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치혀' 최금영 "아오지 탄광 탈출→들키면 공개 처형…영양실조로 골룸 머리"
'세치혀' 최금영 "아오지 탄광 탈출→들키면 공개 처형…영양실조로 골룸 머리"
  • 승인 2023.03.29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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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 방송캡처
사진=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 방송캡처

최초로 아오지 탄광을 탈출한 최금영이 북한의 현실을 털어놨다.  

28일 방송된 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에서는 최금영이 '탈출 난이도 MAX! 사상 최초 아오지 탄광 탈출한 그날의 비밀'을 얘기했다.

이날 최금영은 "1994년 김일성이 죽고 김정일 체제가 들어서며 사람들이 많이 굶어 죽었다. 김정일은 식량 대신 인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공포 정치가 시작됐다. 아버지가 4남매와 함께 두만강으로 탈북을 하자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너무 무서웠는데 각족이 3명씩 2조로 나뉘어서 두만강으로 갔다. 아빠가 홀로 9시 50분에 군인 교대 시간을 알아내고 가자고 했는데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며 "우리는 사형이라는 것을 보고 자라지 않았냐. 만약 탈북이 탄로나면 사형이고 온 가족이 공개 처형을 당하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아버지가 '너희는 저 두만강 너머에 새로운 세계가 있는 걸 모른다'며 홀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셨다. 아버지가 보이지 않자 불안했고 너무 무서웠는게 총알이 아빠한테 퍼붓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어머니가 '난 아버지 없이 못 산다'며 아버지를 따라나섰고 그 길로 우리도 따라나섰다"며 "당시 밝은 보름달이 떴는데 하나님의 존재를 모르던 어머니는 하늘을 보며 '제발 살려달라'며 기도했고 마침 구름이 와서 달빛을 가려 어두워져서 계속 이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련은 탈북이 끝이 아니었다. 최금영은 "이후 중국 쪽으로 넘어갔고 아오지 탄광 최초로 탈북에 성공했다"며 "그렇게 온 가족이 상봉을 하고 중국에 갔는데 2월의 날씨는 영하 40도의 맹추위였다. 산속에서 불을 피우고 쉬었는데 우리 몸이 다 얼어 있었고 몸이 움직이지 않았는데 마침 눈앞에 빵이 있었다. 이를 보고 아빠가 빵을 먹으려 하자 4남매가 먹지 말라고 했다. 독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한 차가 우리에게 다가왔고 운전자가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운전자는 우리 보고 조선에서 왔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하니까 타라고 했다. 조선족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오지 탄광 탈출 후 중국에서 구세주인 조선족을 만나 새 세상을 만났다. 아오지 밖 세상은 충격이었다. 남동생이 화장실에 빨리 오라는 거다. 동그랗고 물이 있어? 남동생이 '물이 나오는 걸 보니 세수하는 데야' 이러는 거다. 줄을 서서 깔끔하게 맑은 물로 세수를 했다. 누구라고 밝힐 순 없지만 양치까지 했다. 알고 봤더니 변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있는데 그 중국 조선족이 여섯 식구가 모여 있으면 안 된다는 거다. 북한에서 좋은 옷을 입고 갔는데 중국에서는 쓰레기인 거다. 영양실조에 걸려 머리카락이 없었다. 골룸 몰골이었다. 누가 봐도 북한에서 온 영양실조 걸린 여섯 명으로 보였다. 언니와 저는 조선족 시골 마을로 보내졌다"고 말했다. 

최금영을 놀라게 한 건 돼지고기 상태였다. 그는 "거기서 쌀밥에 돼지고기를 줬다. 돼지고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북한은 돼지도 영양실조에 걸려 비계가 없다. 여긴 비계가 있더라. 이런 고소한 맛이 있나 충격을 받았다. 밥을 10공기를 먹었다. 조선족들이 놀라워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기분이었다. 이렇게 행복한 날이 있을까. 밖에 나가 해를 쬐고 있는데 충격적인 현장을 목격했다. 금방 먹은 흰쌀밥이 돼지고기가 개밥그릇에 있는 거다. 북한에서 생일에 풀죽도 못 먹었는데 개밥그릇에 쌀밥과 돼지고기가 있는 것 보고 질투를 느껴서 개밥그릇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개의 반응이 자존심을 더 상하게 했다. 뺏든지 말든지. 네가 먹든지 말든지. 북한에서는 풀죽 갖고도 으르렁거리는데 개가 그러는 거다. 가슴이 너무 아팠다"며 "옆을 보니 닭들이 옥수수를 먹고 있었다. 저 옥수수만 있었으면 내 친구들이 굶어죽지 않았을텐데, 내가 굶지 않았을텐데. 김일성이 백성들에게 고깃국 주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탈북해보니 옆나라 개가 소원을 이룬 거다. 이게 말이 되냐. 슬퍼서 엉엉 울었다. 개가 쌀밥에 돼지고기를 먹는 것 보고 울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