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공모자들' 정지윤 "내가 엉뚱? 최다니엘은 '엉엉뚱'"
[SS인터뷰] '공모자들' 정지윤 "내가 엉뚱? 최다니엘은 '엉엉뚱'"
  • 승인 2012.09.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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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 정지윤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기자님, 저 착해 보여요?"

툭 던진 질문이 당황스러웠다. 정말 궁금한 듯 눈을 빛내며 대답을 기다린다. 솔직한 대답을 원하는 것 같아 솔직하게 답했다. "영화에서는 착해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도도해 보이기도 한다"고. 그러자 정지윤의 표정이 밝아졌다. "아, 다행이다."

사람들이 너무 착하고 순한 이미지로만 봐서 걱정이었다는 그는 오랜 시간 배우의 꿈을 꾼만큼, 걱정도 고민도 많아보였다. 영화 '공모자들'로 관객들을 만나기 전까지 정지윤은 한낱 배우지망생일 뿐이었다. 많이 바라고 기다리고 인내했다. 그리고 드디어 한줄기 빛을 만났다.

"제가 '공모자들'에 참여하게 된 건 임창정 선배님 덕분이었어요. 예전에 어떤 영화의 오디션을 볼 때 저를 기억했다가 이번에 저를 추천해 주신 거예요. 바로 감독님 미팅을 했는데 사실 저는 오디션에 지쳐있는 상태였거든요. 너무 많은 오디션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서 단련이 됐죠. 편한 마음으로 갔어요."

'공모자들'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을 만나러 갈 때 그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마침 그 날은 촬영이 있어서 화장도 번져있는 상태였다며 정지윤은 웃어보였다.

"감독님을 만나러 갔는데 과자를 드시고 계시더라고요. 갑자기 '너도 먹을래?' 하시는데 감독님이 아니라 그냥 오빠 같았죠. 저더러 '마음에 든다, 이미지가 맞다' 그런 말은 하지도 않았고요. 계속 볼 줄 정말 몰랐어요.(웃음)"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 정지윤 ⓒ SSTV 고대현 기자

◆ 김홍선 감독은 '불도저'

그렇게 시작된 감독과의 만남. 결국 정지윤은 '공모자들'이란 배에 임창정, 최다니엘 등과 함께 승선했다. 그리고 그는 배 위에서 많은 관객들을 울리는 데 성공했다. 말만 들어도 섬뜩한 '장기밀매'의 희생자.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그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이 때 많은 도움을 준 사람 역시 임창정이다.

"(임)창정 선배는 감정몰입이 아주 빠르고 감정의 폭이 굉장히 넓어요. 제일 무섭기도 했고요. 진짜 놀랐고 많이 배웠죠. '감정이 안 잡혔으면 안 잡혔다고 말을 해라, 왜 감정도 안 잡힌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 가냐'고 혼나기도 했고요. NG를 내면 (오)달수선배는 '괜찮아' 하시는데 창정 선배는 뭐가 잘못됐는지 콕 집어줘요. 그런 면에서 감사했죠."

임창정에 대해 고마움을 표한 정지윤은 김홍선 감독에 대해서도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그는 감독을 '불도저'에 비유했다.

"감독님은 '젊은 피'다운 열정적인 면모가 있어요. 배의 선장은 감독이기 때문에 감독이 흔들리면 절대 안 되거든요. 지금까지 (김홍선 감독의) 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한 두 시간 자고, 본인이 찍고 싶은 프레임이 들어오면 스태프들을 괴롭히면서라도 만들어내죠. 끝까지 밀어붙이는 '불도저' 같은 면이 있어요. 하지만 고생하더라도 원하는 장면이 꼭 나오니까 스태프들도 따를 수밖에 없죠."

   
건강한 정신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정지윤 ⓒ SSTV 고대현 기자

◆ '야한 노출'이 아닌 '슬픈 노출'

정지윤은 첫 스크린 데뷔작인 '공모자들'에서 노출을 무릅쓰고 장애가 있는 채희를 연기했다. 노출에 관심이 모이는 게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는 '야한 노출'이 아니라 '슬픈 노출'이 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촬영 전에 채희를 연기하는데 참고가 되는 많은 자료들을 봤어요. 그때 본 자료 속 여자가 너무 예뻤어요. '어떻게 저런 걸 찍나' 하는 생각 보다는 그 인물로 많이 다가왔죠. 베드신보다는 다큐멘터리와 전쟁영화를 많이 봤어요. 오일 바르고 운동하면서 '예쁜 노출'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슬퍼 보이고 싶었습니다."

작품을 위한 노출이었고, 베드신이 아니어서 부담이 덜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고된 촬영이었지만 다들 너무 성격이 좋아서 즐거운 현장이었단다.

"배우들이 장난이 심해서 재밌었어요. 촬영 마친 후에 더미를 파기하려고 했는데 이영훈 씨가 '그거 내 침대에 있다'고 장난을 치더라고요.(웃음) 한 번은 제가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연기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달수 선배님이 촬영 중이었거든요. 자다가 깼는데 눈이 마주치니까 '괜찮아, 자' 하더라고요. 또 잠이 들었는데 제가 코를 곯았나 봐요. 다시 깨니까 달수 선배가 '자, 자. 그런데 코는 곯지마' 하셨어요. 하하."

   
건강한 정신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정지윤 ⓒ SSTV 고대현 기자

◆ 집에서 별명은 '악마'

앞서 최다니엘은 상대역 정지윤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조금 엉뚱한 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듣자 정지윤은 두 손을 내저었다.

"(최)다니엘 씨는 제가 '엉뚱'으로 던지면 '엉엉뚱'으로 와요. 저 못지않게 엉뚱해요. 사실 알고 보면 생각이 깊고 똑똑한 사람이기도 하죠. 하지만 사람들과 부딪힐 때는 다 풀어놓고 만나요. 제가 신인이다 보니 연기하고서 모니터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몰래 끌어당겨서 모니터를 같이 보게 해 주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촬영 당시의 일들이 하나 둘씩 생각난다며 이런 저런 얘기들을 들려준 정지윤. 유쾌한 성격과 조리 있는 말솜씨 덕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인터뷰 시간이었다. 집에서는 별명이 '악마'라는 고백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제가 맏딸이라 집에서는 말도 없고 너무 바른 말만 하는 성향이 있어요. 엄마는 제가 눈물이 없는 줄 알아요. 집에서 별명이 '악마'일 정도니까요.(웃음) 엄마랑 여동생이 영화보고 많이 놀랐을 거예요."

하지만 워낙 천성적으로 장난기가 심해 여동생과 '안 웃기' 대결도 한다는 그. 툭탁대는 자매의 모습이 상상돼 재미있었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신인배우로서의 조심스러움, 늦은 감은 있지만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터놓던 정지윤. 마지막으로 연기자로서 그의 바람을 들어봤다.

   
건강한 정신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정지윤 ⓒ SSTV 고대현 기자

"연기자는 정신이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행히도 저는 배역에서 잘 빠져나오는 타입인 것 같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감, 평온하게 스스로를 마인드컨트롤 할 수 있는 정신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요. 누가 뭐래도 '나는 나'니까요. 앞으로 더욱 성장하는 모습,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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