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곡물협정 중단 선언..."우크라이나가 흑해함대 공격했다"
러시아, 곡물협정 중단 선언..."우크라이나가 흑해함대 공격했다"
  • 승인 2022.10.31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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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뉴스 캡처
사진=KBS 뉴스 캡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흑해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곡물 수출 협정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30일 국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흑해를 통한 수출 길은 전부 막혔었다. 

임시 협정으로 전 세계 식량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으나, 이번 조치로 곡물 시장에 다시 빨간불이 켜져 다시 세계 곡물 가격이 들썩일 것으로 우려된다.

로이터 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가 이날 크림반도 남서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 있는 흑해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농산물 수출에 관한 협정 이행에 대한 참여를 중단한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텔레그램에서 "오늘 새벽 4시20분 키이우 정권이 흑해함대와 민간 선박을 대상으로 테러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번 공격은 도시에 대한 역사상 가장 거대한 드론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드론 공격 주장을 부인했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키이우 정권(우크라이나)이 영국 전문가들의 참여 속에 흑해함대와 민간 선박에 테러 공격을 가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선박을 공격하기 위해 드론 16대를 동원했으며, 영국 군사 전문가들이 배후에 있다"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은 대부분 격추됐으나, 자국 소해정(기뢰 제거함)이 작은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에 영국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불법 침략의 처참한 결과를 외부 탓으로 돌리기 위해 거짓 주장을 퍼뜨리는 데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세계 4대 곡창지대 중 한 곳으로 밀과 옥수수, 해바라기씨유 수출국 중 하나다. 

전쟁 이후 수출길이 막혔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7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를 받아들였다.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출 선박의 안전을 120일간 한시적으로 보장하는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협정을 체결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재개됐다. 

러시아도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 등 서방의 제재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26일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11월 19일이 시한인 곡물 수출 협정이 연장될 것으로 “비교적 낙관한다”고 밝혔었다. 

러시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협정을 중단한다고 밝힌 데 대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다음 달 협정 기간 연장 협상을 앞두고 러시아가 식량위기를 고조시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고 봤다.

러시아는 서방이 당초 합의와는 다르게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시장 개방을 위한 물류 제재 중단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러시아 수출량이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 협정 조건 개정 없이는 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스테판 뒤자릭 유엔 대변인은 "모든 당사국은 수백만 명의 식량이 달린 흑해 곡물 수출 협상을 위태롭게 하는 어떠한 행동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김희선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