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세상에 남은 유일한 육필 원고 ‘꼬꼬무’ 공개
윤동주, 세상에 남은 유일한 육필 원고 ‘꼬꼬무’ 공개
  • 승인 2022.06.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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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3일 방송에는 살아남은 시(時)와 죽지 않은 남자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때는 1940년 봄, 경성 연희전문대학교. 설렘을 안고 입학한 열아홉 살 병욱의 기숙사 방에 누군가 찾아온다. 문을 연 병욱은 그대로 얼어붙는다. 오래전부터 마음에 담아왔던 ‘그’의 실물을 영접했기 때문이다.

다섯 살 많은 그는 병욱의 같은 과 선배다. 바야흐로 ‘글의 시대’, 문학도 병욱은 신문에 실린 선배의 시를 읽고 단번에 그에게 빠져들었었다.

추앙의 대상이었던 그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흠모해 마지않던 선배가 일면식도 없는 병욱을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우주가 집필’했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두 남자의 거대한 인연의 서막이, 그날 그렇게 열렸다.

5년 후, 선배의 고향집에 충격적인 전보 한 통이 날아온다. 선배의 사망 소식이었다. 발신지는 후쿠오카 형무소다. 선배는 왜 일본의 감옥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걸까. 납득할 수 없는 부고에 급히 일본으로 간 선배의 아버지는 후쿠오카 형무소에 들어서자마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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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죄수복을 입고 복도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수십 명의 조선인 청년들이다. 뼈만 앙상한 모습의 청년들은 한 사람씩 ‘시약실’이란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청년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사를 맞고 있다고 했다. 선배도 그 주사를 맞던 중, 갑자기 숨을 거두었다는데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장트리오가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떠한 설명도 없이, 이유도 모른 채 맞아야 했던 주사의 정체와 상상을 초월하는 일제의 악행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목숨을 걸고 지키고 싶었다. 선배가 남긴 유일한 흔적, 그 육필 원고를 지키기 위한 병욱의 가슴 시린 사투가 펼쳐진다. 야만의 시대를 뚫고 기적적으로 지켜낸 선배의 시(時). 그렇게 선배는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그의 숨결과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필체에 장트리오와 이야기 친구들까지 절로 숙연해졌다.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실제 육필 원고' 와 그 감동적인 비화가 이번 주 꼬꼬무에서 공개된다.

세 명의 이야기 친구들을 감동과 감탄으로 몰아넣은 이야기의 결말은 무엇인지 전쟁과 해방, 격동의 시기에 기적과도 같은 감동을 남긴 두 남자의 이야기 '시와 피' 편은 6월 30일 목요일 밤 10시 30분에 공개된다.

[뉴스인사이드 김혜미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