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나는 왕이로소이다' 임원희 "한국의 기타노 다케시 꿈꾼다"
[SS인터뷰] '나는 왕이로소이다' 임원희 "한국의 기타노 다케시 꿈꾼다"
  • 승인 2012.08.1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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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호위무사로 돌아온 임원희 ⓒ SSTV 고대현 기자

[SSTVㅣ유수경 기자]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는 수식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임원희. 스스로의 해명에 의하면 그를 둘러싼 큰 오해가 두 가지 있다. 먼저 하나는 생각보다 키가 그렇게 작지 않다는 점. 많은 이들이 자신을 너무 작게 본다며 "그래도 표준은 된다, 175cm"라고 밝히는 그.

또 하나의 오해는 코믹한 연기와 다르게 실제 성격은 너무 묵직하지 않냐는 것인데, 이에 대해 임원희는 "입담이 뛰어나게 좋지는 않지만 까칠하거나 무거운 사람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렇다. 임원희는 그렇게 어렵고 무거운 사람은 아니다. 조금 낯도 가리고 내성적인 편이긴 하다. 외동아들로 혼자 자라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도 술자리에서는 나름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예전에 사석에서 웃긴 노래도 부르고 재밌게 한 기억이 나요. 제가 사람들을 되게 많이 웃겼는데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이상하게 그게 안돼요. 사람들이 썰렁해하고 그래서 저 스스로도 그냥 웃겨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죠. 김수로 씨는 실제로도 입담이 정말 좋아요. 대단한 사람이죠."

   
사랑스런 호위무사로 돌아온 임원희 ⓒ SSTV 고대현 기자

그는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 호위무사 황구 역을 맡은 김수로를 언급했다. 임원희는 이번 작품에서 충녕과 덕칠 1인2역을 맡은 주지훈의 호위무사 해구로 출연, 환상적 호흡을 자랑한다.

"사실 이 영화는 주지훈의 영화 같아요. 그의 마력이 얼마만큼 관객들을 끌어들일지가 궁금하죠. 여심이 통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지켜보니까 여자들이 좋아하는 영화들이 대부분 잘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여자들이 남자친구의 손을 끌고 극장에 많이 가서 그런가 봐요."

일단 여심을 사로잡아야 흥행할 수 있다는 나름의 생각을 전한 임원희는 주로 코미디 영화에만 도전하는 것에 대해 "시켜주지 않아서 그렇다"며 솔직한 답변을 내놓는다.

"늘 코미디만 하다보니 이제는 오랜만에 악역을 하고 싶네요. 기존 임원희라는 사람에 대해 관객들이 늘 아는 거에서 탈피하고 싶어요. 이제는 관객이 질리겠다는 생각도 언뜻 들더라고요. 위기감이죠."

새로운 역할에 도전 의지를 밝힌 임원희는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가 롤모델이다. 기타노 다케시는 일본 유명 개그맨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배우다. 개그맨이라는 인식과 편견을 바꾸는데만 십년이 걸렸다. 그것을 보며 임원희 역시 '쉬운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는 코미디 연기에 대한 생각도 다소 진지하다.

"코미디 연기도 그렇고 개그도 같은 맥락이에요. 사람들이 앞에서는 웃어놓고 뒤에서는 무시하거든요. 아무래도 희극은 작품성이 경외시 되지 않나요? 영화적으로도 상을 못 받죠. 그 점이 좀 아쉬워요. 고급 코미디와 저급 코미디로 나누는 것도 웃기지만 개인적으로는 '고급 웃음'을 드리려고 늘 노력은 해요."

   
사랑스런 호위무사로 돌아온 임원희 ⓒ SSTV 고대현 기자

이번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코미디이긴 하지만 기존에 그가 연기해왔던 장르를 탈피했다. 생애 첫 사극에 도전한 것. 그의 새로운 도전은 어땠을까.

"'그동안 나는 왜 사극이 안 들어왔을까' 하는 생각을 했죠. 처음에는 놀라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저는 하고 싶었는데 좋았어요. 현대극과 크게 다른 점은 모르겠습니다. TV 드라마에서 보는 전형적인 사극이 아니라서 그런가 봐요. 사실 상투만 틀었지 (영화 속에서) 거지꼴로 다녀서. 하하. 수염붙이고 하루 종일 있으면 간지럽고 껄끄러워서 미칠 거 같아요."

극중 도망자 신세가 된 세자 충녕의 곁을 지키는 호위무사 해구. 늘 충녕과 티격태격하고, 의욕만 넘치지 실력은 없는 해구를 보며 관객은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구가 귀여워진 것은 임원희의 노력 덕분이다.

"해구는 좀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애완견 같지 않나요? 사실은 제가 데리고 다니는 거지만…. '타잔과 치타'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영화 '전우치'에서 강동원 씨가 유해진 씨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참 귀엽게 보이더라고요. 영화에서 (주지훈과) 손잡고 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대본에 나오는 게 아니에요. 실제로 지훈이가 넘어져서 잡아 준건데 감독님이 귀엽다고 그걸로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사랑스런 호위무사로 돌아온 임원희 ⓒ SSTV 고대현 기자

앞서 주지훈은 언론시사회 전 가진 SSTV와의 인터뷰에서 "임원희 씨의 실제 모습 중에 너무 웃긴 부분이 있어서 극중에서 활용했다"는 귀띔을 한 바 있다. 임원희 본인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촬영 초반에 주지훈이랑 있는데 저를 보더니 특유의 표정이 있대요. 지훈이가 그 표정을 덕칠이 연기할 때 썼다더라고요. '그래, 해라' 하고 기분 좋게 받아들였죠. 그런데 영화를 보니 어디서 쓴 건지는 모르겠더라고요.(웃음) 저도 모르는 제 모습이라서 그런가 봐요."

어린 시절 '얌전한 아이'였던 임원희는 이제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말할 줄 알고, 카메라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명연기를 펼쳐 보이는 배우가 됐다. 그는 군대가 자신을 바꿔놓았다고 말한다.

"최전방을 갔다 왔어요. 얌전히 조용하게 집에만 있던 외아들이었는데, 군대 가서 빨래도 처음 해봤죠. 합숙하면 잠도 못 자는 성격인데 군대에서는 내내 같이 자잖아요. 변하고 강해졌죠. 그 후 들어간 극단에서도 고생은 많이 했어요. 목화라는 극단이 쉬운 극단이 아니에요. 마음대로 들락날락 할 수 없고 규율이 좀 세죠."

힘든 시절을 회상하며 "그래도 그렇게 고생을 많이 한 편은 아닌 것 같다"며 웃는 임원희는 "꾸준히 연기를 할 수 있어 고맙지만 흥행이 안 될 때 잠을 못 자고, 술을 안 먹으면 잠이 안 오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 임원희는 솔직하고 편안한 사람이었다. 부디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사랑스러운 해구가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어놓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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