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연가시’ 김명민 “‘마조히스트’라는 오해 당황스러워”
[SS인터뷰] ‘연가시’ 김명민 “‘마조히스트’라는 오해 당황스러워”
  • 승인 2012.07.0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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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매력이 넘치는 배우 김명민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기자: “김명민씨에게는 평소 ‘명품 연기’ ‘미친 연기의 달인’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명민: “‘명품 연기’는 꽤 듣기가 좋은데, ‘미친 연기의 달인’은 뭐죠? 그건 좀 이상한데요. 제가 미쳤다는 건가요. 하하하.”

‘미치지 않았다’면서 손사레를 치는 이 남자. 새로운 모습이다. 배우 김명민이 아닌 인간 김명민은 농담을 즐기고 굉장히 유머러스했다. 무척이나 심도 있는, 고차원적인 질문을 준비해야 할 것만 같아 머리를 싸매게 했던 그. 하지만 실제로 만난 김명민은 어떤 질문에도 웃으며 친절하게 답해 주는 ‘젠틀맨’이었다.

칭찬을 하면 어린 아이처럼 진심으로 기뻐하고, 다소 아쉬운 부분을 얘기하면 아주 진지하게 경청한다. 상대방의 눈을 마주보고 모든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연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연기하는 기계’같았던 배우 김명민은 인간적인 매력이 더욱 많은 사람이었다.

한국에서는 쉽사리 시도되지 않았던 재난감염영화 ‘연가시’(감독 박정우)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은 김명민이 주연이라는 점만으로도 큰 기대를 했던 게 사실이다. 더불어 ‘변종 연가시’라는 특화된 소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 색다른 배우들의 조합도 큰 관심사였다.

연기력으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김명민 문정희와 더불어 신화 멤버 겸 연기자 김동완 그리고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 이하늬의 연기가 어떻게 어우러질까에 대한 궁금증이 치솟았던 것.

   
유쾌한 매력이 넘치는 배우 김명민 ⓒ SSTV 고대현 기자

◈ 김동완, 신화 중 제일 ‘삼촌’ 같아

김명민과 김동완이라. 언뜻 생각하기엔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들은 마치 ‘진짜 형제’같은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김명민의 친동생으로 등장하는 김동완은 감염된 조카들과 형수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캐스팅, 처음에는 김명민 역시 걱정이 많았다.

“당연히 선입견은 있었어요. 배우 냄새가 안 나는 아이가 (극중에서) 나랑 관련이 없는 것도 아니고 동생인데, 재필 역할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저에게는 신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좀 걱정을 했죠. 물론 (김동완이) 그 중에선 제일 삼촌 같지만. 하하. 배우의 이미지보다는 ‘스타’ 이미지가 강해서 걱정을 했는데 정말 동생같이 친근하게 잘 하더라고요. 맛있는 거 먹이면서 친해졌습니다.(웃음) 현장에서 저에게 에너지를 많이 줬어요.”

앞서 김명민은 ‘연가시’ 언론시사회에서도 김동완의 별명이 ‘파닥이’라는 점을 폭로한 바 있다. 워낙 파닥파닥거리며 잘 뛰어다녀서 ‘파닥이’라고. 심지어 김동완이 스스로 자신의 별명을 알려줬단다. 김동완에 대한 느낌을 전하는 김명민의 얼굴에서 ‘친형’같은 다정함이 스쳐지나갔다.

전작에서 강렬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서일까. 많은 이들은 김명민이 자기자신을 혹사시키면서 힘들고 강한 역할들에 도전한다고 생각한다. ‘대체 왜 그런 것일까’에 대해 궁금해도 한다. 정작 그의 생각은 전혀 다른데 말이다.

“사람들은 가장 본인들에게 자극적이고 이슈가 됐던 부분들만 기억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계속 그렇게 낙인이 찍히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정형화된 제 모습이 고착화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요. 이러다 제가 맡은 어떤 인물이 두드러지게 보여지면 또 그게 고정화 될 거예요. 심지어 ‘조선 명탐정’ 찍을 때는 놀면서 정말 재밌게 찍었는데도 ‘힘들었다’ ‘죽을 고비 넘겼다’ 이렇게 알려졌더라고요. 사실은 재밌게 빨리 찍은 작품이거든요. 어떤 분들은 저에 대해 ‘마조히스트(고통을 즐기는 사람)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는 것 같아요. 전혀 아닌데 말이죠. ‘혹사’라는 단어를 아예 쓰지 말아야 할까 봐요.”

   
유쾌한 매력이 넘치는 배우 김명민 ⓒ SSTV 고대현 기자

◈ 60년 중 10년만 자고 싶다

혹사. 물론 그가 캐릭터를 위해 자신을 혹사시킨 적도 있기는 하다. ‘내사랑 내곁에’에서는 루게릭병 환자 역을 소화하기 위해 건강에 무리가 갈 정도로 살을 뺐고, ‘페이스 메이커’ 때는 도로 위를 달리고 또 달려야 했다. 하지만 일부러 ‘힘든 것’들만 찾아나서는 것은 분명히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이번 영화 ‘연가시’는 김명민 자신의 영화가 아닌 ‘감독의 영화’라고 말한다.

“일단 제가 배우로서의 어떤 책임감이나 사명감이 조금 덜해요. 분량도 분량이지만 배우의 연기가 확 두드러지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감독의 연출력을 믿고 가는 거죠. 감독이 어떻게 배우의 연기와 수많은 장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시킬까가 궁금하더라고요. 그런 궁금증이 가장 심했습니다. 제 연기에 대한 기대보다는 감독님에 대한 기대를 했죠.”

그의 말에서 감독에 대한 강한 신뢰가 느껴졌다. 이번 영화는 배우로서의 부담이 조금 덜해서였을까. 그의 얼굴에서 편안함을 읽을 수 있었다.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보였던 김명민과의 인터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말이었다. 작품을 하지 않을 때는 오후 늦게까지 자고 휴식을 취할 법도 한데 그는 잠을 많이 자는 편은 아니라고.

“하루에 평균 6~7시간 정도 자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는 아침까지 촬영하고 집에 가면 자는 게 아까워요. 저녁촬영이 없으면 저녁에도 안자고요. 사람이 만약 60년을 산다 치면 20년은 자는 거 아닌가요. 그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집니다. 저는 10년만 잤으면 좋겠네요.”

자신의 ‘수면시간’에 대해 털어놓던 그는 갑자기 기자에게 “삼십년 정도 자게 생겼다”며 농을 건네기도 했다. 거침없이 웃고 장난치는 김명민의 모습은 스크린 속에서 비쳐지는 그와는 너무나 달랐고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시청자들이 그의 새로운 매력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아직 그는 예능에 도전할 생각은 없단다. 그냥 재밌고 소탈한 인간 김명민의 모습은 한켠에 간직한 채 많은 대중들에게는 좋은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다가가고 싶다는 그. 하지만 만약 나가면 누구보다 웃길 자신은 있다고 강조하는 김명민. 덕분에 웃음꽃이 만발한 인터뷰였다. 다음번엔 약속대로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인터뷰를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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