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 ‘8일 생사의 기로에 선다’
국내 3위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 ‘8일 생사의 기로에 선다’
  • 승인 2014.07.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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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 l 이현지 기자] 팬택이 생사의 기로에 선다.

워크아웃 중인 국내 3위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의 앞날이 8일 결정된다. 앞서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팬택 채권단은 팬택의 채무 3000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매출 채권 1800억원에 대해서도 출자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고민에 빠진 이통사들은 당초 4일까지 출자전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3일 기한이 8일로 연기됐다. 이통3사가 선뜻 출자전환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팬택 채권단이 시간을 더 준 것이다.

만약 이통3사가 1800억원의 출자전환을 결정하면 팬택 채권단의 3000억원을 합친 총 4800억원의 부채가 주식으로 바뀌어 팬택의 빚 부담이 크게 줄게 된다. 팬택 채권단은 출자전환 이후 2018년까지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담보채권 2%, 무담보채권 1% 등 이자율을 인하할 예정이다. 또 기존 주식 10대1 무상감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팬택으로서는 당장 '생존'이 가능하게 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팬택은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다며 '월 15만대 판매'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이통사들의 영업정지와 같은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회생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기술력과 품질보다 브랜드 파워와 보조금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자금력이 우선한다는 면에서 팬택이 살아남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이 있다.

또 중저가 제품을 내세운 중국 업체들에게 밀리며 고전했던 팬택이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팬택은 지난 2월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인력을 줄이고 국내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통3사가 출자전환 동의에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팬택이 맞이할 시나리오는 '법정관리'가 유력해 보인다.

이통3사가 출자전환을 거부하면 팬택 채권단 또한 출자전환에 참여하지 않게 된다. 이 경우 팬택은 워크아웃이 중단되고 그동안 채권단이 유예해준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5000억원이 넘는 채무를 갚을 처지가 못되는 팬택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뿐이다.

앞서 팬택 채권단은 회계 실사 결과 팬택의 기업가치(3824억원)가 청산가치(1895억원)보다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때문에 법원이 팬택의 법정관리를 허가할 가능성이 높다.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채권, 채무가 동결되며 팬택 스스로 영업에 나서야 한다. 만약의 경우 파산에 이르거나 제3자에 헐값에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법정관리 시 제3자 매각이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팬택이 사라지면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남게된다. 이러한 구조는 소비자는 물론 이통사에게도 갑을 관계가 뒤바뀌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 팬택이 없는 틈새를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비집고 들어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STV 이현지 기자 sstvpress@naver.com

사진= 팬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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