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내가 살인범이다’ 박시후…이렇게 유쾌한 남자를 봤나!
[SS인터뷰] ‘내가 살인범이다’ 박시후…이렇게 유쾌한 남자를 봤나!
  • 승인 2012.11.17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밝은 기운을 지닌 배우 박시후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꽃 미모를 가진 살인범.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르고도 가는 곳마다 여고생 팬들의 환호를 받고,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이두석. 심지어 경호원까지 여럿 대동하고 다니며 자신의 안위를 챙긴다.

뻔뻔해도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 하지만 이 ‘천하의 나쁜 놈’은 미워할 수만은 없는 치명적 매력이 있다. 그가 풍기는 섬뜩함의 이면에는 무언가 호소하는 듯한 애절함이 담겨있다. 피도 눈물도 없이 냉정할 것 같으면서도 건드리면 눈물이 툭 떨어질 것 같은 오묘한 눈빛. 그것은 배우 박시후가 이두석을 연기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난 박시후는 ‘눈빛’ 얘기가 나오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의 눈을 외모적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저는 평소에도 그런 얘기를 많이 들어요. 주변에서 ‘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눈빛에서 주는 이중적인 느낌이 저의 장점이기도 한 것 같아요. 이두석을 연기하면서 미묘한 표정 변화에도 신경을 좀 썼어요. 살짝 웃는 미소나 눈빛에서 약간 멍해 보이면서도 묘한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실제로 만난 박시후는 극중 이두석보다 훨씬 밝고 쾌활했다. 한마디로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이랄까.

“영화를 보시고 주위 분들이 재미있다고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뒤풀이 때 이쪽저쪽 가서 술을 많이 마셔서 뻗었어요. 술은 잘 못하는데 기분에 취한 거죠. 오늘 (인터뷰에도) 못 나올 뻔했다니까요. 하하.”

   
밝은 기운을 지닌 배우 박시후 ⓒ SSTV 고대현 기자

◆ 박시후 수난시대

박시후가 ‘내가 살인범이다’의 시나리오를 접한 것은 드라마 ‘공주의 남자’ 촬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을 때였다. 심신이 많이 지쳐있던 상태라 시나리오를 볼 기력도 없었다고.

“매니저가 자꾸 ‘지금 바로 봐야한다’고 하는 거예요. ‘크랭크인이 언제냐’ 물었더니 이틀 뒤라는 거죠. 그래서 ‘8개월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작품 했는데 너 같음 하겠냐’고 했죠.(웃음) 그런데 캐릭터나 내용에 대해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읽게 됐는데 신선하고 공감이 가서 끌렸습니다.”

시나리오에 매료된 박시후는 출연을 결정했지만 웬걸, 그때부터 ‘박시후 수난시대’가 펼쳐졌다. 극중 박시후가 맡은 이두석은 짜장면을 얼굴에 맞기도 하고, 수영장에서 뱀에 물리고, 차 위에 맨몸으로 매달려 싸움도 한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짜장면 맞는 신을 촬영할 때 한 번에 제대로 맞았어요. 몇 시간 불은 자장면이었는데 기분이 별로더라고요. 하하. 한번 NG나면 분장을 다시 해야 하니까 재영이 형이 아주 제대로 던져주셨습니다. 면발로 얼굴을 맞는 게 이렇게 기분이 안 좋을 거라고 생각 못했습니다. 그 뿐인가요. 납치도 당하고, 수영장에서 뱀에 물리고, 물도 뿌리고, 뺨도 맞고. 완전히 박시후 수난시대였죠.”

   
밝은 기운을 지닌 배우 박시후 ⓒ SSTV 고대현 기자

◆ 팬들이 특별히 소중한 이유

그에게 이러한 고난(?)을 안긴 것은 정병길 감독이다. 그는 ‘내가 살인범이다’를 통해 상업 영화에 처음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 감독은 액션스쿨 출신으로,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데 일가견이 있다. 덕분에 영화는 눈을 뗄 수 없이 박진감 있게 전개되지만 배우들은 상당한 고생을 했을 듯싶다.

“처음에 대본을 보면서 상상이 안 갔어요. 대체 이걸 어떻게 찍을까 하고요. ‘설마 본네트 위에 올라가는 건 아니겠지?’ 생각했는데 직접 하라고 하시는 거예요.(웃음) 그 신이 거의 첫 촬영이었는데, 한겨울에 가운만 입고 찍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고생한 당시를 회상하며 생동감 있는 설명을 덧붙인 그는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다. 액션 신이 아주 잘 나왔더라”고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촬영 당시의 고생담을 털어놓으면서도 연신 싱글벙글하던 박시후는 첫 영화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내심 설레는 모양이었다. 어디서나 열성팬들을 몰고 다니는 그지만, 영화계에서는 자신을 “신인배우”라고 소개하는 박시후. 그는 팬들 얘기가 나오자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예전에 동료배우들과 같이 연기하다보면 팬들이 와서 응원해주고 그런 게 신기하기도 했고 너무 부러웠어요. 그러다 저에게도 몇 분씩 찾아오시게 되면서 가족같이 도시락도 까먹고 했는데 (팬들이) 점점 늘어나더라고요. 어떤 배우는 한순간에 (톱스타 반열에) 올라서기도 하지만 저는 그런 게 아니다보니 정말 소중합니다. 더욱 잘해드리고 싶고요.”

팬들이 많아지고 인지도가 늘어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란다. 박시후는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에도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듣고 싶은 바람이 있다.

   
밝은 기운을 지닌 배우 박시후 ⓒ SSTV 고대현 기자

◆ 정들면 버리지 못하는 성격

또 한 가지 박시후의 바람은 ‘마흔 살 전에 결혼하는 것’이다. 그는 여자친구를 사귀면 3년, 4년은 기본일 만큼 오랜 기간을 두고 진지하게 만나는 편이다. 한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일을 못하는 성격이란다. 하지만 연애하는 게 쉽지는 않다.

“이쪽 일을 하다보니까 제약이 많더라고요. 그걸 이해해주는 친구도 많지 않고요. 일 년에 보통 두 작품 하면 열 달이 지나가는데 나머지 두 달을 논다 해도 그 기간에 인연이 되는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아요. 신나게 놀고 여행도 다니고 그러는데도 말이죠.”

그렇다면 그가 기다리고 있는 ‘인연’은 어떤 여성일까?

“연예인이라도 상관은 없어요. 굳이 그런 걸 따지지는 않는 편이고 느낌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느낌만 가지고 갈 수는 없죠. 얘기할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남자친구에게 자신감을 주고 기운을 북돋워줄 수 있는 여자를 만나고 싶어요. 그런 여자가 현명한 여자라고 생각해요. 나타나기만 하면 정말 잘 해줄 자신 있어요.”

시크한 매력을 물씬 풍기는 외모와 다르게 유쾌하고 털털했던 그. 직접 이런 느낌을 전했더니, “편한 사람들 앞에서는 거침없이 망가지기도 한다”고 털어놓는다.

“좀 오래된 친구들 앞에서는 거침없이 보여주는 성격이에요. 한번 친해지면 인연이 오래가는 편이고요. 물건도 오래 쓰다 정이 붙으면 버리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어요. 심지어 부서져도 갖고 있다 보니 잡동사니가 많죠.(웃음)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우여곡절 끝에 만나면 꼭 그 인연을 지켜가려고 노력해요.”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남자, 박시후. 두 번째 영화를 통해 그와 다시 한 번 인터뷰를 할 날이 기대된다.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Copyright ⓒ SS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