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수상한 커튼 “수상한 제 음악 들어보실래요?”
[SS인터뷰] 수상한 커튼 “수상한 제 음악 들어보실래요?”
  • 승인 2012.01.3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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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끝'으로 팬들 곁을 찾은 수상한 커튼 ⓒ SSTV 고대현 기자

<수상한 커튼 인터뷰 영상 : 황예린 PD>

[SSTV l 이금준 기자] 무표정을 고수하다 문득 싱긋 웃는다. 입 꼬리와 눈매가 살짝 바뀌는 순간 한겨울 같았던 그의 얼굴에 봄이 내려앉는다. 이 여자, 뭔가 묘한 매력이 있다.

수상한 커튼이라는 이색적인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김은희(32). 그가 싱글 앨범 ‘겨울의 끝’으로 팬들 곁을 찾았다. 겨울의 따스함을 노래하는 수상한 커튼을 만나 ‘수상한 대화’를 시작해 봤다.

◆ 수상한 커튼,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하다.

춥고 어두운 겨울의 심상을 벗어 던지는 곡 ‘겨울의 끝’은 두려움에 갇혀 얼어버렸던 마음이 누군가로 인해 따뜻하게 녹아내린다는 긍정적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겨울 추위가 느껴지지만 가만히 듣고 있자면 그 속에서 따스한 기운이 풍겨 나온다.

“겨울의 계절감이 묻어나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겨울밤 누워 머리 위에서 들리는 음악을 생각하면서 만들어냈죠. 그렇다고 추운 음악은 아니에요. 노래 속의 숨겨진 기운을 전달해 드리고 싶어요.”

   
'겨울의 끝'으로 팬들 곁을 찾은 수상한 커튼 ⓒ SSTV 고대현 기자

수록곡 ‘당신의 특별한 날’은 연인에게 보내는 사랑의 노래다. 또한 은유적인 표현들이 인상적인 ‘잠들지 못한 밤’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과거의 시간을 돌아보며 상심을 어루만지게 한다.

어쿠스틱 기타 위에 담담한 보컬을 얹어 시를 쓰듯 읊조리는 그의 노래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여백이 있다. 듣는 이들은 자기만의 생각으로 그림을 채워 수상한 커튼과 묘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전 항상 곡을 쓸 때마다 이미지를 떠올려요. 먼저 영상을 떠올린 후 배경 음악을 깔듯 노래를 만들죠. 제 노래는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풍경에 녹아가는 느낌을 전달하고자 하는 음악들이에요.”

특히 수상한 커튼 음악의 아름다움은 이러한 묘한 분위기를 어쿠스틱 사운드로 표현해 내는 능력, 바로 그것이다. 이런 특징들은 음악을 들을수록 더욱 그 속에 빠져들게 하는 ‘수상한 마력’으로 작용한다.

수상한 커튼의 새 앨범 ‘겨울의 끝’은 그래서 말 그대로 ‘수상한 음악’인 셈이다.

   
'겨울의 끝'으로 팬들 곁을 찾은 수상한 커튼 ⓒ SSTV 고대현 기자

◆ 수상한 커튼, ‘인디’를 이야기하다.

인디 음악의 성지로 불리는 홍대. 록음악이 지배하던 홍대 인디씬은 언젠가부터 개성 넘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각축장으로 변화했다. 이들은 이른바 ‘홍대 여싱’으로 불리며 하나의 큰 흐름을 개척하는 듯 했다.

하지만 ‘홍대 여싱’은 어느 샌가 ‘홍대 여신’으로 변질, 음악성 보다는 소위 ‘비주얼’로 일컬어지는 상품성이 강조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수상한 커튼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홍대 여신’이라는 말이 좋지는 않습니다. 진지하게 자신의 음악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가벼움을 준 것 같아 아쉬운 점이 있죠. 그저 외모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 같아 불편하기도 합니다.”

이어 수상한 커튼은 인디 씬에 대한 솔직한 심정들을 털어놨다. 인디 시장에 대한 음악팬들의 관심은 예전보다 높아졌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개별 아티스트들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확실히 관심을 갖는 분들이 늘어나긴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특정 장르나 아티스트에 편중돼 있을 뿐 여전히 힘든 것은 사실이에요. 실제로 저 같은 음악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클럽은 거의 사라지는 추세죠.”

   
'겨울의 끝'으로 팬들 곁을 찾은 수상한 커튼 ⓒ SSTV 고대현 기자

힘든 현실 속에서도 수상한 커튼은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중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자신을 바로 ‘진행형 아티스트’로 표현하는 수상한 커튼의 말에서 느낄 수 있었다.

“저는 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계속 발전 중이에요. 지금 이 자리에 안주하고 싶지 않습니다. 수상한 커튼이라는 이름도 ‘열린 이름’이잖아요. 어딘가에 구속되지 않는 ‘진행형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수상한 커튼이 그려나갈 음악 세계는 어떤 것일까. 그의 마지막 말은 의미심장했다. 때문에 앞으로 그가 그려나갈 음악 세계가 더욱 기대되는 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음악이요? 글쎄요. 저도 모르겠어요. 전 수상해야 하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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