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정유미 “대본 잘근잘근 잘 씹어서 좋은 연기할게요!”
[SS인터뷰] 정유미 “대본 잘근잘근 잘 씹어서 좋은 연기할게요!”
  • 승인 2011.11.17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중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배우 정유미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신영은 기자] “맹추야, 버러지야?” “나 버러지인가보다 그럼.” 엄마의 구박에도 굽히지 않고 “오빠, 오빠”를 연발하며 스스로 ‘오빠바보’임을 인정하는 정유미(28). 그녀의 열연으로 딸을 각별히 아끼는 아버지를 가리키는 신조어 ‘딸바보’의 변형, ‘오빠바보’라는 말까지 생겼다.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연출 정을영 l 극본 김수현)에 노향기 역으로 출연 중인 정유미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오빠바보’란 별명에 대해 “하필이면 별명이 바보네요. 너무 바보처럼 좋아했나?”라며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그러다 이내 “그래도 너무 별명을 지어주신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라고 팬들의 관심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대중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배우 정유미 ⓒ SSTV 고대현 기자

“불쌍하니까 대본 5부까지 선물로 줘서 보내.”

‘불꽃’, ‘내 남자의 여자’, ‘엄마가 뿔났다’, ‘인생은 아름다워’ 등을 통해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김수현 작가, 정을영 감독의 새로운 작품 ‘천일의 약속’. 정유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른바 ‘김수현 사단’에 합류하는 영광을 거머쥐었다. 그녀의 캐스팅은 누가 봐도 ‘참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 그래서인지 정유미의 ‘천일의 약속’ 주연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 역시 ‘다이내믹’했다.

“사실 첫 미팅 자체도 힘들었죠. 장보다가 갑자기 연락을 받고 정신없이 정을영 감독님 앞에서 첫 대본 리딩을 마쳤어요. 그 때 정을영 감독님이 드라마 ‘친구’의 발코니 장면 영상을 보시고 ‘딱 향기야. 이 모습이 나와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하지만 이내 ‘너랑 향기랑은 안 맞는 것 같다. 대본 5부까지 선물로 줘서 챙겨 보내. 불쌍하잖아’라고 하시면서 대본을 주셨어요. ‘안 됐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뒤에 직접 전화를 하셔서 캐스팅 소식을 알려주셨고 많이 놀랐어요. 그 때부터 대본을 보기 시작했죠.”

다른 배우들보다 뒤늦게 ‘천일의 약속’에 합류하게 된 정유미. 그녀가 합류하기 전 이미 ‘천일의 약속’ 출연진들은 첫 번째 대본 리딩을 마쳤다. 첫 번째 리딩 이후 김수현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첫 리딩에 나갔다 들어오면서 드는 생각은 언제나 ‘아아 드디어 나는 망했구나’입니다. 내 머리 속에만 있는 인물들이 연기자들에게는 충분히 오리무중일 수 있고 그들이 극중 인물에 저절로 실려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정유미는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트위터 얘기를 듣고 (김수현 작가님은) 연기 베테랑 선배님들과 대본 리딩 하시고도 저런 말씀을 하시는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앞섰죠. 갑자기 역할도 비중이 너무 큰 것 같이 느껴졌어요. 첫 리딩 때 혹시라도 실수할까봐 너무 긴장해 대본 연습을 정말 많이 했죠. 리딩 날 김수현 작가님께서 한참을 들으시더니 ‘그 감정이 그렇게 빨리 말하면 안 돼. 쟤는 대본을 너무 읽고 왔다’고 하셨어요. 발음이 꼬이진 않았는데 정말 정신없었죠.”

   
대중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배우 정유미 ⓒ SSTV 고대현 기자

“지형 오빠, 상상했던 것보다 웃어주질 않아 서운해.”

‘노향기’ 캐릭터는 어떻게 말하자면 참 비현실적인 캐릭터다. 박지형(김래원 분) 만을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다. 가히 ‘해바라기 사랑의 종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자신보다는 오빠가 ‘삶의 중심’이고 ‘삶의 전부’인 여자. 어찌 보면 참 바보스럽다 싶을 정도로 한 남자에만 빠져있는 ‘노향기’를 연기하는 그녀는 초반에 너무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제가 말을 하면 상대방에서 답을 하면서, 주고받는 게 있어야 말할 맛도 나는데 저는 항상 혼자 말하더라고요. 지형오빠가 대본상에서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웃어주질 않고 오히려 더 매몰차게 행동하니까 서운하기까지 했어요. 특히 통화하는 장면은 혼자 찍잖아요. 완성된 장면을 봤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지형오빠가) 너무 냉정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라면 붙잡고 ‘나한테 왜 그러느냐’며 얘기라도 할 텐데, 향기는 그런 엄두도 못 내죠.”

노향기는 어찌 보면 참 애교가 많은 캐릭터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빠’만 불러대니까. “오빠가 좋으면 나도 괜찮아.” “오빠 목소리 들어서 좋다.” “나는 오빠를 사랑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 같아.” “오빠가 없는 내 삶은 있을 수가 없어.” 하지만 ‘오빠바보’에 ‘애교 덩어리 노향기’를 연기하는 정유미 본인은 오히려 무뚝뚝한 편이라고.

“애교가 많은 편은 아니에요. 목소리나 말하는 느낌들 자체가 애교 있어 보이나 봐요. 저는 무뚝뚝한 것 같은데 주변에서 애교가 있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또 목소리 자체가 원래 조금 낮고 콧소리가 섞여 있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는 ‘막걸리 먹고 왔냐’고 하시기도 했죠. 그래도 저는 제 목소리를 좋아해요.”

   
대중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배우 정유미 ⓒ SSTV 고대현 기자

“안성기 선배님과 꼭 작품 함께하고 싶어.”

‘천일의 약속’을 통해 이제 막 대중들에게 “여기 배우 정유미가 있어요”라는 말을 건넨 그녀.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소리 지르고, 새로운 모습을 나타내는 과정을 거치며 연기에 재미를 붙였다는 그녀는 최종적으로 대중들에게 진심이 닿는, ‘사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단다.

“안성기 선배님과 꼭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물론 시간이 필요하겠죠. 안성기 선배님처럼 연기할 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많은 분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제 진심을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진심을 담아 택한 작품은 신뢰가 갈 거고, 대중들에게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천일의 약속’ 시청자들에게 ‘노향기’가 하고 싶은 말은 뭘까?

“제가 생각해도 향기가 참 답답해요. 그러니 보는 분들은 얼마나 답답하시겠어요. 하지만 답답한 노향기 캐릭터를 공감하실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주시는 대본 ‘잘근잘근 잘 씹어 먹어서’ 좋은 연기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편견 가지지 마시고 좋은 마음으로 끝까지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진짜 정신 안 팔고, 다른 것 바라보지 않고 ‘올인’할게요.”

[동영상-인터넷뉴스 No.1 SSTV|www.newsinside.kr]

모바일로 생생연예현장 동영상보기 [SHOW,fimm+TV+뉴스와생활+S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