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가수 윤하 “초음속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 음악에 담았어요”
[SS인터뷰] 가수 윤하 “초음속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 음악에 담았어요”
  • 승인 2012.07.2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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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 ⓒ 위얼라이브 제공

[SSTVㅣ국지은 인턴기자] 한층 예뻐진 미모처럼 마음도 예뻐졌다. 암흑처럼 긴 터널을 지나 발매된 윤하의 4집 앨범은 다양한 장르와 사운드로 우리의 귀를 매혹한다.

1년 6개월. 참으로 길게 느껴졌다는 윤하, 4집 앨범 ‘슈퍼소닉(Supersonic)’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긴 공백만큼 한시라도 빨리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강했어요. 그런 감정을 담을 단어가 없을까 하던 중 ‘수퍼소닉’이란 단어를 접하게 됐습니다. ‘음속보다 더 빠른 초음속’을 뜻하는 이 단어, 정말 끌리더라고요”

   
윤하 ⓒ 위얼라이브 제공

◆ 지하 작업실에서 1년간 만든 ‘순간의 기록들’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의도치 않은 공백기간을 가진 윤하는 그동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을 텐데 의연한 모습이었다. ‘성장통’을 겪은 만큼 더 단단해진 그녀의 심지가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번 앨범은 순간의 기록들이에요.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담았죠. 양재동 지하실에서 작업하는 사람들과 1년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만든 앨범입니다. 희로애락이 담긴 음악들이라 그런지 애정이 정말 남달라요”

타이틀 곡 중 하나인 ‘피플(People)’은 사람들의 퇴근시간, 라디오방송을 위해 출근하며 느꼈던 감정들을 풀어놓은 음악이다. 하나같이 지쳐 보이는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싶어 만든 곡이라고 소개하는 윤하의 마음에 왠지 모를 따뜻함이 묻어난다. 이렇듯 1년여 동안 함께한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별밤)’ 라디오 DJ는 다소 소극적이었던 그에게 하나의 탈출구와 같았다.

“라디오, 정말 저를 사람답게 만들어 주었어요. 제 성격상 조금만 힘든 일이 있으면 저 자신을 밀폐 시키거든요. 그래서 누군가의 전화 한통도 받기 힘들었던 시기에 라디오는 마치 천운 같았습니다”

노래로 누군가에게 뭔가를 전달하는데 것이 익숙했던 윤하는 라디오를 진행하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귀를 기울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에서도 도움이 많이 됐다고 털어놓는 그. 이제 ‘발신’과 ‘수신’을 동시에 하는 뮤지션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라디오를 하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특히 ‘별다른 상담소’란 코너에는 다소 무거운 사연들이 많았는데 그만큼 느끼는 것들이 남달랐습니다. ‘이렇게 힘든 사람도 있구나’ 생각하면서 나약했던 저를 다시 다스렸어요. 그런 감정들이 음악에 많이 투영된 거 같습니다”

라디오에 강한 애정을 보이는 윤하에겐 ‘DJ’란 음악 이외에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어주는 하나의 관계임이 분명해 보였다. DJ가 아닌 흔들리는 한 청춘으로서 사연들에 충실히 임하는 그의 모습에 진지함이 묻어났다.

   
윤하 ⓒ 위얼라이브 제공

◆ “어두운 터널 함께 관통한 지인들에게 감사”

“가장 힘이 됐던 사람은 매니저 오빠였어요.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내 몸을 맡겨버리는 거잖아요. 내가 누굴 믿을 수 있을까란 회의에 빠져 있을 때 매니저 오빠가 저를 계속 믿어줬어요. 항상 ‘너 멋지다. 잘 할 수 있다’란 희망적인 말들을 계속 해줘서 많은 힘이 됐습니다”

어두운 터널을 함께 관통했던 사람들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현하는 윤하에게 이번 앨범은 보석과도 같다. 그러나 공백 속 정규앨범 발표는 다소 위험요소를 감수하고 감행했던 것.

“앨범 작업 마지막엔 갈팡질팡했어요. 하지만 사실 전 그렇게 여유부릴 수가 없었어요.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서라면 위험부담 정돈 감수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을 선택하는 모든 기준은 나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 대한 기대치를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에요. 어느 순간 일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었어요. 그래서 그 순간들에 최선을 다했고 모든 걸 쏟아 붓고 싶었습니다”

열정을 다한 이번 앨범 속 자작곡 ‘셋 미 프리(Set Me Free)’와 ‘호프(Hope)’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렇듯 매사 느꼈던 일들이 많은 공백기간임을 알 수 있었다.

“‘셋 미 프리(Set Me Free)’는 제가 가장 처절했을 때 썼던 노래예요. 다시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도 안됐던 때죠. 정말 끝나지 않는 어둠 같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때를 떠올릴 수 있는 좋은 기록이에요”

‘별밤지기’를 하며 수많은 게스트들의 라이브가 부러워 쓰게 됐다는 ‘호프(Hope)’는 무대에 서고 싶다는 소망을 담은 노래다. 코러스 부분을 팬들과 함께 부르는 상상을 하며 곡에 임했다는 윤하는 팬들에게 무조건 연습해오라는 숙제를 내기도 했다고.

벌써 데뷔 9년 차 스물넷 윤하에겐 많은 심리적 변화가 있었다. 어렸을 땐 잘 몰랐지만 음악은 그 사람을 그대로 투영한다며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면 좋은 음악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그는 한층 어른스러워진 모습이었다.

“어렸을 때는 오기와 욕망으로 ‘전부 다 이겨야지’란 생각이 지배적이었어요. 일종의 승부근성으로 음악을 해서 그런지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어요. 근데 이제는 혼자가 아닌 제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운명과도 같은 거죠”

이젠 ‘감사합니다’란 인사말이 진짜 가슴으로 와 닿는다는 그는 음악적 부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이 바로 ‘태도’라고 말했다. 또한 ‘별밤’을 기점으로 적금통장이 생기기도 했고 이젠 더 이상 남자의 ‘얼굴’을 보지 않는다며 살포시 연애관을 내비치기도 했다.

“연애, 참 열심히 했었어요. 지금은 아쉽게도 없지만... 공연 후 여유로워지면 다시 하지 않을까요?(웃음) 전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는데 요즘은 ‘아이두 아이두’를 보면서 영감을 얻어요. 여자들에게 박태강(이장우 분) 캐릭터는 정말 치명적이에요”

   
윤하 ⓒ 위얼라이브 제공

◆ “60억 인구가 내 노래 듣는 꿈...뮤지션은 허황된 꿈 꿔도 돼”

종종 드라마를 보며 영감을 얻는 윤하는 역시 순수하고 밝다. ‘이루고 싶은 꿈이 뭐냐’는 질문에 “60억 인구가 다 내 노래를 듣는 게 꿈”이라며 “뮤지션은 그런 허황된 꿈을 꿔도 된다”는 그는 자신을 ‘특권을 누리는 사람 중 한명’이라 했다. 때론 친구들과 맘대로 놀지 못하는 상황을 탓하곤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고. 윤하는 자신을 통해 희망을 얻고 꿈을 찾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감명을 받는다며 말을 이어갔다.

“(콘서트) 연습을 하면서 ‘공연장이 꽉 찰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비어있으면 썰렁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제가 그 빈자리를 의식하면 자리를 채워주시는 분들을 못 보게 되는 거잖아요.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안 오신 분들이 손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임하려고요.(웃음)”

오는 28일 서울, 다음달 11일 부산에서 컴백 콘서트를 개최하는 윤하에게 단독공연은 솔직히 부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내색 없이 신나게 즐기겠다는 그는 역시 강단 있는 뮤지션이다.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며 “아이를 낳고 집안일을 하다 문득 자신의 노래를 듣고 젊은 시절 향수에 빠지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솔로 여가수가 흔치 않은 가요계에서 윤하의 존재는 각별하다.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윤하의 앨범에는 다양한 장르와 완성도 있는 음악들이 채워져 있어 더 반갑다. 한층 단단해지고 성숙해진 윤하는 이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앞으로 윤하의 활동을 기대하며 그의 행보에 후진 없는 런(RUN)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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