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조동연 '동정성' 발언 "문제 삼을 필요 없어, 인권 제약"
진중권, 조동연 '동정성' 발언 "문제 삼을 필요 없어, 인권 제약"
  • 승인 2021.12.05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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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방송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4일 사생활 관련 문제로 사퇴한 조동연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관련해 "남녀 공히 문제 삼을 필요 없다"며 동정성 논평을 내놨다.

진 전 교수는 4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이 이슬람국가처럼 무슨 동일한 모럴 코덱스(명예코드)를 공유한 도덕공동체도 아니고. 그냥 조동연의 부도덕을 비난할 사람은 하시고, 그를 비난하는 이들의 갑갑함과 잔인함을 비난할 사람은 하시면 될 일”이라며 “청교도주의를 배경으로 한 미국에서는 정치인의 사생활도 검증의 대상이 되지만, (프랑스 혁명의 세속주의의 영향인가?) 국가의 토대에 그런 종교적 배경을 허용하지 않는 유럽에선 남의 사생활엔 관심들 꺼주는 게 상식으로 통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옛날 클린턴-르윈스키 사건 때 미국에서는 속옷에서 클린턴 체액을 검출하는 일에 수백억을 썼다. 당시 독일 보수당의 우두머리 콜 수상에게 기자가 이 소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Zum kotzen’(구역질난다)고 대답했던 게 기억난다”라며 “우린 아직 명확한 합의가 없는지라 이러쿵저러쿵 하는 거고. 근데 이런 논쟁도 사생결단 하듯이 하는 걸 보면 재미도 있고, 뭐 그런 상태”라고 평했다.

진 전 교수는 또한 “박정희는 ‘허리 아래의 일은 문제 삼지 않는다’고 쿨한 태도를 취했다”면서도 “그 쿨함도 알고 보면 굳건한 남성연대. 여자들의 사생활에까지 쿨했던 것 같지 않고. 그런 의미에서 사생활 검증을 남녀에게 공히 적용하는 게 차라리 진보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공동체 대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인권의 제약 혹은 침해임에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 입장은 남녀 공히 문제 삼을 필요 없다는 것. 사생활이 있는 이들의 공직을 제한함으로써 얻어지는 사회적 이익은 불분명한 반면, 그로 인한 피해는 비교적 뚜렷하기 때문”이라고 조동연 씨를 옹호했다. 

그는 “자유주의자의 관점에선 공동체가 나의 침실을 들여다 본다는 게 많이 거시기하다. 사적 의무와 공적 의무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인데. 뭐 대충 이 정도의 생각. 나도 ‘Zum kotzen.’ 이쪽이나 저쪽이나 자유주의자는 참 드물다”고 적었다.

한편 진 전 교수와 ‘조국 흑서’를 함께 쓴 권경애 변호사도 전날인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동연은 사퇴했다. 몰매를 맞고 내쳐졌다. 그의 거짓말은 이미 사적 영역에서는 대가를 치렀다”라며 “그는 즉시 항복했다. 이제 그만 놓아주고 잊자”라고 옹호성 발언을 했다.

권 변호사는 같은 날 또 다른 글을 통해서는 “헌법상 보장되는 사생활의 자유, 아무리 공인이라도 공적 사안과 관련되지 않은 사생활이 낱낱이 까발려져 공개 재판 당하는 상황을 감수할 의무가 없으며, 아무리 정치인이라도 사생활은 침범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우리 모두 타인의 사생활을 침범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 쉬운 말을 전달하기가 이리 어렵다”며 한국의 뿌리 깊은 가부장제를 비판했다.

[뉴스인사이드 정용인 기자 news@newsinside.kr]