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세상' 이범학 "'이별 아닌 이별'로 최고일 때 조울증→정신병원 폐쇄병동 입원"
'특종세상' 이범학 "'이별 아닌 이별'로 최고일 때 조울증→정신병원 폐쇄병동 입원"
  • 승인 2023.03.3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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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N '특종세상' 방송캡처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캡처

'이별 아닌 이별'로 큰 사랑을 받았던 가수 이범학이 20년간 무대에서 사라진 이유를 밝혔다.

30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이범학이 출연해 굴곡진 인생사를 털어놨다. 그는 데뷔곡 '이별 아닌 이별'로 그야말로 '벼락스타'가 됐지만 그 이후 종착을 감췄다. 

이범학은 현재 일산에서 8년째 칼국수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가 칼국수집을 운영하게 된 건 13세 연하 아내 덕이었다. 아내는 직접 개발한 레시피로 요리를, 이범학은 홀서빙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가게도 어려웠고 공연도 없었지. 동시에 두 개가 타격을 줘서 참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이범학은 1991년 그룹 이색지대에서 솔로로 데뷔했다. 그는 "데뷔한 지 한 달만에 신승훈 씨의 '날 울리지마'와 1, 2위 결정전을 했다"며 "소속사 사무실로 팬레터가 일주일에 1톤 트럭만큼 왔다. 진짜 벼락스타라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화려한 이면에 고통이 있었다. 그는 "제가 조울증을 앓았다. 조울증으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했을 정도였다. 곡이 나오자마자 크게 떴으니까 일상이 확 바뀐 거 같아 적응을 못했던 거 같다. 억지로 강아지 끌려가듯이 스케줄 하러 끌려간 적도 있다. 제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기였던 거 같은데 여러 가지를 못 누리지 않았나 싶다"고 힘들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범학은 "소속사와 계약 없이 그냥 했다. 지금 생각하면 말이 안 된다. (5주 연속 1위) 골든컵을 탈 때 차를 한 대 사주더라. 그게 다였던 거 같다. 제가 너무 상처를 받아서 소속사하고 계약을 안 하겠다 했다. 독립해서 내가 앨범을 만들어봐야겠다 싶었다. 그게 시간이 길어지면서 20년이나 걸릴 줄은 몰랐다"고 오랜 공백기를 가지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 이범학은 "공연 기획사 대표와 초대가수로 만났지만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전처와) 성격 차이로 헤어졌다. 혼자 나와서 피골이 상접해 맨날 술만 마셨다. 그때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거 같다. 그 틈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이 사람은 그때 공연 기획사 대표로 우아하게 살고 있었을 때"라고 떠올렸다.

이범학은 "이혼 후 딸에게 죄책감이 컸다. 20년만에 새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소속사 사장의 집에서 숙식하며 처음으로 트로트에 도전했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았지만 물러설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몇날 며칠을 아이 생각하면서 울었다. 아이가 보고 싶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열심히 이렇게 뛰면 아이한테 좀더 뭘 보낼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점점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 반짝이옷 입으면서 다니는데 아이 양육비도 못낼 정도의 월급을 받는 거다. 내가 또 바보 같은 짓을 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범학에게는 아내가 유일한 힘이었다. 그는 "(아내는) 초혼이고 나이 차이도 많이 나지. (나는) 아이도 딸려있고 가진 것도 없지. 통상적인 남편의 조건에는 부합이 안 되지 않냐"고 말했다. 아내는 "내가 많이 좋아했다. 그때는 '차도남'이었다. 빨리 안 들어가고 싶은데 데려다주고. 일단은 남편이 혼자였지 않냐. 그런 선택도 사랑하니까. 사랑했으니까 만났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아이 대신 반려묘 두 마리를 자식처럼 키우고 있었다. 이범학은 "만나지 얼마 안 돼서 제가 엄포를 놨다. 아이한테 소위 배다른 동생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라며 "내 입장만 생각한 거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을 들은 아내의 심정이 어땠을까. 아내한테 너무 미안하다. 만에 하나 제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면 이 사람은 남겨진 게 아무것도 없지 않냐. 난 오래 살 거다. 어느 정도는 갚아야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