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마녀의 연애’ 윤현민 “남자는 서른부터? 빨리 마흔이었으면”
[SS인터뷰] ‘마녀의 연애’ 윤현민 “남자는 서른부터? 빨리 마흔이었으면”
  • 승인 2014.07.0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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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 l 김숙현 기자] 주인공과 한집에 같이 사는 친구는 드라마에서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조연의 유형이다. 그런데 이렇게 훈훈하고 귀여워도 되나. 남자주인공 윤동하(박서준 분)에 전혀 밀리지 않는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 능청스러우면서도 때로는 얼굴값 못하는 지질한 면까지.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마녀의 연애’(연출 이정효 | 극본 반기리 이선정) 용수철 역으로 깨알 같은 감초 연기를 선보였던 윤현민(29)의 얘기다.

지난 2004년 한화 이글스와 2006년 두산 베어스를 거치며 2007년까지 프로야구선수 중견수로 활약했던 윤현민의 인생을 바꾼 건 뮤지컬 ‘김종욱 찾기’였다. 관객석에서 ‘김종욱 찾기’를 보다가 감탄한 야구선수는 그로부터 3년 후인 2010년 ‘김종욱 찾기’ 무대에 올라선 배우가 됐다.

이후 윤현민은 대학로에서 입지를 다져 오다가 2013년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무정도시’의 상남자 김현수 역을 만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안방극장에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 올해 KBS 2TV 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 속 냉철한 일본 장교 도야마 아오끼 역과 정반대의 모습을 입은 윤현민은 ‘마녀의 연애’ 용수철 역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각인시키는 것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6월 25일 SSTV를 방문한 윤현민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 ‘마녀의 연애’ 종영 후 어떻게 지냈는지.

“딱 일주일 쉬었다. 원래는 한두 달쯤 쉬면서 여행도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한 5일쯤 되니까 좀이 쑤셔서(웃음) 일할 팔자인가 보다.”

- ‘무정도시’ ‘감격시대’ ‘마녀의 연애’까지 차곡차곡 쌓은 덕에 인지도 많이 올랐겠다.

“많이 알아봐 주셔서 고맙다. ‘무정도시’ 끝났을 때는 싸움 좀 하는 캐릭터다 보니 주로 남자 분들이 ‘실제로도 싸움 잘하시죠? 주먹 봐’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감격시대’ 이후에는 센 역할이었던 탓에 알아봐도 수군수군하시더라. 그런데 다 들린다.(웃음) ‘마녀의 연애’는 캐릭터가 밝다 보니 지나가다 ‘어, 용수철이다! 잘 봤어요’ 하고 친구처럼 다가오신다. 작품마다 반응이 달라지더라. 말 걸어주시는 자체가 용기라는 걸 알아서 어떤 반응이건 다 좋고 감사하다.”

- ‘마녀의 연애’는 ‘무정도시’를 함께한 이정효 감독의 러브콜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택한 작품이었는데.

“대본도 안 보고 결정했지만 감독님과 워낙 돈독하게 지내서 이상한 배역은 안 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웃음) 당연히 감독님이 부르시면 가겠다고 했다. 두 작품째 하니까 가족이 된 느낌이다. 사적으로도 자주 뵙고 지내고.”

- ‘무정도시’ ‘감격시대’와 ‘마녀의 연애’는 완전히 다른 역할인데 어느 쪽 연기가 편한가.

“더 편한 쪽은 없는 것 같다. 다만 그전 역할들은 센 캐릭터인 데 비해 용수철은 드라마에서 처음 해보는 캐릭터라서 걱정을 많이 했다. 까불기도 하고 지질한 면이 있어서 이런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끝나고 나서 보니 나름 잘 맞더라. 연기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시험해보는 건데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다음에 또 용수철 같은 캐릭터를 만나도 잘할 수 있겠다 싶다. 또 저를 봐주신 분들에게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 용수철은 작은 동작 하나도 세세하게 신경 쓴 흔적이 보이던데. 디렉팅인지 본인이 연구한 건지 궁금하다.

“계산을 많이 했던 드라마다. 실제 성향이랑 좀 다른 캐릭터라서 그 어떤 드라마보다 분석과 연구를 많이 해갔다. 말할 때 동작뿐만 아니라 눈썹의 움직임까지도 꼼꼼히 점검했다. ‘마녀의 연애’ 보면 효과음도 많지 않나. 그것까지 생각하고 연기했다. ‘이런 손동작 하면 효과음 넣어주겠지?’ 하고. 정말 준비 많이 했다.”

 

   
 

- 수많은 주인공 친구 역할 중에서도 달라 보이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는지.

“제일 중점을 둔 건 진짜 친한 친구니까. 누가 봐도 ‘둘이 진짜 친하구나, 저런 친구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보이도록 신경 썼다. 다행히 박서준과 호흡이 좋았고. 사적으로도 박서준과 성향이 비슷한 편이다. 그래서 ‘남남케미’ 이야기가 나왔을 때 기분 좋기도 했다.”

- 박서준과 많이 친해졌나 보다.

“상당히 잘 맞는다. ‘마녀의 연애’ 끝나고 박서준이라는 좋은 동생을 하나 얻었다. 끝나고 함께 운동이나 모임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본다.”

- 엄정화랑 함께하는 장면도 많았는데.

“엄정화 누나는 워낙 소녀 같으시다. 촬영 전에는 사실 어렵거나 벽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촬영 첫날 몇 마디 나누고 그 벽이 다 사라졌다. 대화도 잘 통하고 누나가 정말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 ‘마녀의 연애’ 끝나고 엄정화 누나가 박서준, 라미란 누나까지 함께 초대해서 밥도 해 주시고 파티도 하는 등 배우들끼리 팀워크가 매우 좋았다.”

- 러브라인을 이뤘던 정연주는 어땠나.

“매력 있더라. 특이한 매력이 인상적이었다. 전형적이지 않고 몽환적인 느낌을 가진 여배우다.”

- 작품이 끝난 뒤에도 함께한 배우들과 지속적으로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

“박서준을 포함한 ‘마녀의 연애’ 팀도 그렇고 ‘무정도시’ 정경호 형과 자주 연락하고 만나면서 지낸다. 역시 ‘무정도시’에 함께했던 안길강 선배님과는 골프 치러 다니기도 한다.”

 

   
 

- 야구선수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이력이 독특한데.

“중견수였는데 너무 야구를 그만하고 싶었다. 사실 힘들지 않은 일은 없지 않나. 힘든 것보다 재미 문제였다. 10년 정도 했는데 뭘 해도, 아무리 힘들어도 야구보단 좋았던 것 같다.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앞으로 미래를 생각해서 야구를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기계처럼 유니폼 입고 경기하는 것 같아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 야구선수 배역 섭외도 들어왔을 것 같다.

“몇 가지 있었는데 안 하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야구가 싫다는 건 아니다. 야구 프로그램도 보고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즈’에서 장동건 형, 주진모 형, 김승우 선배 등 함께 시합도 잘 뛰고 있다.”

- 데뷔가 빠른 편은 아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적어도 10년 정도 잡고 시작했다. 서른다섯 살이 되면 알려진 드라마들 출연할 수 있겠다는 목표였기 때문에 조바심 같은 건 전혀 없었다. 다행히 얼마 안 됐는데도 일이 잘 풀려서 과분할 만큼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 남자는 서른부터라고 하지 않나.

“어릴 때 빨리 서른이 되고 싶었다. 스무 살 때 아무리 연기를 잘하고 싶어도 살아온 경험이 부족한 건 연기할 때도 나오는 거 같더라. 그래서 빨리 서른이 되고 남자 냄새가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서른이 되고 나니 마흔이 되고 싶어졌다. 아직 인생 경험이 많지 않아서 좀 더 나이가 들어야 멋있을 것 같다. 지금보다 여성 팬이 떠나더라도 연기는 더 잘할 수 있을 테니(웃음)”

 

   
 

- 로맨틱 코미디 마치고 나니 연애하고 싶지 않은가. 기억에 남는 연애가 있는지.

“내 또래 평균적으로 만난 횟수만큼 평범한 보통 연애를 거쳐왔다. 그런데 배우가 여자친구한테는 안 좋은 직업 같긴 하다. 아무래도 일하고 있을 땐 집에도 못 들어갈 만큼 바쁘니까. 마지막 연애? 좀 됐다.”

- ‘마녀의 연애’ 주연 커플 설정처럼 14살 차 연상연하도 가능할까.

“해보지 않아서 머리로는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닥치면 힘들 것 같다. 만약 엄정화 누나나 김희애 선배님 같은 분이라면 여자로 보이지 않을까? 충분히 설렐 듯(웃음)”

- ‘마녀의 연애’까지 통틀어 그간의 러브라인은 어땠나.

“‘무정도시’ 때는 없었고 ‘감격시대’에는 임수향과 러브라인이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마녀의 연애’도 마지막 회 무렵에 정연주와 이어진 거라 아쉽다. 다음에는 누가 나를 좀 좋아해 줬으면(웃음) ‘감격시대’나 ‘마녀의 연애’ 둘 다 내가 상대에게 올인하는 캐릭터라서 다음 멜로는 여배우에게 사랑받는 역할이었으면 좋겠다.”

- 뮤지컬은 또 안 하나.

“물론 계획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공연을 좋아해서 1년에 한 번씩은 할 생각이다. 올해도 기회가 된다면 가을 지나고 연말 안에 하고 싶어서 회사에도 말해뒀다. 요즘은 다들 노래도 잘하고 키도 크고 재주가 많아서 가수도 연기하고 배우도 뮤지컬 하는 등 영역 관계없이 엔터테이너지 않나. 그중에서도 배우가 공연하는 건 특히 좋다고 느껴서 공연하고 싶어 하는 후배가 있다면 꼭 경험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 배우 윤현민이 지향하는 배우란 어떤 모습인가.

“자연스러운 배우. 어떤 역할을 시도해도 잘 어울리고 자연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오게끔 하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또 주름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흰머리 나면 나는 대로 잘 나이 먹고 싶다. 정말 잘생겼는데 거지 역할이 안 어울리는 것보다는 모든 게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SSTV 김숙현 기자 sstvpress@naver.com

사진 = SSTV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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