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정석원 “'어?'에서 '아~' 돼야죠”
[SS인터뷰] 정석원 “'어?'에서 '아~' 돼야죠”
  • 승인 2012.06.1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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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이현지 기자]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는 왕세자만 있는 게 아니다. 왕세자가 300년 건너 서울에 올 때 혼자 왔나? 아니다. '인간 비글 3인방'과 함께 왔다.

인간 비글 3인방 중 가장 나이 많고 충직한 우용술. 흰자를 보이며 졸도하고, 긴 머리 풀어 헤치고 파란 트레이닝복을 입고 서울 시내를 누볐다. 정석원(27)은 ‘옥탑방 왕세자’에서 이런 우용술을 연기했다.

첫 코믹 연기였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정석원, 언제부터 이렇게 웃겼나?”였다. 시청자들에게는 한없이 코믹한 우용술이었지만 정석원에게는 '왕세자 저하의 안위'가 제일 중요한 우용술이었다.

   
정석원 ⓒ SSTV 고대현 기자

◆ “내 안에서 발견한 우용술”

지난 3월 ‘옥탑방 왕세자’ 제작발표회에서 정석원은 무술신이 포함된 촬영에 큰 애착을 보였다. 무술감독이 꿈이었다던 정석원. 액션스쿨을 졸업하고 스턴트맨 생활까지 했으니 당연했다. 실제 촬영도 액션스쿨 선후배와 함께 했다. 17회 중 용태무가 박하를 납치하고 이각과 대립을 이루던 때, 위기의 순간에서 이각을 구해내며 우용술의 몫을 다 했지만 정석원에게는 아쉬움이 컸다.

“촬영이 타이트하게 진행됐어요. 배우들과 많이 맞춰보지를 못했어요. 대본을 미리 받아 분석을 하고 연습을 했으면 더 잘 했을 텐데 쪽 대본이었거든요. 해는 빨리 뜨고 촬영을 미룰 수 없고, 대사를 하면서 배우들과 합을 맞췄어요. 사실 액션이 크게 중요한 장면이 아니지만 우용술이란 인물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우용술이 가장 진지했던 때라고 생각해요. 제가 왕세자를 구했으니 만족해요.”

정석원은 ‘옥탑방 왕세자’가 하기 싫었다고 했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통해 수행비서, 보디가드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났기 때문. 이번에도 왕세자를 보필하는 호위무사였다. 하지만 대본을 본 정석원은 호위무사 우용술에서 뭔가를 끄집어 낼 거란 확신이 들었단다. 그리고 정석원 안에서 우용술을 찾았다.

“시놉시스에는 양반 칼에 부모를 잃은 조선 최고의 호무위사, 사랑에 숙맥. 이게 전부였어요. 과거에서 현재로 오면 어떨까? 생각을 했어요. 바보가 될 거 같더라고요.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선배들 앞에서 꼼짝도 못하고 어리바리 했거든요. 처음 액션스쿨에 들어갔을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리고 첫 대본 리딩 때를 생각해 봤어요. 선배들 앞에서 큰 소리로 인사를 했죠. 처음 닥치는 상황에서 모습이 재미있었어요. 우용술도 조선에서 잘나가는 무사였어도 현대에 와서는 똑 같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걸 접목 시켜서 우용술을 만들었는데 잘 맞았던 거 같아요.”

   
정석원 ⓒ SSTV 고대현 기자

◆ “트레이닝복에 긴 생머리 나도 웃겼다”

정석원이 만든 우용술과 최우식의 도치산, 이민호의 송만보가 만나 인간 비글 3인방이 됐다. 집주인 박하가 자리를 비운사이 TV를 부수고 인형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일이 인간 비글로 불리게 된 시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용술이 있다. 고된 서울 생활 적응기를 알린 이 장면은 우용술의 존재감이 ‘빛난’ 순간이었다.

“우용술이란 캐릭터가 그 부분에서 나타나요. 소리를 내는 인형에 활이 날아오는 텔레비전까지. 우용술에게는 왕세자를 위협하는 존재일 뿐이에요. 그래서 곰인형을 찢고, TV를 발로 부셔서 왕세자를 구하잖아요. 시청자들은 재미있어서 웃겠지만 우용술에게는 정말 심각한 일이거든요. 저도 그 행동을 합리화 시키는 게 힘들었지만 우용술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에요.”

‘옥탑방 왕세자’에서 ‘코믹’을 빼 놓을 수 없다. 시트콤 능가하는 서울 생활 적응기 에피소드로 제대로 웃겼다. 물론 우용술, 송만보, 도치산 비글 3인방의 공도 컸다. 웃음 ‘빵빵’ 터지게 한 장면들에서 시청자들만 웃었나? 배우들도 웃었다.

“트레이닝복에 긴 생머리 차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잖아요. 머리를 넘기는 것만 봐도 웃겼어요. 우리는 과거에서 온 사람들이다. 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당연하게 생각하자. 이렇게 마음먹었는데도 웃겼어요. 너무 웃어서 NG도 많이 냈어요. 애드리브가 정말 많았거든요. 이쯤이면 끝나겠지? 하는 데 안 끝나요. 우식이와 민호가 애드리브 경쟁이 많았어요. 저는 카메라에 잡히지 않아도 언제나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요. 그것을 팬들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정석원 ⓒ SSTV 고대현 기자

◆ “인터뷰 때 우용술 얘기할 수 있어 좋다”

‘옥탑방 왕세자’와 정석원은 어렵게 만났다. 우용술에 정석원을 생각했던 제작진은 그의 나이가 30대 이상인 줄 알고 캐스팅을 하지 않았단다. 오디션 끝에 적임자가 없자 정석원에 대해 알아 보다 실제 나이를 알게 됐다고. 그렇게 정석원은 ‘옥탑방 왕세자’에 합류했다. ‘옥탑방 왕세자’ 이후 정석원에게는 변화가 일어났다.

“어린이팬들이 좋아하는 게 가장 달라진 점이에요. 그리고 팬들이 트위터에도 우용술에 대한 글을 정말 많이 남겨주세요. 인터뷰를 할 때도 우용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요. 내가 우용술을 잘 한 거구나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요.”

주로 경직돼 있고 정직한 모습을 보여주던 정석원. 이번 ‘옥탑방 왕세자’에 출연하며 ‘코믹’도 가능한 배우가 됐다. 그것도 아주 많이. 굳게 다문 일자 입에 남자다운 이미지가 강하지만 정석원이 보여주는 미소에서 느껴지는 의외성만큼이나 그에게는 아직 많은 얼굴이 남아있다. 아직 보여줄 게 많은 정석원은 어떤 배우이고 싶을까?

“아직은 대중들이 정석원이란 사람을 잘 모르는 거 같아요. ‘어? 정석원’에서 ‘아~ 정석원’으로 불릴 수 있게끔 노력해야죠. 존재감 있는 배우가 돼서 ‘정석원이면 볼 만하지’란 평가를 받고 싶어요. 느와르, 액션, 코믹, 멜로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아직은 제 내공이 부족한 만큼 기다리고 있어요. 저한테 어울리는 역할이 있다면 감독님들이 불러 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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