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도둑들’ 김혜수 “‘태양의 눈물’처럼 갖고 싶은 것? 물론 있죠”
[SS인터뷰] ‘도둑들’ 김혜수 “‘태양의 눈물’처럼 갖고 싶은 것? 물론 있죠”
  • 승인 2012.07.3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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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당당한 배우 김혜수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어마어마한 그녀가 돌아왔다. 그 어느 때보다 심상치 않다. 본인의 표현을 빌자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면에 어마어마한 무언가가 숨겨져 있음이 짐작되는 여자”다.

최동훈 감독이 전작 ‘타짜’에 이어 또 한 번 그를 캐스팅한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다. 정마담의 섹시함은 그대로지만 이번에는 강인함 대신 순정을 끌어안았다. 건드리면 ‘톡’하고 부숴질 것 같은 감성의 팹시. 정말 그녀, 김혜수가 맞나 싶다.

개봉 후 엄청난 속도로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도둑들’에서 그는 치명적 매력의 금고털이로 분했다.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금고를 만지작거리며 연습에 몰두했고 수중 촬영으로 생사를 오가는 상황도 경험했다.

오랜 시간 배우로서 활동하며 처음으로 느낀 아찔한 순간. 당시의 일을 조곤조곤 털어놓는 김혜수는 예의 그 멋진 여자로 다시 돌아와 있었다.

“수중 촬영 당시 심적인 준비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적인 제한이 있으니까 어려웠어요. 몸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고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쳤겠지만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배우란 순간적으로 모든 걸 걸어야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살면서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감정들이에요. 우리(배우)만 아는 비애랄까요?”

   
솔직하고 당당한 배우 김혜수 ⓒ SSTV 고대현 기자

그는 영화를 촬영하며 모두가 한 지점을 향해 가기 위해 맹목적인 무언가를 하고, 그 마음이 하나가 돼야 하는 것. 그것이 배우라는 직업의 특별함이라고 했다.

수중에서 물을 너무 많이 먹고 공황상태가 와서 연기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상태도 아니었다며 김혜수는 “그래도 배우는 연기를 해야 되는 거였다”면서 웃는다.

김혜수가 맡은 팹시는 겉으로는 강하지만 속은 한없이 여린 여자다. 자칫하면 깨질 수도 있는 ‘유리 같은 여자’랄까.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서도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최동훈 감독의 영화에서 예상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당황했죠. 내적으로 무언가 가지고 가는 인물이고 욕망에 있어서 다른 도둑들과는 달라요. 드러나게 표현하는 게 아니라 간직하는 여자에요.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최동훈 감독 영화에 변화의 폭이 생겼다면 현란한 액션이 아닌 정적인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했다는 것이죠. 이 폭을 결정하는 게 팹시고요.”

김혜수는 ‘타짜’에 이어 또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된 최동훈 감독에 대해 더욱 ‘숙성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일단 시나리오를 보면서 재미의 폭이 더 넓어졌다는 걸 느꼈어요. 대사의 쾌감이 있고 책을 덮고 나서는 시나리오의 연장선상에서 잔상과 여운이 많이 남더라고요. 좀 더 숙성되고 감독으로서도 성숙한 느낌이 들었죠.”

   
솔직하고 당당한 배우 김혜수 ⓒ SSTV 고대현 기자

이쯤에서 전지현의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도둑들’에서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로 분한 전지현은 시시때때로 김혜수를 도발하며 팹시를 더욱 어마어마하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도둑들’ 언론시사회 당시 전지현은 “김혜수와 나는 이미 바스트(Bust)부터 상대가 안 된다”는 돌발 발언을 하기도.

“실제로도 전지현 씨가 유머센스가 있어요. 말을 재밌게 하고 적절하게 하며 즐거움을 선사하는 거죠. 무례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전지현 씨는 길고 얇죠. 얼굴이 단지 예쁜데 그치는 게 아니라 보면 볼수록 들여다보고 싶은 스타일이랄까요? 눈에 익는 얼굴이 아니에요. 너무 매혹적인 사람이죠.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장점을 알고요.”

그렇다면 관객들에게 폭풍 웃음을 선사한 ‘특별출연’ 신하균은?

“신하균 씨는 정말 인센티브 받아야해요. 하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장식하는 흔치않은 특별출연이죠. 정말 특별한 배우가 해줘야 했어요. 정말 띄엄띄엄 찍었는데 그 몫을 다해내잖아요. 배우 입장에서도 연이어 찍는 게 아니라 촬영을 띄엄띄엄 하면 더 힘들거든요. 신하균 씨는 참 좋은 배우죠. 그는 언제, 어느 순간 어디에 있어도 좋은 것 같아요.”

   
솔직하고 당당한 배우 김혜수 ⓒ SSTV 고대현 기자

이미 많은 관객들이 눈으로 확인한 것처럼 ‘도둑들’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모인 한국과 중국의 프로 도둑 10인이 펼치는 범죄 액션 드라마다.

인터뷰 말미, 문득 김혜수에게도 ‘태양의 눈물’처럼 간절히 갖고 싶은 게 있는지 궁금해졌다.

“물론 있죠. ‘지혜’요. 인생을 잘 살아낼 수 있는 지혜를 갖고 싶어요. 그리고 축복받은 재능도 탐나죠. 가급적 아주 넓게 많이 나눌 수 있는 능력이면 더욱 좋겠어요. 빌 게이츠나 스티븐 잡스처럼 정말 인류를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 시간 남짓한 인터뷰. ‘인연을 소중히 하는 여자’ 김혜수의 빛나는 눈빛과 코를 찡긋하며 웃는 미소가 잔잔한 여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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