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상담소' 김정민 "父 폭력, 엄마→나에게로…전 남친과 소송에 극단적 생각도"
'금쪽상담소' 김정민 "父 폭력, 엄마→나에게로…전 남친과 소송에 극단적 생각도"
  • 승인 2022.09.3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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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김정민 어머니가 남편의 가정 폭력을 고백했다.

30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배우 김정민, 어머니 허귀례 씨가 출연했다.

김정민은 지난 2017년 전 남자친구와의 송사에 휘말려 모든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합의 끝에 소송이 취하된 후 활동을 재개했다.

이날 김정민은 "지난 5년간 어떻게 지냈냐"는 물음에 "복귀 준비를 하다가 그것만 바라볼 수 없어서 명상과 요가에 흥미를 많이 가졌다. 스스로 치유도 많이 받았고, 지금은 명상 요가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며 "디제잉도 하고 있다. 낮에는 명상을 하고 밤에는 디제잉을 한다. 최근에는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 연기도 다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정민 모녀는 상담소를 찾아온 이유에 대해 묻자 "사실 둘이 있으면 불편하다"고 고백했다. 김정민 어머니는 옷 입는 것부터 시작해 음식을 담는 방법까지 자신의 모든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딸에 대해 "시어머니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보통 잔소리를 하면 엄마들이 '됐어. 시끄러워' 이렇게 한다. 그래서 더 티격태격하는데 어머니는 정민 씨의 잔소리나 간섭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주 독특하다. 굉장히 순응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유가 있었다. 김정민 어머니는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렸다. 그는 "남편이 괴팍해서 살 수 없었다. 술만 마시고 들어오면 행패를 부렸다. 그렇게 10년 가까이 살았다. 그럴 때 정민이가 맨날 '엄마 그냥 도망가' 이렇게 글씨를 썼다. 그러면 제가 '너는 어떻게 하냐'고 쓰고는 했다. 그러자 정민이가 '나는 괜찮으니까 도망가'라고 하더라. 그래서 정말 홀로 집을 나왔다. 그래서 나는 정민이한테 할 말이 없다. 항상 미안하다"고 마음의 짐을 털어놨다.

이어 "뒤에서 아이 우는 소리만 들려도 뛰쳐나가곤 했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낮에 일을 해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고 밤이면 밤새도록 울다가 잠들었다. 오늘은 안 맞았을까? 밥은 먹었을까? 항상 그런 생각을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어머니에게는 여전히 낙인처럼 남겨진 죄책감이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매 맞는 여성 증후군'을 언급하며 "얼마나 공포스럽고 두렵고 힘들었겠나. 예외 없이 한 사람의 인생에 너무 큰 아픔과 상처를 남긴다. 어머니도, 정민 씨도 예외가 아니다"며 "폭력을 하는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말도 안 되는 거다. 그래서 무력해진다. 심지어는 내가 보호해야할 나의 자녀에게도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껴지면 처참하다. 정민 씨한테 궁금한 게 있다. 그때 '도망가'라고 말했던 마음은 어땠냐"고 말했다. 김정민은 "엄마가 저희 때문에 못 가시니까"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어머니가 떠나자 아버지의 폭력은 어린 김정민에게 옮겨갔다. 그럼에도 그는 "한 번도 엄마를 원망해본 적이 없다. 가장 마지막까지 뜨겁게 남아 있는 게 그것인 것 같다. 결국 엄마와 같은 상황이 됐다. 저를 학교도 안 보내고 거기서는 미래가 없었다. 내가 없으면 어떻게 될지 알지만 아빠의 폭력에 주저앉을 수 없었다. 남동생한테 그렇게 말했던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눈물을 훔쳤다. 

남동생은 김정민을 원망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정민은 "서로의 아픔을 지켜봤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과거를 딛고 살아가려는 모습이 대견한데 마음이 아프다. 1차적인 피해자는 아니지만 그것을 보는 것이 좋지 않다. 자존감이 너무 떨어진다. 조건과 상관 없이 사랑받는 환경이 있어야했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고 위로했다.

김정민은 "내가 괜찮다고 생각 못했다. 내가 변해서 남들 기준에 따라가기 바빴다. 내가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그게 비겁해보였다. 그것도 잘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인간의 존엄성이 없었다. 솔직히 정민 씨가 괜찮다고 했는데 사실 근본적으로는 버려진 것이다. 유기에 대한 공포가 있다. 마치 어린 아이처럼 보호 받고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민은 "맞다. (전 남자친구에 대해) 사람들이 먼저 고소했으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당당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고소하고 이틀만에 기사가 났다. 수치심을 느꼈다. 돈 보고 남자를 만난 것 같은 부분이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었는데 '엄마가 너가 10억 원을 썼냐'고 물었다. 무력해졌다. '엄마가 이러는데 다른 사람은 다 그렇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해명할 기회가 있겠지 했는데 5년이 흘렀다"고 과거 스캔들 이슈에 대해 언급했다.

오은영 박사는 "정민 씨는 엄마한테 이야기를 안 한다. 엄마한테는 사실을 이야기해야되는데 혼자 하려고 하니까 무력감이 생기고 놓아버리는 것이다. 이것을 알고 있어야한다"며 "남녀가 사귀다보면 소통으로 풀어가는 갈등이 있고 그냥 원인이 상대방의 문제가에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건 통제를 못하니까 빨리 그 상황에서 나와야한다. 잘 알아차리지 못하면 비슷한 일을 또 겪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정민은 "꺼내기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법정 공방중에) 극단적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