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인고속도로 사고 피해가 커진 원인은 '방음벽'..열가소성 플라스틱
제2경인고속도로 사고 피해가 커진 원인은 '방음벽'..열가소성 플라스틱
  • 승인 2022.12.3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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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TV 뉴스 캡처
사진=연합뉴스TV 뉴스 캡처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구간에서 난 불로 5명이 사망한 가운데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발생한 불이 플라스틱 소재 방음벽으로 옮겨 붙으면서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9일 뉴시스는 소방당국에 따르면 29일 오후 1시49분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 IC 인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불로 5명이 숨지고 안면부 화상 등 중상 3명, 단순연기흡입 등 경상 34명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시작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은 방음터널 내 방음벽으로 옮겨 붙어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방음벽'이 꼽히고 있다.

일반도로의 터널과 달리 터널형 방음시설의 천장과 벽면에는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폴리카보네이트(PC)',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등이 주로 쓰이는데 둘 다 투명한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열을 가했을 때 유연하게 되고 온도를 더 올리면 녹는 성질을 갖는다.

'폴리메타크릴산 메틸'의 경우 '폴리카보네이트'의 경제적 대안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화재에 더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수도권지역 한국도로공사에서 공사한 방음터널은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하지만, 사고가 난 방음터널은 민자도로 구간이라 '폴리메타크릴산 메틸'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도로 인근 주민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터널형 방음시설의 안전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재성 숭실 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방음터널 자체가 화재를 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콘크리트로 된 일반 도로 터널과 달리 방음터널은 화재 저항성능이 적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다. 급격히 연소 확대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플라스틱이 녹아 불똥이 아래로 떨어지고, 동시에 차량으로 연소 확대 돼 불이 커지는 취약성을 갖고 있다"며 "법적으로 강화유리 등이 아닌 폴리카보네이트 같은 플라스틱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설치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뉴스인사이드 김희선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