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윤하, 열일곱과 스물여섯 그리고 데뷔 10년을 바라보다
[SS인터뷰] 윤하, 열일곱과 스물여섯 그리고 데뷔 10년을 바라보다
  • 승인 2013.12.23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위얼라이브

[SSTV l 장민혜 기자] 어느덧 데뷔 10년을 바라보는 스물여섯의 윤하가 2013년의 마지막 달에 새 미니앨범 ‘서브소닉’으로 돌아왔다. ‘Just listen(저스트 리슨)’, ‘슈퍼소닉’에 이은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독특한 시도보다는 자신이 잘할 수 있고 대중들, 특히 또래 팬들을 생각해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곡이 주를 이룬다. ‘시간을 믿었어’, ‘없어’, ‘괜찮아’, ‘서브소닉’, ‘아픈 슬픔’, ‘Home(홈)’, ‘Run(런)’ 등 총 7곡이 수록돼 있다. 앞선 3부작 중 ‘Just listen’과 ‘슈퍼소닉’이 힘이 많이 들어가고 짜인 틀을 만들었다면 ‘서브소닉’은 편하게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수록했다고. ‘서브소닉’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지만 명도는 유지한 게 아니라고 윤하는 밝혔다.

“지난 앨범부터 든 생각인데 어렸을 때는 ‘괜찮아, 잘 될 거야’라고 말해주면 위로가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더라고요. 누군가의 상처 받았던 이야기, 누군가의 고민하고 있는 이야기 등을 듣는 것으로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구나’ 하면서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게 있는데 그 상처를 들추면서 ‘괜찮아, 잘 될 거야’라고 하는 건 총 쏘는 것 같아요. 연예인이라든지 아티스트라든지 어둠을 잘 숨겨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 했었는데 바뀌었죠. ‘나도 너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게 지금 나이에 주어진 특권 같아요.”

한층 깊어졌다. 윤하는 자신이 중요한 분기점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원하지 않아도 한 살씩 나이를 먹었다는 것, 더는 어리다는 이유로 가능성에 편승할 수도 없는 스물여섯 살이라는 것.

“음악을 십 년 했죠. 스물여섯 살이면 많은 나이가 아니지만 더는 어리다는 것에 편승할 수도 없어요. 지금까지 ‘윤하’라는 이름을 보면 아이돌과 뮤지션의 중간과 연예인인지 아티스트인지 알 수 없는 중간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당찬 소녀 이미지인데 더는 그렇게 할 수 없죠. 고민의 해결책을 찾고 있어요.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잘난 맛에 열심히 살았죠. 가진 것보다는 운이 많이 따랐죠. 저를 과대평가해주는 분들도 있었고 거기에 부응해야겠다는 압박감 같은 것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좋은 결과가 올 수 있을까 생각해요.”

이십 대 중반을 넘어서며 윤하는 자신이 걸어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이 많아 보였다. 자신만의 음악을 찾으려 하는 윤하는 기대거나 혹은 홀로서기 중 어느 쪽이 응원하는 팬들에게 실망을 덜 안겨줄까 고민 중이다.

“사랑을 받고 싶은 건 당연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도 당연하죠. 어떤 결과물을 냈을 때 ‘사랑받아야지’ 하고 내는데 자존감도 없고 의도도 없이 버려지는 것보다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하고자 하는 음악을 한다면 후회가 없을 것 같아요. 기댄다면 진정성은 없죠. 대중가수로 산다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 위얼라이브

▶ “아이유 처음 봤을 때 동생 태어난 기분”

윤하는 2004년 싱글 앨범 ‘유비키리’로 데뷔, 어린 나이의 독보적인 여성 아티스트로 주목받았다. 윤하는 아이유가 데뷔하자 자연스럽게 아이유와 비교 받았다. 처음에는 아이유와의 비교에 스트레스가 없지 않았다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비유가 맞을지 모르겠지만, 처음은 동생 태어난 기분이었어요. 지금은 아이유를 보며 많이 배우고 있죠. 음악적 행보, 인터뷰 등을 보며 배워요. 스트레스는 아니고 좋은 자극도 되고 좋은 공부도 되죠.”

이어 윤하는 다른 여자 아티스트를 거론했다. 특히 자신의 갈 길, 하는 음악에 대한 고민이 들 땐 박지윤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박지윤 언니를 보며 힘을 많이 얻어요. 박지윤 언니도 ‘성인식’을 부를 때는 인디 음악쪽에서 음악을 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테고 인디 음악에서 음악을 할 땐 ‘다시 메이저로 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때그때 할 수 있는 걸 하다 보니 좋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어요.”

존경하는 여성 아티스트들이 있느냐는 말에 윤하는 자우림 김윤아, 박기영, 클래지콰이 호란 등을 손꼽았다. 윤하는 그들의 실력뿐만 아니라 여자로 사는 삶을 잘 꾸려가는 것 같아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 아티스트가 자기 음악을 위해 여자의 삶을 잘 꾸려가는 것도 꼭 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그렇다면 십 년 뒤 윤하는 자신이 존경하는 아티스트들의 발자취를 밟고자 할까.

“서른여섯 살의 전 좋은 가정의 엄마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여성 아티스트의 힘인 것 같아요. 또 그때는 재즈 음반을 한 장 정도는 낸 가수가 되고 싶어요. 그때도 연말 공연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계속 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여성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삶과 아티스트의 삶을 다 잡길 바라는 윤하의 마음이 돋보인다. 자작곡에 자신의 실제 연애 경험을 담고 있는 그이지만 정작 연애한다는 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다.

“연애요? 만나고 헤어지고 하고 있죠. 다들 관심을 안 가져주시더라고요. 책으로 내볼까 봐요.(웃음)”

연애, 음악 그리고 자신의 삶을 조용히 걷고 있는 윤하는 오는 27, 2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스물여섯, 그리고’를 개최한다. 콘서트 이름에 굳이 자신의 나이를 언급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또래가 많아서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스물여섯, 그리고’ 다음에 ‘지금 우리의 이야기’, ‘스물일곱’ 등 다양한 단어를 붙일 수 있겠죠. 팬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에요. 올해까지는 콘서트로 인사하고 내년부터는 또 다른 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살게요. 팬인 게 자랑스러운 가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Copyright ⓒ SS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