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신사의 품격’ 김민종, 꽃사슴보다는 ‘카리스마 킴’
[SS인터뷰] ‘신사의 품격’ 김민종, 꽃사슴보다는 ‘카리스마 킴’
  • 승인 2012.09.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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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종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STV l 이현지 기자] 이런 걸 두고 '제 2의 전성기'라고 하나보다. SBS ‘신사의 품격’(연출 신우철 l 극본 김은숙)에서 불혹의 변호사 최윤을 연기한 김민종은 그야말로 '제 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눈이 우기(雨氣)’인 최윤은 주인공 장동건 만큼이나 멋있었고 또 화제가 됐다.

“인기를 실감하느냐”란 질문에 김민종은 “제 1의 전성기는 있었나 싶다”고 입을 열었다. 90년대 청춘스타들의 이름을 나열한다면 가장 앞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김민종이 '제 1의 전성기'가 없었다는 겸손을 보였다.

“작품이 끝나니 피부에 와 닿아요.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도 작품을 잘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제일 중요한 것은 10대와 가까워 졌다는 거죠. 이름을 정확히 불러주시거든요. 김종민 씨와 이름을 헷갈려해 생긴 에피소드가 많아요. 사람들을 만나면 김종민 씨 반가워요 이런 소리 많이 들었어요. 요즘에는 김윤으로 바꿔야 하나 생각해요. 어르신들도 제게 ‘윤이오빠’ 이러거든요(웃음)”

‘윤이오빠’ 김민종은 어느새 놀랍게도(!) '데뷔 25년차'가 됐지만 변함없는 외모를 자랑했다. 김민종이 데뷔하고도 2년 후에 태어난 윤진이가 ‘윤이오빠’라고 불러도 어색함이 없었다. 그 비결은 ‘관리’라는 간단하고도 쉬운 방법에서 왔다.

“40대에 들어서면서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스킨케어도 좀 받았어요. 텔레비전에서는 안좋게 나와서요. 그리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자는 생각이 들어요. 촬영 전날 술을 먹지 말자고 다짐했죠. 1~2년 전까지만 해도 술자리에서 중간에 빠져나오질 못했어요. 술자리에서 기분 내다보면 현장에 나가서 술 냄새 풍기고 지각하고…. 이런 게 화면에 나타나나 봐요. 스스로 약속하길 잘했구나 싶어요. 이러면 안 되는데 싶으면서도 술을 마시잖아요. 이번에는 대본 자체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다짐을 조금 했습니다.”

   
김민종 ⓒ SM엔터테인먼트

4인4색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신사의 품격’에서 김민종은 제일 어린 상대와 호흡을 맞추고 걸림돌 많아 보이는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죽은 부인을 놓지 못한 채 살아가는 변호사 최윤과 친구의 동생 임메아리. 나이차이만 17살에 어리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메아리였다.

“윤이와 메아리의 인기 비결은 탄탄한 대본에서 나온 것 같아요. 김은숙 작가가 메아리란 캐릭터를 잘 그렸어요. 그리고 윤진이가 연기를 정말 잘했어요. 그런 메아리가 아니었으면 두 사람의 멜로가 공감이 가지 않았을 거예요. 귀여우면서도 절대적인 사랑을 원하잖아요. 저렇게 예쁜 애가 자기를 봐달라고 처절하게 우니까 시청자들은 ‘좀 받아주지’란 생각이 들면서 집중력 있게 봐준 것 같아요”

김민종의 상대역 윤진이는 신예 중 신예였다. 다른 신사들의 파트너에 비해 현장 경험도 전무했고 필모그래피도 없었다. 이러한 윤진이와 호흡을 맞추는게 어렵지 않았을까?

“사실 처음 윤진이와 시작할 때는 걱정이 컸어요. 메아리가 어떻게 그려지느냐에 따라 윤이가 다르게 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처음 만나 촬영을 하는데 긴장을 정말 많이 하더라고요. NG를 내면 어쩔 줄 몰라하고. 연기지도 보다는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했어요. NG가 났을 때 창피하고 미안하잖아요. 그럴 때 긴장하고 주눅 들면 캐릭터를 풀어나가는데 어려워요. '조급해 하지 말아라, 너를 스태프가 아닌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평가는 시청자가 할 것이다'라고 말해줬죠. 그러다 어느순간 적응을 하더라고요. 그 이후에는 제가 NG를 내면 부끄럽더라고요.(웃음)”

   
김민종 ⓒ SM엔터테인먼트

메아리는 최윤에게 ‘눈이 우기’라고 했다. 그 표현대로 김민종은 깊은 눈빛을 가졌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가졌다. 언제라도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 것만 같은 눈이다.

“김은숙 작가가 저를 봤을 때 든 생각이래요. 어렸을 때 저를 보면 다들 꽃사슴 뭐 이런 말들을 하더라고요.(웃음) 데뷔할 때쯤 초콜릿 광고를 찍은 적이 있는데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나 봐요. 그 기억이 컸는지 ‘우기’란 표현을 썼더라고요. 저는 조금 더 남자답고 싶고 민망하기도 하고. 눈물을 왜인지 더 적극적으로 흘려야 할 것 같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꽃망울, 꽃사슴이라고들 하시는데 저는 남자다운 강렬한 카리스마를 원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코믹 속의 카리스마예요. 껄렁껄렁하면서 코믹한 거요. 매일 하기 편하고 좋은 캐릭터예요. 주변 사람들은 그런 것 보다는 멜로를 하라고 하는데 답답해요. 카메라 앞에서 갇혀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정적인 것 보다는 동적인 게 좋아요.”

‘신사의 품격’ 마지막, 최윤은 클럽에 간 임메아리를 찾기 위해 즉석 부킹남이 된다. ‘안녕하세요. 삼성동 순정만화입니다’. 단 네 글자로 자신을 설명한 최윤처럼 김민종은 자신을 단 세 글자로 표현했다.

“제가 청담동에 살아요. ‘청담동 고독남’이요. 요즘 정말 고독해요. 외로움을 즐기는 면도 있기는 해요. 그런데 비가 많이 오잖아요. 이런 것을 차분하게 즐기는 면이 있었는데 이제는 못 참겠어요. 친구들한테 연락을 해요. ‘야, 빨리 집으로 오던지 뭐라도 하자’ 이렇게요. 혼자는 못 견디겠어요. 다음날 일만 아니면 술을 마시고 싶은데 참는 편이에요. 참는 인내력이 생겼잖아요.”

   
김민종 ⓒ SM엔터테인먼트

‘신사의 품격’ 속 꽃신사 4인방은 김민종을 제외하고 전부 아내의 든든한 외조를 받는 유부남이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김민종은 그런 꽃신사들에 대한 질투와 부러움을 그대로 드러냈다.

“다들 결혼하라고 하는데 여자를 좀 해주던가요. 다들 말로만 그러면 뭐해요. 제가 결혼하기 싫다는 기사가 났던데 사실은 그게 아니에요. 저 혼자 결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인연이 나타나야 하잖아요. 마음을 비웠어요. 공개연애도 조금 해보고 싶고요. 장동건이랑 텔레비전을 같이 보는데 임창정이 나와서 아들 자랑을 하더라고요. 무지하게 부러웠어요. 장동건도 아들이랑 통화를 하면서 ‘아빠,아빠’ 소리가 들리는데 좀 안들리게 하던가. 진짜 부러워요.”

아들 자랑하는 임창정과 장동건. 아내와 아들의 손을 잡고 촬영장에 나오는 이종혁이 무진장 부러운 김민종. 미래의 아내를 위해 어떤 것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묻자 “다”라는 짧고도 굵은 대답이 돌아왔다.

“가장 잘 해줄 수 있는 것은 평생 행복하게 해주는 거요. 친구들이 다 결혼을 했는데 애인처럼, 오빠처럼 해주고 싶어요. 늘 함께 다니고 싶어요, 친구 모임에도 함께 가고. 친구처럼 편안하게 해줄 거예요. 윤이는 첫날밤에 친구들이랑 술 먹고 뻗잖아요. 저는 친구들 다 버립니다. 친구들과의 시간을 많이 가졌잖아요. 더 이상의 의리는 없어요.(웃음)”

모든 인터뷰의 끝이 그렇듯 김민종에게도 역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김민종은 자신의 삶 자체가 계획적이지 못하다며 아무런 계획이 없단다. 이와 함께 ‘신사의 품격’ 속 윤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직은 ‘신사의 품격’에 대한 여운을 오래 가지고 싶어요. 다른 것을 만나기엔 아직 가슴이 받아들이지 못할 거 같아요. 작품에 따라 금방 떠나보내기도 하고 오랫동안 간직하기도 해요. 17년 전 ‘머나먼 나라’에서 연기한 한수는 아직도 가슴에 크게 남아있어요. 그때 연출 했던 분과 함께 소주를 마시면서 한수를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하기도 해요. 윤이 역시 또 만나고 싶은, 오랫동안 가슴에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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