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폭력, 따돌림으로 인해 매일 15시간 잠을 자는 김현지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15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3'에서는 남양주에서 조부모와 여섯 살 딸 하율이를 키우고 있는 김현지 씨가 출연했다.
김현지 씨는 아버지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돌아가시고 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다른 가정을 이루면서 김현지와 만나길 거부했다. 학교 친구들에게 엄마,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야했다.
외로움을 견딜 수 없었던 김현지 씨는 2016년 당시 고등학교 2학년 때 채팅 어플을 깔아 동갑내기 남자친구를 사귀었다. 이후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다가 임신을 했지만 두 사람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관계가 악화됐다.
그는 "힘겹게 찾은 안식처가 행복일 줄 알았는데 한걸음 걸을 때마다 늪으로 향하는 기분이었다"며 결국 할머니에게 연락해 집으로 돌아왔다.
김현지 씨는 조부모, 딸 하율이와 다시 생활하게 됐지만 "하루에 13시간에서 15시간을 잔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김현지 씨 할머니는 이른 아침부터 가족을 위한 식사를 차리는가 하면, 증손녀를 업어주거나 유치원까지 데려다주며 살뜰히 보살폈다. 김현지 씨 할머니는 "그냥 여기 와가지고 안 간 거다. 갈 곳이 없으니 여기 눌러 붙은 거다. 돈이 있어야 어디를 가지. 돈도 없고 데리고 있어야한다. 내쫓냐. 이걸 어떻게 하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난 김현지 씨는 청소기를 집어들고 10초 남짓 청소하는 시늉을 보였지만 이내 다시 자리에 누웠다. 박미선은 "저 정도면 어디가 안 좋은 거 아니냐. 저렇게 잘 수가 있냐. 아무 의욕도 없어 보인다"며 걱정했다. 딸 하율이의 하원시간이 다가오자 할머니도 김현지 씨를 깨워 "마중 나가라"고 재촉했다.
하율이의 하원 역시 할머니의 몫이었다. 김현지 씨는 "하율이 원비가 38만 원이다. 원비는 나라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데 체험학습비 등 20만 원 정도를 따로 내고 있어서 힘든 상황이다. 이런 점을 바꾸고 싶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남편에 대해 "할머니 집에 들어와서 지난해 1월 이혼 절차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왜 다시 들어갔냐. 할머니 고생은 왜 시키냐"며 답답해했다.
김현지 씨는 "아이 교육비가 부족하다"며 할머니에게 당당하게 돈을 요구했다. 현영은 "일을 하려는 시도는 안 했냐"라고 물었다. 그는 "임신 중기 때 휴대폰 대리점에서 일을 했는데 어린애가 애를 가져서 고생한다는 말을 들어서 트라우마가 됐다. 사회생활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며 "환청, 환각 증상이 있어 약을 복용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자초지종을 들은 하하는 "살려고 집에 있는 거 아니냐"라며 안타까워했다.
김현지 씨는 6살이 된 딸 하율이의 느린 발달을 걱정했다. 제작진은 하율이의 인지 검사를 진행했고 검사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선생님은 "좀 자폐 스펙트럼적인 요소가 보였다. 그리고 발달이 2년 이상 지연됐을 때는 지적 장애도 의심할 수 있다. 치료가 빨리 개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느린 발달에 친구와 어울리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에 김현지 씨는 결국 눈물을 보이며 "챙겨주지 못했고 저도 서투르고 아무것도 몰랐다.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후회했다.
오랜 기간 따돌림, 그 모든 것에서 도망쳐 동굴에서 지낸 5년간 김현지에 대해 "내 아이를 알아가는 게 첫 번째인 거 같다. 어머님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아이를 위해서도 잘 헤쳐나가셨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현지 씨는 딸을 위해 동굴밖으로 나갔다. 그는 "엄마가 많이 바뀌어야한다고 했다. 더 이상 누워만 있을 수 없으니까"라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일상을 공개했다. 이어 "일도 좀 하고 성장하고 발전해가면서 돈 모아서 하율이랑 잘 살겠다"고 다짐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