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연가시’ 이하늬 “‘평강공주 콤플렉스’로 마음고생 많이 했죠”
[SS인터뷰] ‘연가시’ 이하늬 “‘평강공주 콤플렉스’로 마음고생 많이 했죠”
  • 승인 2012.07.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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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은 이하늬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전화위복이란 말은 딱 지금 그녀에게 써야 할 것 같다. 열병처럼 할퀴고 간 루머들로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해야 했던 이하늬에게 이제 조금씩 구름이 걷히고 무지개가 뜨고 있다.

오랜 시간 채식주의자로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던 그는 과거 한 방송에서 고기를 섭취한 장면이 포착되며 ‘육식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이어 난데없는 열애설에도 휘말리면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그는 “좋다고 들뜨거나 비극적이라고 다운(down)되지도 않는다”던 말처럼 이 모든 일들을 담담하게 이겨내 왔다.

하지만 이하늬는 사실 여린 여자다. 악성 루머에 휩싸일 때면 일차적으로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는 그는 많은 일들에 대처하면서 좀 더 현명해지고 단단해졌다고 고백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도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마인드컨트롤 하려고 노력해요. 저를 둘러싼 수많은 생각과 말들은 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제 스스로 중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신념과 열정이 꺾이지 않게 노력해야죠.”

영화 ‘연가시’ 개봉 당시 만난 이하늬는 그렇게 자기자신을 추스르고 있었다. 그는 동그란 눈과 통통한 볼, 깊게 패인 보조개로 보는 사람마저 기분 좋게 하는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각종 논란이 불거질 때 “다 하늬 씨가 잘되려고 이러나보다”라고 위로했던 매니저의 말처럼, 이하늬가 열연을 펼친 ‘연가시’는 개봉 17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은 이하늬 ⓒ SSTV 고대현 기자

◆ ‘눈밭을 걸을 때는 발자국을 어지럽게 남기지 말라’

‘연가시’에서 가족을 지키려는 가장 재혁(김명민 분)의 동생이자 형사인 재필(김동완 분)의 애인 연주로 분한 이하늬. 연주는 변종 연가시에 감염된 이들을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국립보건원 연구원이다.

“사실 촬영 당시에 빈 비이커를 쳐다보면서 걱정도 많이 했어요. CG가 소위 ‘B급’으로 나오면 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영화를 보니 CG도 생각한 거보다 잘 나왔고 많은 분들이 좋게 봐 주신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걱정했던 부분들이 생각 이상으로 화면에 잘 드러나 있어 좋았다며 활짝 웃는 이하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이 실로 많다.

“배우들마다 가진 색들도 다르고 연기를 대하는 태도도 다 다른데, 연기도 연기지만 많이 배웠던 거 같습니다. 명민 선배는 정말 연기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부분에서 친절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선안대사의 말 중에 그런 게 있잖아요. ‘눈밭을 걸을 때는 발자국을 어지럽게 남기지 말라’는. 뒤에 따라오는 사람을 위해 그런 건데,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올곧게 가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선배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 이하늬는 자신 역시 후배들이 좋은 점을 본받을 수 있는 선배가 돼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발 한발 좀 더 신중하게 가야겠다고 털어놓는 그의 눈빛이 사뭇 진지했다.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은 이하늬 ⓒ SSTV 고대현 기자

◆ ‘평강공주 콤플렉스’ 때문에 마음고생도…

사실 영화 속에서 이하늬가 맡은 연주는 똑똑하고 예쁘고 착하고, 한마디로 완벽한 여자다. 그런 그가 왜 가부장적이고 사고뭉치에 단순한 재필을 만나는지 의아한 관객도 많을 터. 처음에는 이하늬 역시 그게 의문이었단다.

“‘연주가 재필을 대체 왜 만나는 거죠?’. 제가 감독님에게 처음 한 얘기예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아…. 생각해 봐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런데 뭐하나 부족할거 없는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가 있잖아요. 나쁜 남자를 고쳐주고 싶고 연약한 사람을 보면 안아주고 싶은 마음? 연주는 능수능란하게 연애를 한 여자가 아니에요. 재필한테 코가 꿰서 만난 케이스라 굉장히 바보 같아 보일 수 있죠.”

극중 연주의 마음을 대변하던 이하늬는 본인 스스로도 ‘바보 같은 연애’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돌이켜보면 내 남자가 굉장히 결점이 많아도 내가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평강공주 콤플렉스’라고 할까요? 항상 누군가 채워주려고 무던히 애쓴 연애를 했어요. 덕분에 마음고생도 많이 했죠. 스펙 좋고 잘나고 속 썩이는 사람보다는 자상하고 자기 일 잘하고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은 이하늬 ⓒ SSTV 고대현 기자

◆ ‘너 같은 애 낳고 미역국 드셨냐’ 악성 댓글에…

또 한 가지, 연주를 연기하면서 이하늬가 고민했던 것은 억지로 꾸며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적으로 보이기’였다고.

“저는 연주라는 캐릭터가 그 자체로 무던하게 지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참 힘들더라고요. 지적인 체를 하는 거랑 그냥 가만히 있어도 지적인거랑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형제를 구하기 위해 트럭을 타는 것도 여전사처럼 등장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이가 죽었을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앞선 것 같아요. 연주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 그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인터뷰 말미 이하늬는 미스코리아로 데뷔할 당시 힘들었던 일들도 함께 털어놨다. 의도치 않게 화려한 집안 내력(이하늬의 어머니는 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 문재숙 씨고 민주통합당 문희상 의원이 그의 삼촌이다)이 공개되면서 마음고생을 한 그는 눈물도 참 많이 흘렸다.

“그때 그렇게 많이 울었어요. 그게 첫 시작이었죠. 너무 죄송스럽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언젠가 ‘부모님 때문에 (연예 활동을 하는데 있어) 유달리 덕을 보거나 하지 않았다’는 말을 했는데 기사가 나간 이후 ‘너 같은 애 낳고도 부모님이 미역국 드셨냐’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 마음이 아팠죠. 사실 저는 굉장히 평범하게 자랐거든요.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고 ‘진짜 이하니’로 오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오는 게 중요하니까요.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 알아주시겠죠?”

배우이기 이전에 참 ‘솔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하늬. 그의 진심을 대중들은 머지않아 분명히 알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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