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제보자' 유연석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든 작품"
[SS인터뷰] '제보자' 유연석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든 작품"
  • 승인 2014.09.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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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 l 임형익 기자] tvN '응답하라 1994'을 통해 '국민 훈남'으로 등극한 배우 유연석이 영화 '제보자'(감독 임순례) 속 진실을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심민호 역으로 돌아왔다. '제보자'를 한 마디로 볼수록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평한 그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는 내내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어요. '진실 앞에 과연 난 당당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 묻게 되더라고요. 메시지가 강한 작품이에요.  배우로서 관객에게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작품에 출연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 "'제보자' 의미 있는 작품, 희열 느꼈다."

영화는 지난 2005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줄기세포 스캔들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었다. 유연석은 극중 애틋한 부성애를 보임과 동시에 과학자로서의 양심 그리고 두 가지의 충돌로 인해 생기는 혼란을 표현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걱정이나 불안감을 가지지 않았다. 시나리오 속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기 위해서만 최선을 다했다.

"극중 심민호가 겪는 갈등과 고민 자체가 바로 캐릭터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죠. 아픈 딸아이를 둔 아버지가 짊어진 삶의 무게도 그 고민 속에서 이뤄질 거라 판단했어요. 질병에 시달리는 아이를 둔 부모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나 육아 프로그램에서 도움을 얻었죠. 무엇보다 제보자는 진실을 얘기해야하는 인물이라 담백하게 말하자고 생각했어요. 그냥 사실을 있는 그대로요. 그래야 더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촬영에 앞서 모티브를 담은 그 사건을 저 역시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는 걸 인지했어요. 맹목적으로 뉴스를 받아들이기만 했던거죠. 연기를 하는데 도움도 되고 당시 스스로 그 사건에 대한 자아는 없었던 것 같아 반성하는 계기가 된 거 같아요."

데뷔 후 유연석은 착한 남자 혹은 나쁜 남자 캐릭터를 두루 소화하며 '선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다'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평을 듣기까지 그에게 무명시절은 길었다. 데뷔 후 '충무로의 기대주 중 하나'라는 평을 받았지만 '응답하라 1994'를 만나기까지는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제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극단적인 스펙트럼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거니까 최고의 칭찬이죠.(웃음) 칠봉이를 워낙 좋아해주셔서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칠봉이 캐릭터에만 집착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물론 시청자의 기대에 비례해 부담이 커졌지만 전 배우이니까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요? 다른 꿈을 꾼 적은 없어요. 작품이 없을 때 가장 외롭고 힘들긴 했지만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으면 정말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긴 했어요. 그럴 땐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서로 하소연을 하며 위로를 했어요. 돈은 중요하지 않았죠. 얼마 전 한 후배가 '밑바닥을 겪었던 선배가 이렇게 성공하니 고맙다. 롤모델이 있으니까 후배들에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는 말을 해주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 "'꽃보다 청춘' 자연스러운 내 모습, 안연석으로 지냈다"

'꽃보다 청춘'서 유연석은 아무 것도 모른 채 갑작스럽게 라오스로 떠나게 됐다. 하지만 당황함도 잠시 동갑내기 절친 손호준과 막내 바로를 알뜰살뜰 챙기기 시작했다. 많은 걸 느낄 수 있었고 여러 가지를 얻게 됐다.

"평소에 여행스케줄을 완벽하게 세워두고 움직이는 스타일인데 이런 여행도 새롭더라고요. 배우 유연석이 아니라 일반인 안연석(본명)으로 또래 친구들이랑 지낸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날씨가 무더워서 팬티차림으로 돌아다니기도 하고 담배를 사달라며 칭얼대던 손호준에게 막말하기도 했는데 다 방송을 통해 공개될 줄 사실 몰랐어요.(웃음) 자연스럽게 봐주셨다 해서 다행이에요. 이번 경험을 통해 여행은 나이와 상관없이 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을 먹었을 때 갈 수 있는 곳으로 일단 움직이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인터뷰 말미 유연석은 "이제는 작품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좋은 작품이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도전하고 싶은 시나리오, 캐릭터가 있다면 분량이 적든 많든, 독립영화든 상업영화든 가리지 않고 참여하고 싶다"며 배우로서의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올드보이' 속 유지태의 아역으로 처음 존재감을 드러냈던 유연석이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하지만 그는 과거를 후회하지 않았다. 묵묵히 달려왔고 이제야 빛을 보게 된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제보자'에 이어 '은밀한 유혹' '상의원'으로 줄줄이 관객을 찾는 그가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사진 =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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