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도현이 선배 이선희를 향한 팬심을 고백했다.
27일 방송된 KBS 2TV '한 번쯤 멈출 수밖에'에서는 제주살이를 하는 윤도현이 이선희와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선희는 윤도현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그는 "도현이 첫 앨범을 내가 들었다. 이 친구 노래도 담백하고 꿈꾸는 소년 같은 느낌이었다. 공연하는 곳을 내가 갔다"고 말해 윤도현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도현이 노래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갔다. 도현이와 인사도 안 했다. 그 안에 다른 노래도 듣고 지켜보고 세 번째 앨범을 냈을 때 첫 인사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윤도현은 마음 속의 스타였던 이선희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너무 긴장했다. 저는 완전 광팬이었다. 벽지를 누나 사진으로 도배하고, 노래를 매일 들었다. 가장 예뻤다. 예쁜 여자 가수들 정말 많았는데 제가 볼 때 가장 예뻤다. 친구랑 '세계 최고 아니냐?' 이럴 정도였다"며 팬심을 폭발시켰다.
이어 "일단 노래를 너무 잘하셔서. 노래 잘하면 모든 게 다 필요 없다. 저는 그랬다. 선배님 노래할 때 특유의 끝음 처리가 그거를 친구와 무한 재생했다"며 웃어 보였다.
실제 윤도현은 이선희 노래 가사를 거의 다 외우고 있다고. 그는 "함께 '덕질'을 하는 친구와 '언젠가 우리가 정말 열심히 살아서 이선희 가수와 꼭 빵집을 가자'고 했다. 그 당시에는 데이트는 다 빵집이었다. 그게 우리 꿈이었다"고 털어놔 선배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윤도현은 이선희에게 "강변가요제에서 대상 받으시고 갑자기 스타가 된 거였죠?"라고 물었고, 이선희는 "하루 아침에 벼락스타라는 게 그때는 가능했지"라고 대답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감당이 됐냐"는 물음에 "한참 동안 멍했다.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더라. 내 일거수일투족이 전부 드러나니까 자꾸 감추려고 하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윤도현도 "제가 월드컵 때 유명해지고 나서 정신이 없더라. 고민이 엄청 많았을 때였다. 별 생각을 다 했다. '잠깐 접고 어디로 갈까' 싶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하면서 억지로 정체성을 바꿔야했다. 바꾸지 않고는 못 하겠더라. 억지로 노력을 했더니 좀 바뀌었다. 내 노력으로도 어느 정도 가능하긴 하구나 싶었다"고 당시 고충을 말했다.
이선희는 "맞다. 나도 그런 시간이 있었다. 가끔 후배들 보면 창작의 고통에서 더 발표할 게 없다며 은퇴 선언 하는 친구들이 있지 않냐. 내가 보기에는 섣부른 것 같다. 그 시간을 참고 견디다 보면 길이 보인다고 이야기했다"고 공감했다.
그는 조언 덕분에 열심히 했다는 윤도현의 말에 "도현이가 그 자리에 없으면 안 되지. 고마워"라고 진심을 전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