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점쟁이들’의 박 선생, 김수로가 말하는 ‘선배의 품격’
[SS인터뷰] ‘점쟁이들’의 박 선생, 김수로가 말하는 ‘선배의 품격’
  • 승인 2012.09.2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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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 김수로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선택 받아야 하는 입장의 배우는 늘 외롭다.

“선택 할 때가 좋은 것”이라며 웃는 김수로는 그렇게 배우의 입장을 대변했다. 첫 번째로는 감독, 두 번째로는 관객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배우의 숙명이라 할 수 있겠다.

오랜 시간 배우의 길을 걸어와 익숙해질 법도 한데, “참 외로운 직업”이란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김수로는 최근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고 절친한 동료(장동건 김민종 이종혁)들도 생겼다. 촬영이 끝나고 이들과 함께 미국 여행도 다녀왔다는 그는 “오늘도 인터뷰 끝나고 닭백숙 집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드라마 현장이 비슷한 또래들과의 편안한 현장이었다면 이번 영화 ‘점쟁이들’에서는 맏형으로서 다소 부담이 컸을 법도 했다. 앞서 곽도원의 인터뷰 당시 “김수로 선배가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들었다 하니 “다 같이 행복한 게 좋지 않나”라고 응수한다.

“늘 선배들과만 하다가 이제는 현장에 가면 다 후배들이죠. (선배가) ‘쉽지 않은 자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상소리하고 내 멋대로 하는 그런 선배는 안 돼야 하잖아요. 힘들어도 표현 안하고 어느 곳에서건 ‘선배 김수로는 멋진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능적으로 힘든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얼마나 견디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 김수로 ⓒ SSTV 고대현 기자

‘점쟁이들’은 의문의 사고가 끊이지 않는 울진리에 전국 각지의 점쟁이들이 모여들고, 마지막까지 남은 5명의 점쟁이(김수로 이제훈 곽도원 김윤혜 양경모)와 신문기자 찬영(강예원)이 악령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호러물이다.

이 영화에서 김수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귀신 쫓는 점쟁이 박 선생 역을 맡았다. 그는 끝까지 남은 최정예 멤버들의 리더로 끝까지 울진리의 미스터리를 쫓는다.

김수로는 무엇보다 ‘점쟁이들’이라는 제목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고 털어놨다.

“제목을 보자마자 너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점쟁이 하나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여섯 명을 만나면 얼마나 재밌겠어요. 하하.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건 1순위가 감독이었고 2순위는 제목이었죠,”

신정원 감독에 대해서도 극진한 신뢰를 표한 김수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실제로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도맡았다. 그는 평소 솔직한 성격이지만 현장에서는 무조건 솔직하지만은 않다고 털어놓는다.

“안 좋은 거는 솔직하지 않은 게 낫지 않나 싶어요. 다 외롭고 힘든데 긍정적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죠. 다소 힘들고 지쳐도 표현하면 안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 김수로 ⓒ SSTV 고대현 기자

김수로는 ‘긍정의 힘’을 믿는다. 언제나 유쾌하고 솔직하면서도 정도를 지킨다. 그는 ‘건강한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좋은 일을 행하는 건 쉬운데 안 좋은 일을 타개하는 것은 힘들다”면서.

영화 ‘점쟁이들’을 찍으면서도 고충은 있었다. 액션신을 다 찍은 촬영 마지막 날 서울로 올라가기 두 시간 전 감독이 새로운 콘티를 가져왔다고.

“이장과 싸우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예’ 했죠. 멋지게 대결하면서 하루종일 눈밭을 굴렀는데 편집됐어요. 물론 힘들고 안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시도 가운데 다른 게 정리가 되는 거니까 나쁘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또한 촬영 도중 눈이 내리면 스톱(stop)이니까 ‘빵구’ 날 때가 재밌더라는 그. “하루 빵구 나면 방학 같더라”며 김수로는 천진난만하게 웃어보였다.

“제가 ‘신사의 품격’이 잘되면 연극을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드라마가 잘 돼서) 요즘 연극을 연출하고 있어요. 그래서 눈이 오면 연극 무대에 가서 관객들에게 인사도 하고 그랬죠.”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 김수로 ⓒ SSTV 고대현 기자

아무리 배우라도, 사람이기에 여러 가지 힘든 일이 있을 법도 한데 김수로는 많은 것들을 혼자 안고 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에게도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을 터.

“운동하고 샤워를 해요. 물이 등줄기를 타고 흐를 때 ‘캬’ 하는 느낌이 들어요. 아니면 정말 좋은 와인을 한잔하면서 고급스러운 대화를 나누죠. 괜히 내가 멋있어 지는 거 같더라고요.(웃음) 와인은 소주와 다르게 분위기를 잡고 마시게 되잖아요.”

또 한 가지 그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여행’이다. 4개월간의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미국에 3주간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다며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내년에는 유럽 스위스에 다녀올까 생각 중이라고. 그의 눈동자가 알프스 산맥을 바라보는 듯 아련해졌다.

“십원 한 장 불평 없이 잘 찍었는데 대중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바람을 전한 김수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그리고 선배로서 그의 ‘품격’이 한껏 느껴지는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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