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 발리예바, 점프 실수에도 82.16점 쇼트 1위…SBS, 해설 거부
'금지약물' 발리예바, 점프 실수에도 82.16점 쇼트 1위…SBS, 해설 거부
  • 승인 2022.02.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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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올림픽채널 방송캡처
사진=MBC 올림픽채널 방송캡처

금지약물 복용에도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개인전에 출전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점프 실수에도 82.16점의 고득점에 성공했다.

발리예바는 15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 등 82.16점을 받았다.

이날 발리예바는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극적으로 출전 기회를 얻어 빙판에 섰다. 그러나 최종 연습에서 점프 연습을 하다 두 번이나 넘어졌고, 실전에서도 점프 실수를 했다.

여자선수로서 유일하게 쿼드러플(4회전) 점프까지 뛰는 그이지만 도핑 파문으로 인한 부담감 탓인지 첫 번째 3회전반을 도는 트리플악셀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이후 트리플 플립,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스텝 시퀀스, 플라잉카멜 스핀, 레이백스핀으로 프로그램 구성요소를 차례로 소화했다. 연기를 마친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빙판을 빠져나왔다.

발리예바는 82.16점을 받으며 자신이 올해 1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세계기록인 90.45점에 8.29점 모자란 점수를 얻었다. 이번 대회 팀 이벤트(단체전)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90.18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발리예바는 이번 올림픽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뽑혔다.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도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에 모두 1위에 오르며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금메달을 안기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단체전이 끝나고 하루 뒤인 8일 도핑 의혹에 휩싸였다. 국제검사기구(ITA)는 러시아피겨선수권대회 기간 중인 지난해 12월 25일 채취된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자격 정지 결정을 철회한 것에 문제가 있다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그러나 CAS는 지난 14일 이의 제기를 기각하면서 발리예바의 손을 들어줬다.

발리예바는 극적으로 여자 싱글 개인전 출전 길이 열렸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IOC와 ISU는 CAS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면서도 발리예바를 '예외'로 보고 있다. 

이날 ISU는 "IOC 이사회 요청에 따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출전 선수 수를 변경한다. 발리예바가 쇼트프로그램에서 24위내에 들면 프리스케이팅 출전 선수 수를 25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발리예바가 24명 내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서 이번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는 25명이 나서게 됐다.

이뿐만 아니다. IOC는 발리예바가 입상하면 메달 수여식을 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올림픽중계를 맡은 SBS 해설진도 발리예바가 연기할 때 침묵했다. 기술요소도 설명하지 않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해설진은 "도핑에 적발된 선수의 경기를 해설할 순 없었다. 설명하지 않은 점 양해해달라"며 발리예바의 경기 출전을 '무언'으로 항의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