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저스트 프렌즈' 이영훈 "여자에게 다양한 이유로 차여봤죠"
[SS인터뷰] '저스트 프렌즈' 이영훈 "여자에게 다양한 이유로 차여봤죠"
  • 승인 2012.05.0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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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돈 없으면 연애도 못한다.” 참 가혹하지만 쓰디쓴 현실을 이 보다 잘 표현한 말이 있을까?

과거 모 CF에서는 긴 머리를 휘날리던 전지현이 오랜 연인 조인성을 두고 능력 있는 남자와 몰래 데이트를 즐기면서 “사랑만 가지고 사랑이 되니?”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이 말은 당시 취업난에 허덕이던 젊은이들의 가슴을 송곳처럼 후벼팠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네 현실은 여전히 쓰다.

이러한 현실을 정말 솔직한 모습으로 마주한 영화가 등장했다. 감독은 씁쓸한 20대들의 삶을 애써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는다. 내 친구, 내 주변의 언니, 오빠들의 이야기를 보는 듯 ‘격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영화 ‘저스트 프렌즈’ (감독 안철호)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개봉했다.

이영훈과 오연서가 열연을 펼친 ‘저스트 프렌즈’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 남녀의 연애를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낸 영화다.

   
이영훈 ⓒ SSTV 고대현 기자

◇ ‘현실’과 ‘영화’ 사이

기자가 만난 이영훈은 그동안 연기했던 강한 캐릭터들과 다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닌 남자였다. ‘저스트 프렌즈’ 속 부드럽고 조금 ‘헐렁헐렁한’ 역할 때문인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강렬한 눈빛에도 조금은 힘이 빠져 편안하고 유쾌한 모습이었다,

“최근에 친구들과 대화를 많이 했어요. 유학 갔다 오고 군대 다녀오고 나이는 들었는데 취업도 안 되고 소위 ‘스카이’ 학교 출신 친구들도 힘든 건 다 마찬가지더라고요. 저도 예전 같으면 공감을 못했겠지만 공감이 됐습니다. 어릴 때는 연애를 하더라도 제가 돈이 없고 여자친구도 없고 그러면 반반씩 내던지 있는 사람이 냈는데 이제는 나이가 있으니까 그런 게 좀 어렵죠.”

이 영화를 찍으면서 주변의 사람들이 떠올랐다는 이영훈은 실제로 영화에서처럼 가슴 아픈 실연을 당해 본 적이 있을까?

“여자한테 차여본 적 있어요. 다양한 이유로 차였던 것 같습니다.(웃음) 저는 좀 바쁘고 뭔가 하고 있으면 그게 우선이에요. 항상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지금처럼 이렇게 인터뷰를 하거나 할 때 전화가 오면 ‘이따 할게’ 하고 하루 종일 못할 때도 있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오해가 많이 생기는데 막상 옆에 와서 제가 일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쓰러워해요.”

   
이영훈 ⓒ SSTV 고대현 기자

◇ 배우는 ‘비정규직’

솔직하게 자신의 연애사를 고백한 이영훈은 지난 2006년 김남길과 함께 열연을 펼친 영화 ‘후회하지 않아’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GP506’ ‘청춘 그루브’ ‘해결사’ 등에서 활약을 펼친 그는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만 ‘다작 배우’는 아니다. 그만큼 신중하게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것.

“‘후회하지 않아’ 촬영하고 나서 일 년간 공백기가 있었어요. 그때 안 좋은 일도 많이 있었고, 제가 보조출연 팀장을 했었는데 배우는 그런 거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하고 싶었는데 그쪽에 가지도 못하고 많이 우울했습니다. 그 당시 스쿠터 튜닝도 하고 직접 고치면서 집중하다보니 괜찮아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스쿠터와 차 관련 사업도 하고 있죠.”

우울한 시기를 스쿠터와 차에 매달려 이겨냈다는 이영훈은 배우라는 직업이 ‘비정규직’이라서 힘든 부분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한 번은 대만에 무대인사를 갔는데 신 취급을 해 주시더라고요. 4일정도 그렇게 있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적응이 안 되는 거죠. 앉아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하는 짓은 영락없이 백수고.(웃음) 그런 게 기분이 안 좋아서 사람을 많이 만나기 시작했고 여행도 다니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배우가 비정규직이다보니 일 년에 4~5달 놀고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은 거예요. 결국은 제가 숍을 차리게 됐죠.”

   
이영훈 ⓒ SSTV 고대현 기자

◇ ‘반짝스타’는 사양

‘저스트 프렌즈’ 속 인물들의 변변치않은 주머니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듯 보였던 이영훈에게 “얼굴만 보면 어릴 적부터 곱게 자랐을 것 같다”고 슬그머니 말을 건넸다. 그랬더니 그는 전혀 아니라며 손사레를 친다.

“힘들게 자라지는 않았는데 곱게 자란 건 아니에요. 그냥 중간정도랄까요? 사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가 모든 걸 다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 빚이었던 거죠. 지금은 같이 갚아나가고 있어요. 어렸을 때는 부유했던 것 같은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는 항상 쫓기신 것 같아요. 평생을.”

눈을 찡긋하며 귀여운 웃음을 짓던 이영훈도 어머니 얘기가 나오자 사뭇 진지해진다. 외동아들인 그를 위해 평생을 바친 어머니에게 이제는 효도도 하고 싶단다. ‘반짝스타’ 보다는 ‘진정한 배우’로서의 길을 가기 위해 천천히 의미 있는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이영훈은 인터뷰 말미 이런 바람을 털어놨다.

“어릴 때는 그냥 무작정 연예인을 꿈꿨던 것 같습니다. 연예인들이 화려해 보이고 주변에서도 잘생겼다고 하니까 괜히 바람이 들어서 하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대학교에 가면서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연예인에 대한 쓸데없는 생각과 환상을 버렸고 정말 배우로서 성장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연기 외의 다른 활동을 너무 기피하니 회사 입장에서는 좀 싫을수도 있을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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