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이웃사람’ 김새론, 소녀가 다코타 패닝에게 ‘미안한’ 이유
[SS인터뷰] ‘이웃사람’ 김새론, 소녀가 다코타 패닝에게 ‘미안한’ 이유
  • 승인 2012.08.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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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매력이 빛나는 배우 김새론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음료수 냄새가 시어요. 신데 찰흙 맛이 나요. 칼라 찰흙 냄새 맛? 엄청 달고요.”

혀를 내밀고 코를 찡그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열세 살 소녀다. 2000년 7월 31일 생. 그러니 딱 한 달 전에 열세 살이 된 셈이다. 이 소녀가 정말 눈물을 쏟아내며 오열하던 ‘이웃사람’ 속 여선이가 맞나 싶다. 천진난만하고 밝은 모습이 수연이와는 조금 비슷한 것도 같다.

김새론. 지금보다 더 어리고 조그맣던 그는 지난 2009년 ‘여행자’로 처음 스크린에 얼굴을 내밀었다. 함께 연기한 설경구를 ‘설경구 아빠’라고 표현하는 조그만 입이 아주 귀엽다. 쟁쟁한 선배들과의 연기가 힘든 점은 없냐고 물었더니 전혀 그렇지 않단다.

“처음 연기한다고 할 때는 설렘도 있고 좀 긴장감도 있고 그런 게 있었는데 실제로 같이 연기하면 (선배들이) 그런 거 없이 아주 재밌고 편하게 해주세요. 연기를 열심히 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요. 여태까지 연기하면서 제일 많이 도와준 분은 설경구 아빠랑 정보석 선배님이에요. 두 분이 제일 잘 챙겨주셨어요.”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김새론을 스타덤에 올린 건 두말할 것 없이 영화 ‘아저씨’다. 원빈과 함께 찰떡 호흡을 보이며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힌 소녀는 그렇게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이제는 ‘김새론’이라는 이름 세글자만으로도 신뢰가 간다.

   
맑은 매력이 빛나는 배우 김새론 ⓒ SSTV 고대현 기자

▶ ‘인터넷 소설 좋아해’

영화 ‘이웃사람’으로 돌아온 김새론을 실제로 마주했을 때 첫 느낌은 ‘눈이 참 맑다’였다. 어느덧 훌쩍 자란 소녀는 긴 머리의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제법 숙녀 티도 났다. 하지만 기자와 마주하고 수줍어하는 모습이나 티 없이 맑은 눈을 깜빡이며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은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이웃사람’ (감독 김휘)은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같은 맨션에 살고 있는 연쇄살인마와 살해당한 소녀, 그리고 그를 의심하는 이웃사람들 간에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스릴러.

극중 김새론은 연쇄살인마에게 희생당한 소녀 여선과 연쇄살인마의 다음 표적이 되는 소녀 수연이라는 상반된 성격의 1인2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1인2역이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말하자, “영화 보셨어요? 어때요?”하며 제법 어른스러운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눈을 빛내던 김새론에게 영화가 좋았다고 하니 “다행”이라면서 활짝 웃는다. 그는 아직 어린 나이지만 작품은 본인이 스스로 선택한다고 털어놨다.

“작품선정은 제가 해요. 시나리오를 읽고 하고 싶다고 느낌이 오는 것을 하는 편이에요. 여태까지 출연한 작품들이 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거든요. 대본이 다 이해가 되냐고요? 그럼요. 저 인터넷 소설 많이 봤어요. 주로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내용을 많이 봐요. 그래서 이해가 잘 됐습니다.”

   
맑은 매력이 빛나는 배우 김새론 ⓒ SSTV 고대현 기자

▶ ‘친구 없으면 못 살아’

‘이웃사람’은 제목 그대로 한 동네 안에 살고 있는 이웃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각박해진 세상, 소통이 단절된 사회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파헤친 이 작품을 접하고 나면 자신의 ‘동네’에 대해서도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김새론 역시 기억에 남는 동네가 있다.

“저는 미아동이 가장 기억나요. 학교 다닐 때 살았던 동넨데 지금은 일산에 살거든요. 불과 두 달 전까지 살았어요. 6년 동안. (‘그러고 보니 오래 살았네’라고 혼잣말을 하며 웃는다) 학교생활의 시작과 끝을 했던 데니까 추억이 많아요.”

갑자기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털어놓는 김새론. 마침 인터뷰 장소에 함께 자리한 그의 어머니가 말을 보탠다.

“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집에 다 데리고 와요. 다섯 명 데리고 와서 집에서 아주 살아요. 미아동에서 길음 쪽으로 이사 갔다가 다시 미아로 돌아갔어요. 지금 일산에 전학간지 한 달 됐는데 다시 보내달라고 난리예요. 이사 가던 날도 친구들이 밤새고 차 쫓아오고 그러더라고요.”

어머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김새론은 서운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수학여행 가는 날만 기다려왔다며 못가면 너무 섭섭할 것 같다는 그에게서 친구들을 향한 지극한 애정이 물씬 느껴졌다.

새침데기 같은 이미지는 역시 오해였다. 배우 장영남의 “아주 나이스(nice)한 소녀”라는 평처럼, 김새론은 소탈한 성격의 ‘의리파’였다.

   
맑은 매력이 빛나는 배우 김새론 ⓒ SSTV 고대현 기자

▶ ‘소간지, 이현우, B1A4 그리고 빅뱅’

그에게 최근 재밌게 본 드라마나 영화가 있냐고 질문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해맑게 웃어 보인다.

“영화는 ‘도둑들’ 봤고 드라마는 ‘유령’을 재밌게 봤어요. ‘소간지’(소지섭의 별명)님이 나오니까요.(웃음) 지금은 ‘아름다운 그대에게’ 열렬히 시청중입니다. 이현우 오빠, 설리 언니 나오고 학생들 얘기라서 좋아요. 친하지는 않고 그냥 팬이에요.”

그 뿐이랴. 김새론은 ‘2012 런던 올림픽’도 잠을 포기하고 시청했다. 무조건 ‘본방 사수’. “한일전은 더욱 열렬히 시청했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던 그. 좋아하는 아이돌 얘기가 나오자 더욱 신난 표정이다.

“노래 듣는 것 너무 좋아해요. B1A4(비원에이포) 좋아하고요. 빅뱅도 좋아해요. 그 중 지드래곤(G-DRAGON)이 제일 좋아요. 참, 아이유 언니도요.”

인터뷰 말미 김새론에게 ‘한국의 다코타 패닝’이라는 평을 들어봤냐고 물으니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더니 이내 민망한 듯 얼굴을 가리고 수줍어했다.

“그런 말은 정말 감사하고…. 감사는 한데 저는 아직은 왠지 다코타 패닝에게 미안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겸손한 대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나는 김새론이 더 좋다”고 말하자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소녀. 김새론의 바람처럼 ‘넓게 보고 멀리 들어 마음으로 전할 수 있는, 깊이 있고 바른 배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의 다코타 패닝’이 아닌 ‘미국의 김새론’이 탄생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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