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김윤진 "새론이처럼 예쁜 딸이라면 갖고싶죠"
[SS인터뷰] 김윤진 "새론이처럼 예쁜 딸이라면 갖고싶죠"
  • 승인 2012.08.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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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늘 당당함이 매력적인 배우. 흡인력 있는 눈빛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 긴 팔다리에 탄탄한 체형, 원어민 못지않은 영어실력. 배우로서 성공할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 김윤진에게 '월드스타'라는 칭호가 붙은 지도 어언 몇 년이 흘렀다.

"'월드스타'요? 에이, 아니에요. 세계 어디를 가나 이름만 대면 알 정도가 돼야 하는데 저는 아직 그러려면 한참 멀었어요. 그냥 제가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월드스타'라고 불러주시는 거겠죠. 어찌됐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손사레를 치는 김윤진의 모습에서 지극히 겸손한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카리스마와 자신감이 넘칠 것만 같았던 그는 그렇게 인간적인 모습으로 더욱 빛을 발하고 있었다.

사실 기자가 인터뷰 장소에 도착했을 때 김윤진은 오전부터 연이어 진행된 인터뷰에 다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그는 스태프들이 사 온 간식에 소녀처럼 환호하며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떡볶이를 맛있게 먹고는 제법 힘이 났는지 씩씩하게 걸어온다. 날씬하기 짝이 없는 '개미 허리'에 눈길이 갔다.

   
김윤진 ⓒ SSTV 고대현 기자

이렇듯 날씬하고 세련된 외모의 김윤진이지만 작품 속에서는 '아름다움'보다 '절실함'이 강조된다. 그는 주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역할을 많이 맡았다. '여전사'에서 모성애가 투철한 '엄마'까지 다양한 역할들을 소화해낸 그. '이웃사람'(감독 김희)에서도 죽은 딸 여선의 엄마로 분했다.

"사실 이번에는 분량이 다른 영화에 비해 작아요. 김휘 감독님이 '하모니'의 각색을 담당하셨거든요. 투자자들과 준비를 진행할 당시에는 모니터 차원에서 읽어봐 달라더라고요. 경희 역을 맡아달라고 한 것도 아니었어요. 제가 먼저 하고 싶다고 했죠. 감독님도 의외였다고 하시더라고요."

대본에 매료돼 단숨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김윤진. 분량도 적고 전작들에 이어 또 '엄마' 역할이라 부담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는 이 작품이 너무 하고 싶었다.

"많은 캐릭터의 사연들이 각자 다른 조각들로 움직이다가 하나하나 이어가면 끝에는 최종적으로 한 퍼즐 그림이 완성되죠. 그때의 힘과 울림이 있어요. 이웃사람끼리 서로 무관심하게 지내다가 여럿이 힘을 합쳐 소녀의 생명 지키는 이야기가 참 좋았습니다."

   
김윤진 ⓒ SSTV 고대현 기자

실제로 최근에는 이웃 아저씨의 손에 이끌려 따라갔다가 무참히 살해를 당한 한 초등학생의 사건이 뉴스를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과 아동을 상대로 한 잔인한 사건들은 마치 영화에서처럼 실제로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뉴스에서 '수원토막사건' 등을 접할 때마다 너무 끔찍하죠. 최근에 여성 피해자가 희생되는 사건들이 너무 많잖아요. 뉴스 볼 때마다 이 영화들 너무 선택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서로에게 무관심해졌는지…. 만약 잘 알고 친한 사람이 사고를 당한다면 두 눈뜨고 보고만 있지는 않을 텐데 말이에요."

김윤진은 의식적으로 자신이 메시지 강한 영화를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대본이 재미있어서 선택했는데 강렬한 메시지까지 함께 담고 있어서 더 좋았다고.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죽은 여선의 환영을 보고 '밥상을 차려주는 장면'이다.

"처음에 저는 너무 무서워서 죽은 딸 여선과 바라보지 못하죠. 그러다 대단한 결심을 해서 어느 날 여선이 들어오는데 밥상을 차려주는 장면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수연이라는 아이를 살릴 수 있는 행동을 하게 되죠. 이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작은 힘이 생기는 그런 장면이니 매우 중요하죠. 특별히 신경 써서 찍은 부분 중 하나예요."

   
김윤진 ⓒ SSTV 고대현 기자

김윤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김새론 양과도 환상적 호흡을 자랑했다. 막상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신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는 김새론의 몰입도를 높이 샀다.

"새론이는 여러 가지 색깔을 갖고 있어요. 본 촬영에 들어갈 때는 아역배우 아닌 일반 배우와 다름없죠. 몰입도가 좋고 감정 연기도 빨리 되더라고요. 놀라웠습니다. 나중에 편해지고 나서는 장난도 많이 치고 그랬죠. 그렇게 예쁜 딸이라면 갖고 싶어요."

결혼은 했지만 아직 슬하에 아이는 없는 김윤진. 새론 양처럼 예쁜 딸이라면 낳고 싶다고 넌지시 털어놓는 모습이 솔직하게 다가왔다. 털털한 모습으로 말의 강약을 조절하며 인터뷰에 응하던 김윤진은 '이웃사람'의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영화를 재밌게 보고 나와서 '우리 사이가 언제부터 이렇게 됐지? 타인에게 너무 관대한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이 드신 분이랑 젊은 남자랑 말싸움하는 동영상이 뜬 것을 볼 때, 그럼 주변에 수많은 남자들은 대체 뭘 하는 걸까 궁금해요. 약자가 당하는 것을 보고만 있는 사회는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미국인들은 지독한 개인주의인데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서로 모르는데 막 수다 떨고 그러잖아요. 이웃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 사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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