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김명민 "부정은 여기까지…이제 긍정으로 간다"
[SS인터뷰] 김명민 "부정은 여기까지…이제 긍정으로 간다"
  • 승인 2012.10.1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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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기운이 넘치는 배우 김명민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연가시'에 이어 '간첩'으로 김명민을 또 만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워낙 다작을 하는 배우인데다, 각종 홍보 행사는 물론 취재진들과의 만남에도 전혀 거리낌이 없는 그. 세 번을 만나면 3년을 본 것처럼 친해지는 데는 김명민의 자상하고 인간미 넘치는 성격도 큰 몫을 한다.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아주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함에도 불구, 그는 한 번 만난 사람은 거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할 정도로 섬세하다. 타고난 기억력도 있겠지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중시하는 그가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이러한 그의 성품은 영화 현장의 막내 스태프에게까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연기력은 물론이고 인간성도 '넘버원'이다. 그런 그와의 만남은 언제나 기자에게도 즐거움을 준다. 인터뷰가 기다려지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다.

영화 '간첩'에서 김명민은 남파 22년차 간첩으로 두뇌 회전이 빠르고 말솜씨가 탁월한 김과장 역을 맡았다. 비아그라 밀수와 불법 판매로 남북 가족들을 동시에 부양하다 북한에서 망명한 외무성 부상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게 된다.

   
밝은 기운이 넘치는 배우 김명민 ⓒ SSTV 고대현 기자

◇ 꽉 잡혀사는 김과장

대뜸 "비아그라를 파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니, "실생활에서 접해본 적은 없다"며 눈을 크게 뜨고 웃는다.

"영화상에서는 비슷하게 만든 거지만 실제로는 알이 아주 크다고 하더라고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비아그라'가 고유명사가 된 거죠. 진짜 비아그라는 파란색 못난이 알약처럼 생긴 거래요. 저도 실제로 본 적은 없고 TV를 통해서만 봤죠.(웃음)"

비아그라 판매상 김과장은 아내(오나라 분)에게도 꽉 잡혀 산다. 남파 간첩이다 보니 본인의 신분을 위장해야 함도 있지만 잡혀도 너무 잡혔다. 집에서 숨은 제대로 쉬고 살까 궁금할 정도로.

"처음부터 잡힌 거예요. 영화에서는 생략됐지만 제가 남파돼서 동사무소에 목란꽃을 들고 주민증을 발급받으러 갔을 때 그 앞에 있던 여직원이 바로 아내 오나라 씨예요. 주민증을 분실했으니 발급해달라고 할 때 서로 '하트 뿅뿅' 해서 윤고문이 중매를 서서 결혼을 한 겁니다. 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하하."

   
밝은 기운이 넘치는 배우 김명민 ⓒ SSTV 고대현 기자

◇ 정겨운은 '맑은 아이'

사실 기자는 김명민을 만나기에 앞서 '간첩'에서 우대리를 연기한 정겨운을 먼저 인터뷰했다. 정겨운은 첫 영화임에도 김명민의 도움으로 촬영을 잘 해 나갈 수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 말을 고스란히 전했더니 김명민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정겨운 씨가 영화가 처음인데도 너무 안 떨더라고요. 술집에서 첫 촬영이었는데 표정이 아주 여유로웠어요. '대단한 녀석'이라는 생각을 했죠. 다들 한참 선밴데 긴장도 안하고….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대사를 못 하는 거예요. 알고 보니 겉과 속이 다른 '오리'더라고요. 오리가 그렇잖아요. 물 위는 평온한데 밑에서는 발길질을 하느라 정신이 없죠."

땀을 줄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정겨운의 성격이 파악되기 시작했다며 웃는 김명민. 모르는 것이 있으면 계속 물어보는 게 전혀 귀찮지 않고 귀여웠단다.

"4차원 같으면서도 아주 맑은 아이예요. 선배들이 하는 말을 놓치지 않고 뼈가 되고 살이 되게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랄까요."

   
밝은 기운이 넘치는 배우 김명민 ⓒ SSTV 고대현 기자

◇ 몸 쓰는 데 일가견 있어

후배에 대한 애정을 물씬 드러내던 그에게 영화에서 선보인 '액션 연기'가 좋았다고 칭찬하니 "내가 좀 남다르다"며 장난스럽게 응수한다.

"액션 연기는 연륜과 내공이 있어야 해요. 절대 힘이 들어가면 안 되고요. 카메라에 멋있게 보이는 액션 스타일이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 숱하게 많이 했으니까 (액션 장면이) 잘 나오는 카메라 각도를 아는 것 같아요. 몸 쓰는 데는 좀 감이 있는 거 같아요."

하지만 액션 연기가 쉬운 일은 아닐 터. 고생스러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특히 때리는 것보다 맞는 장면이 배우 입장에서는 더욱 힘들다. 강하게 반응을 해줘야 하기 때문.

"삭신이 쑤셔요.(웃음) 맞는 거 하려면 정말 리얼하게 맞아줘야지 멋있거든요. 스쳐지나갈 찰나에 목을 탁 털어줘야 되는데 그러다 삐끗하죠. 촬영하고 나서 잠자고 일어날 때 목을 일으키는 게 안 되요. 뒷부분에 아들 때문에 야구장 왔다가 계속 터지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오래 찍었어요."

   
밝은 기운이 넘치는 배우 김명민 ⓒ SSTV 고대현 기자

◇ 내 사전에 '사기'란 없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김명민을 보니 얼마나 고생스러웠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뿐만 아니라 극중 김과장은 부하 직원에게 사기를 당하고 울분을 토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의 그에겐 어림도 없는 일이다.

"저는 사기를 안 당하는 스타일이에요. 사람을 못 믿는다기보다는 누가 돈 빌려 달라고 하고 돈 문제가 얽히는 것을 너무 싫어해요. 주면 줬지, 빌려줘서 어디 투자해서 받겠다 그런 심리는 없어요. 제일 싫어하는 게 주식일 정도로요."

'파괴된 사나이' '연가시' '간첩' 세 작품을 통해 부정(父精)을 드러낸 그. 가족을 생각하는 아버지, 가장 역할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냐는 질문을 종종 받지만 전혀 의도된 바는 아니다.

"부정은 여기까지고 긍정으로 가려해요.(웃음) 작품마다 일단 캐릭터가 다 다르고 부성애가 있다, 없다에 중점을 두는 것은 전혀 없어요. 극 전체의 내용이나 극이 주는 메시지가 얼마만큼 잘 녹아있느냐를 보는 것뿐이죠. 아버지를 하다보니까 처음에는 아이가 여섯 살이었는데 이제 열두 살이에요. 이러다 대학생까지 나올 판입니다. 이번 드라마를 기점으로 총각으로 돌아갈 예정이에요. 하하."

다음달 5일 첫 방송될 예정인 SBS '드라마의 제왕'에서 새로운 변신을 선보일 김명민. 유쾌, 상쾌한 그의 코미디 연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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