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공모자들’ 김홍선 감독 “조윤희는 배우와 여자, 인간으로 다 최고”
[SS인터뷰] ‘공모자들’ 김홍선 감독 “조윤희는 배우와 여자, 인간으로 다 최고”
  • 승인 2012.09.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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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감독 ⓒ 핑크스푼 제공

[SSTV l 유수경 기자] 선과 악, 경각심, 지적 사디즘….

개봉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인기몰이 중인 영화 ‘공모자들’은 관객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작품의 각본과 연출을 담당한 김홍선 감독 역시 ‘이거는 이거다’ 하고 결정을 내리기 보다 그냥 열어놓고 생각하고 싶단다.

“만약에 앞에 여자가 있다면 어떤 이는 눈을 볼 것이고 어떤 이는 목걸이를 볼 것이고 또 다른 어떤 사람은 귀를 볼 수도 있겠죠. 한 명의 여자를 두고 모두 보는 게 다르 듯이 영화를 볼 때도 서로 받아들이는 게 다른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알려진 대로 김홍선 감독은 드라마 ‘대물’ ‘스타일’ ‘워킹맘’ 등에 조연출로 참여했으며 '공모자들'이 첫 스크린 연출작이다. 많은 이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감독은 데뷔작이라고는 믿기 힘든 탄탄한 구조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영화를 보고 기분이 씁쓸하든 잠이 안 오든 뭔지 정확히 글자로 새겨지진 않지만, 본능적으로 느끼게 되는 그 정도의 메시지만 전달 돼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모자들’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에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장기를 적출, 조직적으로 매매하는 기업형 범죄 집단의 충격적 실체를 담은 범죄 스릴러다. 이 영화는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들며, 슬픔과 살의가 뒤엉킨 가운데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한다. 감독은 말한다.

“‘영화는 영화다’에서 보면 강지환씨와 소지섭씨가 둘 다 진흙이 묻은 것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저도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던 거죠. 쉽게 말해서 ‘내가 당사자였다면 과연 그 일을 안 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하는 거예요. 20억,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이 무서운 거고요.”

   
김홍선 감독 ⓒ 핑크스푼 제공

임창정, 조달환, 최다니엘, 오달수 그리고 여배우 조윤희와 정지윤. 감독과 함께 ‘공모자들’을 위해 뭉친 이들 배우의 연기는 박수를 받을 만 했다. 특히 임창정은 평소의 코믹한 모습을 던지고 이 영화에 악착같이 매달렸고, 조달환은 6개월간 감독과 동고동락하며 시나리오 상의 모든 인물을 연기해 감동을 선사했다.

“임창정씨가 현장에서 고집을 피우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예를 들어 진지한 장면에서 목을 흔들면 제가 ‘컷’ 하고 ‘선배님, 하지 마세요. 지금 임창정 같아요’라고 말해요. 그러면 바로 수긍하고 다시 연기를 하죠. 정확히 지적하면 정확히 고쳐요. 이번에도 여건상 아주 힘들게 촬영을 했는데 현장에서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내면서 도움을 줬어요.”

임창정에 대해 칭찬한 김홍선 감독은 조달환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처음 그가 ‘100%’를 생각했다면 조달환은 ‘120%’를 하더란다. 인내심도 있고 연기를 즐기면서 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처음에 극중 준식이는 키도 크고 모델 같은 이미지였어요. 약간 김무열씨 같은 느낌의 캐릭터였죠. 그런데 이후 조달환을 캐스팅하기 위해 제가 캐릭터를 바꿨어요. 키는 작고 약간 통통하고…. 억지로 막 외모를 끼워 맞춘 거죠. 정말 우여곡절 끝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다. 타락한 의사 경재 역으로 무려 세 번의 베드신을 찍어야했던 오달수는 이 영화를 위해 ‘헤어 노출’까지 감행했다. 실제로 오달수는 수줍음 많고 젠틀한 성격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그를 대체 어떻게 경재 역할로 캐스팅했는지 궁금해졌다.

“당연히 처음에는 안한다고 노래를 불렀죠. 그러다 ‘아버님 기일에 제사 지내러 간다’고 하길래 ‘거기 가겠다’고 했더니 그제야 출연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오달수씨를 헐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처럼 만들고 싶었어요. 머리도 삭발시키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냥 묶는 데 만족해야 했죠. 앞치마 하나를 고르는 데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김홍선 감독 ⓒ 핑크스푼 제공

감독에게 감동을 준 건 단지 남자배우들만은 아니다. 극중 유리(조윤희 분)는 아버지의 장기이식 수술을 위해 중국 웨이하이 행을 택하는 여인이다. 실종된 채희의 유일한 목격자이기도 한 그는 아내를 찾아나서는 상호(최다니엘 분)를 돕는다. 여리고 착하면서도 강단 있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조윤희 씨는 흠 잡을 데가 없어요. 배우로서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다 너무 좋아요. 일단 예쁘고 배우 티도 안내고 연기도 아주 열심히 해요. 배우생활 10년차여서 거드름을 피울 만도 한데 그런 게 전혀 안 보여요. 유기견 돕는 일에도 관심이 많고 성품이 너무 착합니다. 아주 쾌활하고 생각이 깊죠. 에너지도 좋고요.”

영화를 접한 많은 이들은 ‘장기밀매’의 끔찍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요즘, 이 영화는 여성 관객들에게 더더욱 두려움을 심어줄지도 모른다. “쥐도 새도 모르게 가는 거 아닌가 너무 무섭다”고 말하는 기자에게 김홍선 감독은 목소리를 낮추며 “실상은 더 잔인하다”고 털어놨다.

“영화에 풀지 못한 잔인한 얘기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런 것까지 보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녹이지 않은 부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얘기냐고요? 지금은 좀 곤란하고 다음에 술 한 잔 하면서 말씀드릴게요. 하하.”

인터뷰 내내 넘치는 인간미와 유쾌한 에너지를 발산하던 그는 끝으로 ‘공모자들’을 접한 관객들에게도 한마디 던졌다.

“잔인하다는 얘기도 많지만 일단 인간의 목숨을 다루는 영화라서 가볍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상업영화의 옷을 입고 있어서 흥미로운 지점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는 영화로서 즐겁게 봐주시고 주변에 입소문 많이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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