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승무원 진술 "침몰 예상했다, 승객 뒤로하고 고무보트 오른 이유는…"
세월호 승무원 진술 "침몰 예상했다, 승객 뒤로하고 고무보트 오른 이유는…"
  • 승인 2014.09.04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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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승무원 진술

[SSTV l 이현지 기자] 세월호 승무원이 사고 당시 배의 침몰을 기다렸다고 진술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3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준석(68) 선장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제14회 공판이 열렸다.

검사는 이날 재판에서 3등 기관사 이모(25·여)씨 이후 조기수 이모(56)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며 조기수 이씨가 검찰 조사 당시 진술했던 내용을 공개했다.

이씨는 검찰에서 "배가 침몰하면 탈출하기 더 쉽다. 수면에서 (기관부원들이 있던) 3층 갑판까지 높이가 보통 3층 건물보다 높지만 배가 좌현으로 더 침몰하면 수면과 가까워진다. 그래서 탈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사고 당시 기관실에 있다가 기관장 연락을 받고 곧장 3층 자신의 객실 앞 복도에서 동료 기관부원들과 대기하다가 목포해경 123정의 고무보트에 구조됐다.

검사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진술서를 토대로 당시 상황에 대해 물으려고 하자 이씨는 "그렇게 진술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발뺌했다.

이씨는 기관부 선원들이 세월호 3층 자신의 객실 앞 복도에 모여 대기하면서 조리부 2명이 떨어져 부상한 사실을 검찰 조사가 한참 진행될 당시까지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다른 선원이 먼저 이야기할 줄 알았다"고 변명했다.

이씨는 목포해경 123정의 고무보트에 올라타 자신이 선원이라고 신분을 밝혔다면서도 조리부원들의 부상, 선내의 승객 대기 사실, 동료 선원이 아직 탈출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했다. 방청석에서는 야유가 나왔다.

검사는 조기수 이씨에 앞서 3등 기관사 이씨를 신문하며 조기수 이씨의 검찰 진술을 토대로 "기관부원 모두가 (배가 더욱 침몰해 3층 좌현 갑판과 수면이 가까워져 탈출이 쉬워지길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던 게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3등 기관사 이씨는 "(그런 생각을 한) 조기수와 (사고 당시) 대화한 적이 없다. 그건 (해당) 조기수 혼자만의 생각인 것 같다. 자신의 추측에 따라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기관부원들은 3층 갑판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구조를 기다리다가 기관장의 지시에 따라 첫 구조정인 목포해경 123정의 고무보트를 타고 세월호에서 탈출했다. 승객 구호조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씨는 "해경의 구조헬기 도착 후 '헬기가 승객들을 구하다 보면 피고인은 구조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아니냐"는 검사의 신문에 "네"라고 했다. 이 같은 생각에 일찌감치 해경 고무보트를 타고 세월호를 탈출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씨는 검사가 "해경 123정의 고무보트가 도착했을 때 대기하고 있던 3층 갑판에서 조금만 걸어갔다면 승객들의 객실로 갈 수 있었는데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고무보트를 탄 것은 승객이 아닌 피고인이 살기 위해 그랬던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인정했다. "고무보트 접안시 세월호 침몰을 예상했나"라는 신문에는 울며 고개를 끄덕였다.    

 

SSTV 이현지 기자 sstvpress@naver.com

세월호 승무원 진술/사진=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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