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상담소' 박규리 "故 구하라 죽음 극단적 생각…공개열애·소속사 파산·협박→희망 잃어"
'금쪽상담소' 박규리 "故 구하라 죽음 극단적 생각…공개열애·소속사 파산·협박→희망 잃어"
  • 승인 2022.06.24 2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카라 박규리가 깊은 우울감을 드러냈다.

24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카라 박규리가 출연해 깊은 고민을 털어놨다.

박규리는 카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얼마 전 데뷔 15주년을 맞아 팬들에게 축하 광고를 받기도 했다. 그는 "다시 모이는 거냐"는 이윤지에게 "그렇지 않아도 지금 모여서 여러 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며 재결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제가 속한 포지션들 때문에 내 흠을 타인에게 말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박혀 있다. 아역부터 연예계 생활하다보니 흠 잡힐 행동을 보이면 안 된다는 강박 관념이 있다"고 고민을 털어놓고는 "이걸 오랫동안 혼자 풀려니까 마음의 병이 난 것 같다. 그렇다고 편하게 말해서 내 밑바닥을 보이면 사람들이 실망하고 떠나갈까 두려웠다. 그래서 내 얘기를 어디 가서 할 수 없었고 내 고민과 피로는 계속 쌓여왔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박나래는 "매번 TV에서 볼 때는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고 시원시원한 이미지였다"며 그의 고민을 듣고 놀라워했다. 박규리는 "실제로 지인들에게도 밝고 당찬 이미지로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에 대부분의 일은 혼자서만 감내해오고 있었다. 그게 어느 순간 견디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마음 속 이야기를 하는 게 왜 어려운 것 같은가"라고 질문했다. 그는 "아이돌이란 직업을 택하고부터는 우리는 늘 판타지를 충족해줘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것들만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그래서 더 조심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가까운 지인들에게조차 이야기를 잘 못 했다"고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위로포비아'라는 게 있다. 위로 받는 상황은 자신이 어렵거나 미숙하거나 힘들거나 약해보일 때라고 인식해 사실은 위로 받고 싶기도 하지만 약점을 보이는 게 부담스러워하는 현상을 말한다"며 "실제로 요즘 10명 중 8명이 본인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기는 하지만 이를 드러내는 게 자신의 약점이자 흠이라 생각해 속마음을 말하기 힘들어한다. 박규리 씨는 위로포비아 자가 진단 테스트에서 모든 문항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박규리도 "혼술도 많이 하고 누군가가 '괜찮아'라고 하면 화가 난다. 의미 없는 위로에 화가 나거나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타인과의 대화가 버거울 때도 있다"며 모든 문항에 적극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애를 상실했다고 할까. 한 가지가 아니었다. 여러 상황이 겹쳐서 많이 일어났는데 그래서 에너지가 바닥나고 더 이상 못 버티겠다고 느꼈다. 항상 조심해왔는데 처음으로 원치 않게 공개 열애설이 터지기도 하고 신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면서 그때 좀 저라는 인간이 굉장히 많이 변화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선택하고 만난 친구니까 어떻게 언급하고 싶진 않다. 그냥 원치 않게 결별 후에도 계속 기사가 났고, 안 좋은 이슈들로 기사가 자꾸 났다. 어쨌든 그 쪽은 일반인이고 제가 연예인이 모든 타이틀이 저로 프레임화되더라. 저랑 관련 있는 일까지도. 전 가만히 있어도 욕을 먹고 있더라. 모든 게 다 내 탓인 것 같은 순간이 많이 오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카라 활동 이후에 다른 회사에서 제의를 받았다. 상세하게 향후 활동까지 계획을 해주셨다. 솔깃해서 그 회사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3개월만에 파산했다. 나는 안 되려나보다. 틀렸다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한 언론사에서 DM으로 과거 일을 언급하며 협박까지 해왔다. 그러다보니 개인적으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어졌다.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난 항상 노력했는데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길까. 내 선택이 그렇게 잘못됐나 싶었다. 근데 어디가서 말할 데는 없고 그래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지금 들어 보니까 전 남친이 좋지 않은 일로 언론에 오르내린 일이 규리 씨가 관련이 1이라도 있냐. 아니면 소속사의 파산은 규리 씨와 1도 관련이 없지 않냐. 근데 소속사 파산도, 전 남친 일도 그렇고 규리 씨는 '제가 선택한 것'이라고 자꾸 얘기를 한다. 잘 생각을 해봐야한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을 했다고 하면 그건 자기 선택에 의한 일이다. 근데 사귀던 연인이 다른 도시에서 음주운전을 했다. 근데 그걸 내가 어떻게 하냐. 규리 씨는 '애초에 선택한 나의 문제다'라고 생각하면 큰 문제다"고 조언했다.

박규리는 "남탓을 하면 다스리기 어렵다. 그래서 내탓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책임져야할 영역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규리 씨는 책임지지 않아도 될 영역까지 다 받아버리고 있다. 언제나 합리적으로 현명하게 선택하고 판단해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걸 자신의 탓으로 돌린 이유에 대해 "아역 때 매니저로 어머니가 서포트를 했다. 근데 아빠가 항상 '넌 엄마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엄마 이름에 흠집 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엄마의 도움이 아닌 내 힘으로 잘 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한 선택들이 안 좋으니까 더 그런 생각을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도 저에 대한 애정이 크다. 엄마의 과한 애정이 부담스럽다고 해야하나. 저에게만 집중된 애정에 거기에 따라갈 수 없어서 그래서 거리를 두게 된 것 같다. 또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베풀면 감사인사를 받아야하는데 그게 안 되면 그걸 굉장히 섭섭해하신다. 그래서 원래 매일 연락을 하다가 작년 말부터 연락을 안 드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성우셨던 어머니가 연예계에 대해 많은 걸 이야기해주셨다. 바르게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을 들었다. 엄마에게 항상 열애 부분에 대해서는 비밀로 했는데 항상 걸렸다. 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얘기를 하고 싶어도 더 숨기게 됐다"라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박규리는 어머니에게 부응하고 싶었던 삶이었을 수 있다. 근데 어머니의 부응과 현실에서 나의 모습이 괴리감이 들기 시작하면 죄인이 되는 거다"고 말했다.

박규리는 "어릴 때부터 어른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카라에서도 언니로 그랬다. 그게 늘 안 됐던 것 같다"며 "근데 만취를 하면 제 사람들 앞에서는 운다. 근데 남 앞에서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나온다. 여기 나오면 펑펑 울 줄 았는데 왜 이렇게 참고 의젓하려고 노력하는 건가. 남들이 보는 것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했다.

"심해진 게 언제부터였냐"라는 질문에는 "귀결이 내 탓으로 되니까. 나만 없으면 되는 거 아닌가. 나를 무너트리고 죽이려고 하는 건가"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고통이 수위가 굉장히 높다. 왜 그런 거냐. 인생에서 규리 씨에게 중요한 게 뭐냐"라고 질문을 던졌다. 박규리는 "지금은 딱히 없는 것 같다. 혼자 살고 있는데 나는 뭘 하면 재미가 있지라는 생각을 한다. 예전에는 진취적인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그 에너지가 많이 소진됐다. 희망이 없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희망이 없다고 느껴지냐. 극단적인 생각도 하냐"라고 물었고, 박규리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네"라고 대답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오은영 박사는 "우울 증상이 있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직접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그래야 훨씬 도움이 된다. 강도가 높을 때는 치료를 받아야한다. 입 밖으로 꺼낼 때 많이 도움이 된다. 어떤 방법들을 생각해봤냐"고 물었다.

박규리는 "아픈 건 싫으니까 약을 모은 적이 있었다. 혼자 여행을 갔는데 날씨가 스산했다. 밖을 내려다보는데 너무 높아서 아무 생각이 없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멤버가 떠났다. 그때 제 가치관이 완전 무너졌다. 그렇게 예쁜 사람이 떠날 거라고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이 순간에도 같은 멤버가 떠났는데 여기서 이런 얘기를 해도 되나라는 걸 떠올린다. 20대를 함께 했고 같이 있던 사람이 떠나니까 '이런 방법이 있네'라는 일말의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도 많고 누군가에게 그런 얘기를 못하니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故 구하라의 죽음에 힘들었던 마음을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같이 동거동락하던 멤버가 떠났다. 너무 가슴 아프다. 남은 사람들은 더 잘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더 가지게 된다. 근데 어린 나이에 오죽했을까 싶다"라고 박규리를 위로했다.

박규리는 "심지어 지금 제가 주인공인 녹화장인데 지금 제 얘기를 이렇게 길게 해도 되나 싶은 느낌이 든다. 그동안 내 얘기를 하는 시간이 없었다. 못 하는 게 아니고 안 하는 거 였다"며 비로소 웃었다.

오은영 박사는 박규리에게 "이제 다 울었니? 이제 당당하게 걷길"이라며 위로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