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내 아내의 모든 것’ 임수정 “억지로 잘해주고 가식적 칭찬 못해”
[SS인터뷰] ‘내 아내의 모든 것’ 임수정 “억지로 잘해주고 가식적 칭찬 못해”
  • 승인 2012.05.1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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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연기 변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임수정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저에 대한 오해요? 대중들이 너무 착한 줄 알아요.(웃음)”

스스로 “그렇게 착하지만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솔직함과 당당함을 지닌 여배우가 몇이나 될까. 가녀린 몸매에 흰 피부, 바람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임수정의 본 모습은 말 그대로 ‘쏘 쿨’이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감독 민규동)에서 까칠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독설가 정인으로 분한 임수정. 그는 모 화장품 CF 속 단아하고 참한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이 티셔츠 한 장만 걸치고 집 안을 돌아다니며 남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피곤한 아내’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많은 이들은 임수정이라는 배우를 언급할 때 ‘참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단아하다’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래서 그의 파격적인 변신은 관객들에게 낯선 놀라움을 안기기도 할 터. 이에 대해 스스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제가 일할 때는 특히 중성적인 부분이 부각이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남성과 여성의 색깔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 않나요? 사실 작품이나 광고에서 이미지적으로 여성성이 부각돼서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시지만 사실 저는 일할 땐 중성적인 부분이 많아요. 그 특징을 살린 게 ‘김종욱 찾기’였고 이번 거는 좀 엽기적이지 않나 싶네요.(웃음)”

   
파격 연기 변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임수정 ⓒ SSTV 고대현 기자

◎ “선하기는 하지만 착하지는 않아”

사실 임수정에 대해 ‘사랑스럽다’는 수식어가 붙게 된 것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은채 역을 맡은 이후부터였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 ‘장화, 홍련’을 찍을 때까지 그에게 사랑스럽다고 말해 준 사람은 없었다고. 다소 어둡고 차가운 역할을 맡았기에 실제 이미지도 그렇게 인식된 것 같다며 임수정은 “그래서 배역이 참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이며 웃는다.

“사실 제가 그렇게 착하지만은 않아요. 대중들은 제가 너무 착한 줄 아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해 온 캐릭터들이 순하고 지고지순하고 순정적인 그런 역할이다보니…. 영화 ‘행복’에서도 그랬고 ‘미안하다, 사랑한다’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러한 이미지들이 겹치고 쌓여지다 보니까 저는 다 이해할 것 같고 마냥 착할 것 같고 그렇게 보이시나 봐요. 제 안에 선함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착하지는 않아요. ‘선함’과 ‘착함’은 분명히 다르거든요.”

알쏭달쏭한 표현 ‘선하기는 하나 착하지는 않다’고 고백한 임수정은 이번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남편 역을 맡은 이선균과 카사노바로 변신한 류승룡 사이를 오가며 혼란을 겪는다. 이선균은 “아내 역을 맡은 임수정이 류승룡과 현장에서 너무 친한 모습을 보니 실제로 질투가 나더라”고 털어놔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그만큼 배우들의 호흡이 좋았다는 것. 임수정은 극중 장성기(류승룡 분)의 ‘젖소 신’에 얽힌 비화를 공개했다.

“그 신 자체가 재밌는 신이에요. 시나리오 상으로도 재밌었고 (류승룡) 선배님이 원래 열정이 대단해서 시나리오상의 성기보다 몇 배 더 매력적으로 그려진 것 같습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죠. 젖소 신도 자칫하면 오버할 수 있는 장면인데 성기의 매력으로 재밌게 넘어갔으니까요. 단지 소가 너무 움직여서 고생을 한 기억이 납니다. ‘각설탕’ 때도 느꼈지만 동물을 한자리에 세워놓고 찍는다는 게 정말 힘들거든요.”

   
파격 연기 변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임수정 ⓒ SSTV 고대현 기자

◎“광고 속 그 화장품, 진짜 쓴다”

소 때문에 고생한 기억을 떠올리며 잠시 몸서리를 치던 임수정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 정인을 연기하면서 고민해야 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초반에 정인을 얼마만큼 보여주느냐가 관건이었어요. 그때 제대로 못 보여주면 이 영화를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처음에는 부정적인 매력이었다가 그게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자연스럽게 연기하지 못하고 예쁘게 보이려고 한다거나 어색해하면 캐릭터가 안 잡힐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조곤조곤, 그러나 당차게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임수정을 보며 기자는 몇 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방부제 외모’에 감탄을 표했다. 어느덧 데뷔 12년차. 그래도 여전히 임수정은 반짝이는 피부의 동안외모다. 슬그머니 화장품 광고에 대한 얘기를 꺼내니 시원스러운 답변이 돌아온다.

“저 그 화장품 진짜 써요.(웃음) 그 광고는 모델들에게 써보라고 주고 모니터링을 받아서 광고에 적용시키는 게 특징입니다. 아주 진실된 광고죠. 탕웨이 등 아시아 지역 모든 배우들이 그런 식으로 광고모델을 해요. 저는 광고작업도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많이 안 하죠. 작품을 선택하는 마인드처럼 광고를 잡다보니까 (매출 향상) 효과는 아주 좋아요.”

   
파격 연기 변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임수정 ⓒ SSTV 고대현 기자

광고 선택도 드라마나 영화작품처럼 신중히 고른다고 밝힌 임수정. 영화 속 ‘이유 있는 독설’을 내뿜는 정인과 닮은 점도 분명히 있다면서 웃는 그는 스스로 ‘YES(예스)’와 ‘NO(노)’가 뚜렷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연예계에 발을 붙인 뒤 단 한 번도 예의 없게 군 적은 없지만 눈치를 본다던지 억지로 잘해주거나 가식적인 칭찬을 한 적은 없다고.

그의 뚜렷한 소신이 오랜 시간 영롱한 빛을 발하는 지금의 ‘임수정’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찍은 후 결혼이 하고 싶어졌다”고 말하는 그에게 어서 멋진 짝이 나타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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