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청포도 사탕’ 박지윤 “날카로운 눈, 콤플렉스였지만…”
[SS인터뷰] ‘청포도 사탕’ 박지윤 “날카로운 눈, 콤플렉스였지만…”
  • 승인 2012.09.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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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한 여인 소라로 돌아온 박지윤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하늘색 꿈’을 부르던 시절이 열다섯 살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어떤 사람들은 스물여섯 살까지도 봤어요.”

성숙한 외모 때문에 ‘노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는 박지윤. 앞서 한 방송에 출연해 고백한 것처럼 어느덧 세월이 흘러 이제는 ‘노안’이 아니라 ‘동안’ 소리를 많이 듣는다.

최근 영화 ‘청포도 사탕’(감독 김희정)의 비밀스런 여인 소라로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민 그는 “실제 모습이 소라와 많이 닮아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소라보다는 조금 덜 내성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차갑고 도시적인 외모, 길고 마른 몸매, 중저음의 목소리. 기자가 만난 박지윤은 영화 속 소라와 무척이나 흡사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10대에 데뷔해 어느덧 서른을 넘긴 그를 보고 있자니, 지나간 시절들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당시 많은 남학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박지윤. 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돌(Idol)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가 활동했던 1990년대에는 10대 가수가 흔치 않았다. 박지윤은 이른 나이에 데뷔하는 것에 대해 “장단점이 있다”고 고백했다.

“일찍 데뷔해서 좋은 점은 여러 가지 일들을 다양하게 해봤기 때문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방황하지 않고 일찍 찾았다는 거죠. 내가 이 길이 맞는 건가 물어보는 시간이 분명히 있었지만 남들이 20대 때 경험할 것을 10대에 경험했기 때문에 빨리 성숙했어요.”

   
미스터리한 여인 소라로 돌아온 박지윤 ⓒ SSTV 고대현 기자

◆ 아픔은 성숙을 가져다 준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조금 더 일찍 생각했다는 점.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이 장점이란다. 덕분에 실제로는 30대지만 40대의 심리를 표현할 수 있는 내공도 생겼다고. 하지만 그는 이른 나이에 데뷔하는 것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사실 그 나이 때에 경험하고 느껴야할 것들이 있는데 제가 느낀 것은 조금 다르거든요.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남들과 같이 성장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어린 시절 데뷔해 일찍 성숙했지만 그만큼 상처도 많이 받았으니까요.”

많은 이들의 시기와 질투, 안티 팬들로 인한 마음고생, 출처를 알 수 없는 악성루머들까지 어린 박지윤이 감내하기에는 너무 힘든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로 인해 찾아온 공백기. 하지만 박지윤에게는 그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다.

“성격이 대차지 못해서 안티 팬들을 극복할 힘이 없었어요. 공백 기간은 제일 힘들었지만 없어서는 안 될 시간이었어요. 저에게 그 시간이 없었다면 더 많이 방황했을 겁니다. 아픔의 시간은 성숙을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미스터리한 여인 소라로 돌아온 박지윤 ⓒ SSTV 고대현 기자

◆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영화 ‘청포도 사탕’에서 소라는 17년 전의 일을 다시 풀어가는 데 첫 시작을 여는 인물이다. 평생 잊은 채 살 수 있는 이야기를 그가 꺼냄으로써 모든 일들이 새롭게 전개된다. 선주(박진희 분)는 그로 인해 ‘또 다른 성숙’의 계기를 맞이하게 된다.

소라는 서구적 외모로 인해 외국인이라는 오해도 받고, 그러면서 홀로 자란 고독한 여자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가 많고 외롭다보니 담배와 친구가 된다. ‘애연가’ 연기를 하며 겪은 고충들을 털어놓던 박지윤. 본인은 흡연자가 아니어서 ‘자연스러움’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단다.

“소라는 담배 안 피우는 신이 없을 정도로 매신 담배를 피워야했어요. 그래서 혼자 연구도 많이 하고 카메라 감독과 주변 흡연자들의 조언을 참고해 연기했죠.”

입에 담배를 물고 사는 소라는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미친 듯이 춤을 추곤 한다. 땀으로 온몸이 젖을 때까지 뛰고 구르는 그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실제 박지윤은 어떨까.

“스트레스 해소법이요? 저는 그냥 기도해요.(웃음) 아니면 사진을 찍거나 요리를 하기도 하고요. 주로 집에서 보내는 편이에요. 잠을 자고 영화를 보면서 마음을 달래는 거죠.”

   
미스터리한 여인 소라로 돌아온 박지윤 ⓒ SSTV 고대현 기자

◆ 새로운 도전, 시트콤

내성적 성격만큼이나 스트레스 해소도 조용히 한다는 박지윤. 본인의 성격과는 사뭇 다른 시트콤 KBS 2TV ‘닥치고 패밀리’(연출 조준희, 최성범 | 극본 서재원 외 4명)에도 출연 중이다.

“‘닥치고 패밀리’ 우지윤 역할은 실제 저랑은 너무 많이 달라요. 그렇지만 하고 싶었던 역할이어서 재밌게 촬영하고 있어요. 올해는 시트콤 때문에 발이 묶여서 앨범 작업은 조금 힘들 것 같고요. GMF(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서 10월에 공연해요.”

차분한 말투로 이야기를 늘어놓던 박지윤은 살며시 자신의 콤플렉스 얘기도 꺼냈다.

“마음에 안 드는 점은 많은데 어렸을 때는 눈이 콤플렉스였어요. 날카로운 이미지로 오해도 많이 받았고요. 나이가 드니까 그런 소리는 덜 듣는 것 같아요. 이제는 장점을 크게 살리려는 노력을 하죠.”

차갑고 날카로운 이미지가 본인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했다는 그. 짧은 인터뷰 시간을 못내 아쉬워하는 기자를 보며 ‘생긋’ 웃는다. 세월 속에서 옅어진 건지, 그의 바람이 이뤄진 건지 모르겠지만 박지윤의 눈매는 아주 따뜻하고 선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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