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상담소' 조혜련 "딸 윤아 어려워"…윤아 "이혼·재혼 상처→내 편 없어"
'금쪽상담소' 조혜련 "딸 윤아 어려워"…윤아 "이혼·재혼 상처→내 편 없어"
  • 승인 2022.01.2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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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금쪽 상담소' 방송캡처
사진=채널A '금쪽 상담소' 방송캡처

개그우먼 조혜련이 어렵기만 했던 딸 윤아와 서로를 보듬었다. 

28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조혜련이 도전 끝판왕 '프로 정복러' 고객으로 등장했다.

이날 조혜련이 상담소를 찾은 건 딸과의 관계 때문이었다. 그는 "사실 딸 윤아가 갑이고 제가 을"이라며 "알게 모르게 내가 걔 눈치를 보는 것 같다. 딸 같지 않고 연예인 동료 같은 느낌이다. 딸인데 윤아와 둘이 앉아있는 게 불편하다. 편하지가 않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이뿐만 아니었다. 그는 "딸과 대화는 하는데 속마음 이야기는 잘 안 하는 편이다. (박)나래랑 이렇게 있으면 안 불편한데 딸과 단 둘이 있으면 불편하고 눈치를 보게 된다. 내 마음을 딸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다. 얘가 이걸 어떻게 생각할지 먼저 고민하게 된다. 딸과 성향이 다르고 안 맞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오은영 박사은 "가까운 모녀는 정서적 샴썅둥이"라고 설명하고는 "결혼이나 직장, 공부로 멀리 떨어지게 됐을 때 엄마들은 섭섭함, 공허함, 외로움을 겪게 된다. 혹시 윤아와 떨어져있으면 이런 면이 있는지"라고 물어봤다.

조혜련은 "딸이 한번은 갑자기 독립을 하겠다더라. 근데 아주 쿨하게 말했다. 독립하라고"라며 "독립한 딸의 집에 가보지도, 독립한 이유를 묻지 않았다. 독립을 하겠다고 했으면 스스로 알아서 잘해야한다. 윤아가 유학을 가있다가 코로나(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돌아왔고, 돌아온 지 몇 달 안 돼서 독립하겠다고 했다. 예전에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하면 딸이 입을 딱 다물어서 잘 물어보지 못하겠더라"고 털어놨다.

박나래는 조혜련에게 "독립한 딸의 집에는 왜 한 번도 안 가봤냐"고 물었다. 조혜련은 "독립하기에도 애가 많이 어리고 평소 정리를 잘 못하는 아이였다. 근데 그렇게 독립을 해서 사는 모습을 솔직히 보고 싶지 않았다"며 "제가 가면 잔소리를 할 것 같고, 정리를 하게 될 것 같고, 그럼 딸도 싫어하고 불편해질 것 같아서 안 가게 됐다"고 말했다.

얘기를 조용히 듣던 오은영 박사는 "딸이 불편하기보다는 어려운 것 같다. 어려운 자식이라고 본다"며 불편함과 어려움이 다르다는 것을 설명했다.

조혜련과 윤아 사이가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딸이 공부를 잘해서 명문고등학교에 들어갔다. 그리고 두 달 뒤에 갑자기 자퇴를 한다고 했다. 어느 부모가 그걸 찬성하겠냐. 근데 애가 워낙 신중하다보니 그걸 제가 반대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혜련은 이혼 후 재혼한 남편, 아이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있었던 일화도 털어놨다. 그는 "여행 도중 윤아가 불러내더니 '왜 이혼했냐. 더 참으면 안 됐냐'고 물었다.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너희가 클 때까지 기다린 거였다'고 말했는데도 안 통했다"고 했다.

딸 윤아의 속마음도 공개됐다. 윤아는 부모님의 이혼에 대해 "어른들이 나를 생각해주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이혼 소식이 알려지고 기자가 집 앞에 와있고, 검색어에 엄마 이름이 올라왔다. 학교에 갔는데 친구가 이혼에 대해 말했다. 엄마는 중국에 있어서 연락도 못하고 1년 정도 엄마를 기다렸다. 아무도 날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감정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윤아는 엄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그는 "부모님이 이혼하신 뒤 엄마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같이 사는 게 너무 좋았다"며 "저는 너무 좋았다. 엄마가 있다는 걸로만 너무 행복해서 공부도 술술 됐다. 근데 엄마가 내게 '너무 외로워서 힘들다'고 얘기했는데 그게 저한텐 너무 충격이었다. 엄마는 우리가 아니고 다른 존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또 엄마가 저를 혼낼 때, 엄마와 새 아빠가 더 친하고 나랑 엄마가 더 안 친한, 내 편이 없는 느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딸의 고백에 조혜련은 "마음이 저랬구나"라며 눈물만 흘렸다.

윤아는 "우리 가족은 다 잘 지내는데 나만 이상하고 나만 꽁해있는 것 같은 위화감을 느꼈다"며 "나만 바뀌면 될 것 같은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조혜련은 "이런 말 처음 듣는다. 너무 미안하다"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오은영 박사는 "원래 아이는 자기가 부모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란 생각을 한다. '엄마는 나 하나로는 채워지지 않는구나', '우리 엄마는 내가 옆에 있어도 여전히 외롭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굉장히 마음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혜련은 "정말 제 마음이 그랬던 것 같다. 너무 (여자로서)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그 말을 아이가 저렇게 아프게 느낀지 몰랐다"고 미안해했다.

윤아는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가 중국에 가셨을 때 엄청 외로웠고 악몽도 많이 꿨다"며 "그때 엄마가 날 버리지 않는 건 알지만 마음 속에서는 이 세상에 나 혼자라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윤아가 살아온 인생 중 가장 힘든 시기였을 것이다. 가장 힘들었을 때 엄마가 안 계셨던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는 "밤이 되면 슬퍼서 베란다에 앉아서 매일 울었다. 아빠한테 매일 이혼하지 말라고 하고 방에서는 네이버 지식인에다 '부모님이 이혼 안 하는 방법' 알려달라고 글을 써보기도 했다. 그게 내 잘못은 아닌데 내가 엄청나게 스스로 한심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몇 가지 테스트를 했는데 굉장히 똘똘하고 심리적 내면의 자원이 크다"며 "주변의 도움이 필요할 나이에 도움이 아니라 본인의 내적 자원을 가지고 그걸 버틴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마음에 해결되지 않는 구멍, 서운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아는 왜 독립했냐는 오은영 박사의 질문에 "엄마는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편이고 나는 작은 것도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엄마가 싫은 소리를 할 때 자신을 잘 모르는 새 아빠가 함께 있는 게 더 싫었다"고 설명했다.

조혜련은 "이혼 후 자신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고 한 번도 어두운 모습을 보여준 적 없는 자신이 이혼으로 인해 언론에 언급되는 것도 두려웠다"며 "그때 딸을 두고 떠났던 이유는 그 일을 너무 사랑했다. 사람들이 나를 보며 웃고 인정하는 게 너무 좋은데 그걸 (이혼으로) 내려놔야했다. 그걸 다 버려야했다. 대중의 사랑을 잃는다는 두려움에 앞서서 딸에게 잠시 떠난다는 이야기를 못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윤아는 엄마의 속마음에 "추측만 하고 생각만 해왔다"며 "엄마는 저한테 동경의 대상이었다. 닮고 싶고 의지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했다. 난 잘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계속 있었다. 엄마에게 부끄럽지 않은 딸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속마음을 고백했다.

조혜련은 "윤아가 엄마를 참 많이 좋아하는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그냥 윤아라서 좋다. 윤아가 공부 잘 안 해도 좋고, 엄마한테 어설퍼도 상관없다. 그냥 윤아라서 좋다. 모르겠다. 내가 왜 딸에게 당당하지 못한지, 눈치 보는지. 근데 미안해서였다. 내가 엄마로서 딸에게 추억거리도 많이 만들어주고 옆에서 별것 아닌 얘기도 들어주고, 내가 왜 이혼을 해야 했는지 찬찬히 아이에게 이야기해줬다면 좋았을 거다. 대충 얼버무리며 '이러면 되겠지'라고 생각해서 미안하다. 그리고 덜 바빴으면 좋았겠다. 내 딸이 원했던 그 따뜻한 엄마가 되어주지 못해서 참 미안하다"고 후회했다.

윤아는 "엄마랑 계속 더 좋아지고 싶었는데 저 혼자 힘으로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갑자기 물어보는 것도 두려웠다. 여기 나와서 이야기하니까 이젠 엄마랑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혜련은 딸에게 뽀뽀한 뒤 "우리 인생 기니까 앞으로 우리 정말 잘 놀자. 내가 너를 정말 배려하고 사랑하겠다. 그래줄 수 있냐"고 물었다. 윤아는 "그렇게 하자"며 웃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