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가비' 주진모 "나는 겉과 속이 다른 남자"
[SS인터뷰] '가비' 주진모 "나는 겉과 속이 다른 남자"
  • 승인 2012.03.19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실감' 있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는 주진모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저는 '겉과 속이 다른 남자'예요. 그런데 이 말 잘못 해석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는데...?(웃음)"

이 사람, 정말 주진모 맞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주진모다. 눈을 찡긋하며 유쾌한 농담을 던지는 그는 관객들이 상상하는 '심각한 남자'와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실제로 주진모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미남 배우' 중 하나다. 그러나 그리스 조각상 같이 '지나치게 잘생긴' 외모는 때때로 그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제가 겉보기에는 조금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알고 보면 저는 아주 솔직하고 편안한 사람이죠. 짓궂은 장난도 잘 치고 웃음을 주는 걸 좋아해요. 제가 좀 속상한 것은 사람들이 '주진모'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굉장히 딱딱하고 정형화돼 있다는 거죠. 항상 수트를 차려입고 멋있는 연기를 하는 모습을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그렇게 차려입은 양복에 뭘 먹다가 흘릴 수도 있는 거거든요. 화장실에서 휴지가 없으면 달라고 말할 수도 있고요.(웃음) 좀 인간적인 면들을 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간미가 넘쳐흐르는 남자' 주진모는 최근 영화 '가비'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를 했다. '가비'는 김탁환의 소설 '노서아 가비(러시아 커피)'를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명성황후 시해 사건 이후 벌어지는 커피와 고종을 둘러싼 음모와 비밀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에서 주진모는 러시아의 일리치이자 일본의 사카모토로 불리는 이중스파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현실감' 있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는 주진모 ⓒ SSTV 고대현 기자

◎ 커피...그리고 요리

주진모는 '가비'에서 사랑하는 여인 따냐(김소연 분)를 위해 손수 커피를 내린다. 그런데 그 모습이 어쩐지 어색하지가 않다. 실제로 주진모는 지방 촬영을 갈 때 커피 도구를 가지고 다닐 정도로 엄청난 '커피 애호가'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그의 곁에는 커피가 있었다.

"지금이 벌써 여덟잔 째예요. 커피를 너무 좋아하고 습관화 돼 있죠. 예전에는 매장에서 파는 커피도 마셨는데 지금은 제가 직접 갈아 핸드드립해서 마셔요. 한번 마시고 나니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커피는 잘 안마시게 되더라고요. 입이 고급화 되서 큰일났어요.(웃음) 어디 여행을 가거나 할 때도 야외에서 제가 직접 커피를 타서 갖다 주면 다들 놀래요. 한 모금 마시고 나면 그 맛에 더욱 놀라죠."

혹시 커피숍을 차릴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커피를 사랑하지만 상업적으로 연관시켜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누군가 제의한다면 고려해 볼 의향은 있단다. 커피 얘기를 하면서 눈을 '반짝반짝' 빛내던 그는 요즘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다고 슬그머니 털어놓았다.

"커피를 만들고 나니까 요리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가 그런 말을 하면 다들 이태리요리 같은 것을 생각하는데, 저는 한식 요리를 배우고 싶습니다.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그런 음식을 만들고 싶어요."

   
'현실감' 있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는 주진모 ⓒ SSTV 고대현 기자

◎ 여자...그리고 친구

'커피와 사랑에 빠진 남자' 주진모는 어느덧 한국나이로 마흔을 향해가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에게 '결혼'에 관한 계획을 묻곤 한다. 하지만 그는 늘 "운명을 믿는다"고 답한다. 그 말인즉슨 아직은 그리 심각하게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는 얘기다. "제가 아직 생각하는 게 좀 어린가 봐요"라고 웃어보이는 주진모는 '이상형'에 관한 질문을 받자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을 언급했다.

"과거에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어떤 행사장에 등장한 모습을 본 적 있어요. 톰 크루즈가 워낙 멋진 배우이기도 하지만 옆에 니콜 키드먼이 있으니까 더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저도 마찬가지로 여자친구가 있다면 오히려 저보다 더 돋보이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내 여자'를 더 띄워주고 싶은 마음인거죠. 저보다는 제 여자친구가 더 빛났으면 좋겠어요."

나이가 어렸을 때는 이성을 볼 때 '좀 따졌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그. 하지만 이제는 이성관이 많이 달라졌다고 덧붙인다.

"외모적인 부분은 당연히 개인 취향이 있겠죠.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보다는 편안한 여자가 좋아요. 나이가 나이인지라...(웃음) 그래야 오래 갈 수 있거든요. 먼 길을 같이 갈 수 있는 동반자를 찾아야 하니까 현명한 여자였으면 좋겠습니다."

   
'현실감' 있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는 주진모 ⓒ SSTV 고대현 기자

주진모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배우 장동건은 지난 2010년 동료배우 고소영과 웨딩마치를 울렸다. 자주 볼 때는 이틀에 한 번씩도 볼 정도로 친한 사이였던 장동건이 장가를 가고 나니 그가 부쩍 쓸쓸해 진 것도 사실이다.

"둘 다 총각일 때는 낮술을 마실 수도 있고 새벽에 커피를 마시기도 했었어요. 그냥 뭐든 즉흥적으로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장동건이) 가정이 있는 사람이니까 시간적인 배려를 해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서운했지만 지금은 이해해요. 얼마 전 오랜만에 소주를 한잔했는데 열시쯤 되니까 장동건씨가 가야된다고 하더라고요. 일어나기 아쉬워서 저 혼자 쓸쓸히 마셨죠."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은 '솔직한 남자' 주진모는 인터뷰 말미에 "한 가지 간절한 바람이 있다"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제가 주로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역할들을 많이 하다 보니 배우로서 입지가 국한된다는 기분이 듭니다. 현실감 있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은 욕심이 많아요. 그냥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오빠나 삼촌 같은 사람 말이죠. 저는 항상 열려있으니 책(시나리오) 많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Copyright ⓒ SS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