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인삽' RM "난 배움을 욕망하는 인간…세계가 BTS 선택 이유? 언어 뛰어넘는 무엇"
'알쓸인삽' RM "난 배움을 욕망하는 인간…세계가 BTS 선택 이유? 언어 뛰어넘는 무엇"
  • 승인 2022.12.0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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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알쓸인잡' 방송캡처
사진=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알쓸인잡' 방송캡처

방탄소년단 RM이 '왜 세계는 BTS였나'라는 질문에 대답을 내렸다.

2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알쓸인잡'에서는 MC 장항준과 방탄소년단 RM(김남준), 소설가 김영하, 물리학자 김상욱, 법의학자 이호, 천문학자 심채경이 출연해 11시간에 걸친 대화를 나눴다.

이날 멤버들은 '영화 주인공으로 삼고 싶은 인간'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김영하는 주제에 대해 "좋은 주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인공으로 삼고 싶은 인간을 밝히고 싶지 않다"고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RM은 "고작 이런 프로그램에서?라는 생각을 하셨나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러나 김영하는 "왜냐하면 소재 자체는 저작권법이 보호해주지 않기 때문"이라며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다.

심채경은 화성헬기를 만든 NASA의 공학자 '미미 아웅'을 소개했다. 장항준은 "화성에 헬기를 띄우는 것이 NASA치고 업적이 미미한 것 아닌가"라며 의문을 드러냈다. 심채경은 "화성에 헬기를 띄우는 것이 정말 어렵다. 인류의 비행기 발명과 맞먹는 업적"이라고 설명했다.

장항준은 "화성에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냐"고 물었고, 심채경은 "행성 과학자들은 지금은 없다고 보고 과거에는 있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김영하는 "음악이 외계의 존재일 수도 있지 않냐. 음악이 바이러스처럼 인간을 숙주 삼아 인간보다 오래 사는 것"이라고 소설가다운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심채경은 RM에게 "혹시 외계인이신가요?"라고 물었고, RM은 "빌보드 갔다고 좋아할 게 아니네요"라며 "내가 외계인이었다니"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심채경은 "NASA는 실패한 사람을 자르는 방식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문제에 대해서 실패한 사람은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깊은 공감을 얻었다. 김상욱은 "실수나 실패에 관대할 필요가 있다. 365일 중 364일을 실패하고 단 하루 성공하는 게 과학이다"고 말했다.

심채경은 RM에게 "BTS는 노래가 우주로 가잖나. 우주인도 몇 번 연습하고 우주로 보내는데 연습할 때 마음 편하라고 노래를 틀어주는데 그 노래 중 BTS 노래가 선정됐다"고 축하를 건넸다. RM은 "어릴 때 천문학자가 꿈이었다"고 말하자 심채경은 "왜 안 오신 거죠?"라고 물었다. RM이 "공부를 못해서"라며 당황하자, 장항준이 "스스로 별이 된 것"이라며 멋진 답변을 대신했다.

김영하는 주제에 대한 답으로 허균을 선택했다. 그는 "허균의 홍길동전은 단순 문학작품으로 보기보다는 선동용 수단이었을 수 있다"며 허균의 두 얼굴을 설명했다.

RM이 "허균을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배우를 쓰고 싶냐"고 묻자 김영하는 "배우는 모르겠고 두 사람을 넣고 싶다. 허균에게 홍길동이라는 비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허균이 어쩌다 죽게 되고 홍길동이 허균을 대신해서 살게 되는 이야기"라고 하자 장항준은 감탄했다.

김상욱은 진화론의 아버지 찰스 다윈을 선택했다. 김상욱은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찰스 다윈은 처음에는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다가 신학 학위를 받게 되는데 이때 비글호라는 배를 타게 되면서 사물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박물학자가 될 기회를 얻는다"며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한 다윈은 핀치새를 발견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다 다른 새인줄 알았지만 돌아와서 연구를 하니 같은 종임을 알게 됐다. 그래서 종의 기원에 대해서 연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화론이 약육강식이 합리화되고 식민지를 합리화하는 식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다윈은 이런 것을 우려해 처음에는 '진화'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수정을 통한 나아짐' 정도로 완곡하게 표현했다"고 전했다.

김영하는 "인간이 다른 종과 다른 점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면 잔소리가 되서 듣기 싫어진다. 그러나 이야기로 하면 감정이 생기기 때문에 전달력이 좋아진다. 이야기는 정보를 전달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종이 진화한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때 장항준은 RM에게 BTS 성공의 이유를 물었다. 수많은 가수들 중에 왜 BTS였냐는 질문이었다. RM은 "저희가 두 시간 반 동안 무대 위에서 다 갈아넣는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공연을 하는데 언어의 영역을 뛰어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과학적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 모호함과 여백이 좋다"고 대답했다.

RM은 녹화가 끝난 뒤 본인이 어떤 인간인지를 표현해달라는 말에 "나는 (배움을) 욕망하는 인간이다"며 "공부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본업을 하면서 비과학적인 중력이 약해지는 느낌이어서 날 모르는 곳에 가서 사람들을 보는 걸 좋아했다. 지식과 지혜를 배우고 싶어서 나왔다"며 프로그램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