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간첩’ 정겨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늙고 싶다”
[SS인터뷰] ‘간첩’ 정겨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늙고 싶다”
  • 승인 2012.10.1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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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서른 한 살의 배우 정겨운은 지난 2004년 모바일 드라마 ‘다섯 개의 별’을 통해 데뷔했다. 이후 그는 차곡차곡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리며 어느덧 8년차 배우에 접어들었다.

긴 무명 기간도 없었고, 이렇다 할 사건 사고도 없었으며 그렇다고 해서 작품 한 편으로 ‘빵’ 떠버린 반짝 스타는 더더욱 아니었다. 모델처럼 훤칠한 외모와 신인답지 않게 안정감 있는 연기력, 화려하지 않고 은은하게 다가오는 그의 이미지는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본인 스스로도 “인생의 굴곡이 심하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연극판은 보기만 했는데 그 기간이 일 년도 안 돼요. 뮤지컬도 해보고 싶었는데 드라마 쪽 캐스팅이 돼서 드라마만 쭉 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캐스팅이나 이런 게 물론 안 된 적도 있지만 대체로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일도 연이어 했고 시청자나 PD분들이 고맙게도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었죠.”

   
정겨운 ⓒ SSTV 고대현 기자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연기자로서 이름을 알렸지만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간첩'은 먹고 살기도 바쁜 생활형 간첩들의 사상 초월 이중작전을 다룬 리얼 첩보극이다. 김명민, 유해진, 염정아 등 영화배우로서는 대선배인 이들과의 작업을 통해 정겨운은 배운 점도 많다.

“(김)명민 형은 아주 유식한 형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격 없이 대해주면서도 배우로서 자질이나 자세를 알려주셨어요. 틀린 건 지적도 받고 배운 게 많아서 앞으로 제가 배우생활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좋은 선배죠.”

“(유)해진이 형은 의외의 멋이 있어요. 제가 보면서도 ‘와, 역시 배우의 멋은 저런 거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마초적인 면이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멋을 부리려는 스타일이 아닌데 멋있고 카리스마가 있어요. 상대역 염정아 선배요? 말할 것도 없이 좋죠. 차가운 인상과 다르게 아주 여성스럽고 애교도 많으세요.”

함께 연기한 선배들에 대해 ‘폭풍 칭찬’을 늘어놓던 그. 극중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했던 것을 언급하니 사투리가 자신과 잘 맞았다고 고백했다.

“따로 (사투리) 선생님은 있었는데 말이 느려서 ‘~유’만 붙이면 비슷하더라고요. 잘 따라한다고 칭찬도 받았어요. 하하. 원래 고향은 충청도 쪽은 아니고 경기도 쪽이에요. 제가 좀 여유로운 성격이라서 그게 잘 맞았나 봐요.”

   
정겨운 ⓒ SSTV 고대현 기자

‘간첩’의 개봉 당시, 팬들과 실시간 트위터 이벤트도 했던 그. 농부 패션에 대한 질문에 “나는 뭘 입어도 간지난다”는 답변을 했던 것을 얘기하자 크게 웃으며 “원래 글로 쓰는 데 강하다”고 응수한다. 그렇다면 농부로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뭘까?

“소들이 엄청 울어서 힘들었어요. 밥을 계속 줬는데도 여기를 진정시키면 저기서 또 울고 해서 그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소 우리에서 한 4~5시간 찍은 것 같은데 그나마 겉에서 찍어서 다행이었죠. 원래는 (소 우리) 한복판에서 찍자고 했었어요. 어휴.”

상상만 해도 괴롭다는 듯 손사레를 치던 정겨운. 가만히 그를 보고 있자니 브라운관 속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엉뚱하고 솔직하면서 거침없는 모습이랄까.

“너무 솔직해서 상처도 많이 주고 (사람 마음을) 잘 몰라요. 일을 많이 하다보니까 약간 기억이 잘 안 날 때도 많고요. 원래 자연스러운 걸 좋아하고 꾸미는 걸 싫어해서 밖에 나가서도 사람들 의식 같은 거 안 하는 편이에요. 연예인 티내는 거 정말 싫어해서 누가 ‘연예인 티 내냐’고 하면 욱 해요.”

   
정겨운 ⓒ SSTV 고대현 기자

연예인 같지 않은 연예인. 언뜻 생각하면 어렵지 않지만 사실은 꽤나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환경에 따라갈 수밖에 없으니. 하지만 ‘연예인 티’를 내는 게 죽기보다 싫은 정겨운은 이러한 성격 때문에 오해나 걱정도 많이 산다. 한 번은 여자친구와 길을 걷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었다.

“여자친구라기보단 그냥 좋은 감정을 갖고 있던 여성분이죠. 일부러 숨기고 이럴 것도 없었고요. 저는 밝고 얘기를 많이 하고 활발한 여성을 좋아해요. 결혼은 안 할 건 아니고 너무 늦게 하는 것도 싫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 있으면 하고 싶어요.”

너무 늦지 않게 결혼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친 정겨운. 마지막으로 그에게 특별히 좋아하거나 닮고 싶은 배우가 있냐고 물었더니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꼽았다. 기자가 “요즘 너무 나이가 들어서 예전의 미모(?)를 상실하지 않았냐”고 반문하자, 그래서 더 좋단다.

“(디카프리오가) 요즘 늙어서 더욱 좋아요. 그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연기를 더 잘하고 깊이가 있어지는 것 같습니다. 생긴 거답지 않게 연기를 하니까 그 점이 너무 좋아요. 에드워드 노튼 역시 캐릭터에 몰두를 잘하는 것 같고요. 제가 그렇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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