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오은영 박사, '50회 상담' 부부에 "가정폭력은 용납X…회복 노력 필요"
'결혼지옥' 오은영 박사, '50회 상담' 부부에 "가정폭력은 용납X…회복 노력 필요"
  • 승인 2023.02.0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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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캡처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캡처

부부상담만 50회 이상을 받은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아왔다.

6일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에서는 결혼 13년차 부부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남편은 프로그램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만 생각하고 좋은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반면, 아내는 "너무 힘들어서 살기 위해 나왔다. 남편이 옛날 일은 묻어두고 싶다고 하지만 그때 일들이 계속 떠올라서 부부 사이가 좋은 관계로 나아가기가 힘들다. 저도 마음이 편해지고 더불어 부부 사이가 좋아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부부는 2년 정도 별거 후 재결합한 지 2년 정도 된 상태였다. 아내는 "홀로 두 아들을 키우기가 심적으로 힘들었다. 아이들이 아빠를 너무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커서 재결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편도 "아이들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재혼한 이유를 밝혔다. 

공개된 일상에서 남편은 아내의 행동에 눈치를 보며 잔뜩 주눅 들어있는 모습이었다. 집에서 밤늦게 집에서 요리를 해먹을 때도 아내는 이를 못 마땅해했다. 이유가 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과격한 행동에 큰 상처를 받았던 경험을 잊지 못했다. 

남편은 "제가 나쁜 X이고 아내에게 못했다. 아내의 눈치를 보고 기분을 살피고 노력하는데 아내가 싸울 때마다 그 이야기를 한다. 솔직히 가장 미안하고 잘못한 거니까 그 이야기에는 입을 닫아버리고 피하게 된다. 아내를 무서워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저를 지켜보는 감독관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아내는 "남편이 7년 동안 힘들게 했다. 부부싸움 하면 물건 부수고 했지 않느냐. 항상 불안에 떨면서 살았다. 당신이 술 먹고 그때 나한테 했던 행동 기억 안 나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무섭고 살 수 없겠구나 싶었다. 결정적으로 마음이 닫혔던 계기인 것 같고 저한테는 상처였다"고 별거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재결합했지만 크게 상처를 받은 아내와의 갈등은 봉합할 수 없었다. 남편은 "되돌릴 수 있으면 되돌리고 싶었다"며 "그때 많이 지쳤던 것 같다. 냉담하게 지내고 사니까 그런 상태에서 모두 포기하고 싶은 생각으로 '나 지금 이 상태야', '나 자극하지 말아줘' 이런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의도가 무엇이든, 절망적인 심정이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도 절대로 있어선 안 되는 가정폭력이다. 아내 입장에서는 잊혀지지 않고 잊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도 맺힌 게 많은가 보네. 남편한테 당했던 거 복수하네'라고 볼 수 있지만 한 겹 벗기고 들어가면 그게 아니라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남편의 행동에 공포를 경험하고서 너무 무서웠던 것 같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매사 힘의 우위를 점하고 있음으로 남편이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지 않도록 해야지. 그게 정말 잘 진행되고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한 걸로 남편을 지적하고 뭐라고 하고 잔소리를 하고 야단을 친다. 남편이 주눅 들면 이 균형이 유지되고 있구나 안심하고 확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경제적인 부분도 있었다.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 아내와 달리 프리랜서로 일하고 싶은 남편은 몇 번의 사업 실패를 했다. 잃은 돈만 해도 2억 원에 달했다. 아내는 "당신이 나한테 생활비를 갖다준 게 12년 동안 3년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후 남편은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크면서 받았던 상처로 인해 아내의 잔소리를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부의 문제를 듣던 오은영 박사는 "문제를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있어서 나의 어려움과 문제의 출발점을 인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나를 이해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과정을 함께 해나가야 한다. 안 그러면 나의 상처가 건드려져서 너무 고통스럽고 결국 ‘나를 건드리지마’라고 요구할 수밖에 없고 상대의 변화만을 요구하며 나는 변하지 않는 악순환이 된다. 결국 내가 나를 이해하고 나서 그걸 기본으로 상대를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엄마, 아빠의 상황을 털어놓고 앞으로 부모로서 행동을 잘 하겠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회복될 것 같다"며 "아내는 남편의 성향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남편이 요리를 잘 하더라. 가족에게 메뉴 제안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관계 개선을 위해 제안을 했다.

소유진은 "남편이 포토그래퍼라고 얘기 들었는데 아이들과 매달 가족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는 날선 말 대신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말로 상처를 조금씩 회복해갔다. 남편은 "버킷리스트를 만들자. 하지 말아야할 것을 정하자"며 관계 회복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