, 부모님은 이혼을 했고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밑에서 고생하며 성장했다. 아버지의 부재로 잦은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고 경제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학교 선생님의 실언과 동네친구의 “우리 엄마가 너랑 놀지 말래”라는 한마디는 어린 윤상에서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상처로 남았다. “처음에는 아버지를 미워하다 시간이 지나니 관심도 없어졌어요”라는 윤상의 말에 그가 받은 상처의 깊이를 알 수 있었다. 큰 상처로 인해서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그는 성인이 돼서도 아버지와 교류하지 않았다.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풀리지 않는 관계도 있다”그의 말처럼 겪어보지 않았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감정, 그 특별함이 윤상에게 있기에 우리는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 힐링캠프 윤상 <哀>

哀 윤상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한때 불면증과 알코올 의존증이 상당히 심했다. 그의 불면증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 시절 음악작업을 밤에 하다 보니 불규칙한 생활이 그에게는 익숙해져버렸던 것이다. 데뷔 후 윤상은 다음날의 스케줄을 맞춘다는 이유로 술을 한  두잔 하기 시작했고 20년 넘게 술을 마셨다. 그는 ‘알코올 의존증’을 자각하지 못했지만 자기 전에 혼자 마시는 습관을 보고 전문가는 ‘알코올 의존증’이 맞다고 진단하였다. 그에게 술은 곧 잠이었다. 하지만 그는 큰 아들 찬영이가 상담선생님을 찾아가서 “아빠가 매일 술을 마셔서 너무 걱정돼요”라며 상담했다는 말에 술을 끊기로 결심했다. 항상 술 냄새가 나고 그 냄새가 익숙했던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독하게 끊었다는 윤상의 말. 불면증보다도 아빠를 걱정하는 아들의 한 마디가 더 마음 아팠던 그에게 빨리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날이 오길.

▲ 힐링캠프 윤상 <樂>

樂 ‘뮤지션들의 뮤지션’ 윤상을 위해 유희열과 이적은 영상 메시지를 준비했다. 처음에는 훈훈한 대화가 오고가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유희열은 “어깨가 너무 좁고 허리가 너무 길어 뒤에서 보면 키가 2M는 되어 보인다”며 그의 진땀을 빼놓았다. 계속해서 이어진 유희열의 폭로는 “윤상 씨는 도가 지나쳐요. 일본에서 활동하셨으면 크게 성공하지 않으셨을까? 제작자로…”하며 윤상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윤상은 “제가 아는 모든 남자 사람 중에서 가장 야한 사람은 유희열”이라며 응징했다. ‘감출 수 있는 인격은 못된다’는 윤상의 말과는 달리 그가 후배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웃어넘길 수 있는 것은 그와 그들의 오랜 우정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또한 그들 덕분에 즐겁지 아니한가.

한편,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는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SSTV 이지은 객원기자 sstvpress@naver.com

힐링캠프 윤상 / 사진 = SBS ‘힐링캠프’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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