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가구 아파트 월패드 해킹범 검거, 범인은 IT 분야 전문가 ‘충격’
40만 가구 아파트 월패드 해킹범 검거, 범인은 IT 분야 전문가 ‘충격’
  • 승인 2022.12.2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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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뉴스 캡처
사진=MBC 뉴스 캡처

 

아파트 거실 벽에 설치된 ‘월패드’에 달린 카메라를 해킹해 집안을 엿보고 촬영물을 팔아넘기려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20일 국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40만 가구가 넘는 피해 세대를 만든 그는 언론에 소개됐을 정도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을 보유한 전문가였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아파트에 설치된 월패드를 해킹하고 집안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하려던 이 모 씨를 지난 14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불구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 검거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13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한국 인터넷진흥원은 지난해 11월 해외 웹사이트에서 국내 아파트 거실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영상 등이 확산하는 정황을 확인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 아파트 세대는 총 40만4847개 가구다.

경찰은 월패드 16개에서 촬영된 영상 213개, 사진 약 40만장 이상을 확보했다.

아파트 월패드는 출입문, 전등, 난방 등 집 안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지능형 홈 네트워크 장치다.

카메라가 달린 게 특징으로, 대체로 거실 벽에 부착돼 가정 내에서 외부 방문자를 확인하는 데 사용하며 방범·방재·조명제어 기능 등도 수행한다.

이 씨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전국 638개 아파트의 월패드를 중앙 관리하는 서버와 각 세대 월패드를 차례로 해킹했다.

특히 그는 과거 한 언론에서 보안전문가로 소개돼 아파트 중앙관리 서버와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 해킹 관련한 문제점을 설명한 전문가기도 했다.

이 씨는 해박한 IT 보안지식을 바탕으로 자동화된 해킹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고 추적 우회 수법과 보안 이메일 등을 자유롭게 사용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월패드 보안에 대한 경각심 차원에서 해킹하고 영상을 외부에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 씨가 구매 의사가 있는 접촉자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점 등을 미뤄볼 때 이 씨에게 실제 판매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규봉 사이버테러수사대장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지난 16일 기각돼 보강 수사 중이며, 판매 목적 등을 더 면밀히 수사해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김희선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